기수는 연극무대로 말하면 배우이고 조교사는 연출자내지는 무대감독이다. 경마가 아닌 다른 스포츠로 말하면 기수는 선수이며 조교사는 감독에 해당한다. 물론 마주는 구단주격이다. 기수들은 경주에 나갈 마필들을 훈련하며 조교사는 마필의 훈련을 지시할 뿐만 아니라 마방을 총 관리한다. 기수가 경주에 기승하는 말을 모두 훈련시키지는 않는다. 지금과 같이 프리기수제도가 생긴 이후로는 더욱 더 그렇다. 경주에서 마필기승이 프리기수에게 집중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아마도 프리기수들이 경주에 기승하는 말들 중 훈련을 해보고 기승하는 경우보다는 그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자식을 낳게 된다. 요즘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생각하는 일부 젊은이들도 있다. 그러나 과거 자식을 많이 낳던 시절에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라는 말이 있다. 모든 자식에 대한 부모의 균등한 정을 나타내는 의미이다. 그러나 자식을 거느리고 살다보면 별의 별 자식들이 있게 마련이다. 경주마에도 분명 효자와 불효자가 있다. 인간의 세계에서 효자와 불효자에 대한 기준의 척도를 여러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겠지만 말의 세계에서는 매우 간단하다. 경주상금을 잘 벌어 주는냐, 아니면 그렇지 못하느냐
발주기의 문이 열리고 일제히 말들이 결승선을 향해 달려 나간다. 기수와 말은 우승을 위하여 무언의 대화를 시작한다. 고삐를 당겨 말의 힘을 안배하고 앞으로 치고 나가 유리한 자리를 잡고 또는 선행으로 나가려거나 후미로 빠지거나 한다. 이렇게 시시각각 경주의 변화 속에 4코너를 돌아 결승선을 향해 말과 기수가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기수들은 채찍을 가하고 말을 힘껏 몰아낸다. 드디어 어느 마필인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우승한 기수는 말의 목을 두드려 주며 우승의 기쁨을 표시하기도 한다. 특히 경마대회에서 우승한 기수는 우승의 기쁨을 더욱
산사(山寺)의 가을이 원 문백 년도 하루천 년도 하루다하루는 백 년을 헤아리고일 년은 천 년을 헤아린다추녀 끝 풍경소리 그 바람에 흔들리고불경의 목탁소리 그 소리로 변함없다울리는 타종소리 그 메아리로 퍼지고밝히는 촛불은 그 빛으로 비춰준다한 백년을 못가는 사람의 지 풍 화 수부처님 전 칠성님 전 무슨 욕심 빌러 오고마음에 지은 어느 죄를 씻으려나새소리 물소리도 하루 안의 그 소리요욕심도 지은 죄도 하루 안의 일인 것을...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일반인들 중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승마를 많이 하는 사람이거나 경마 기수들의 정력은 일반인과 비교하여 어떠냐는 질문이다. 아마도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말을 타면 정력이 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승마를 배우고 제주에서 가끔 외승을 했던 사람들 가운데 말을 타면서 예전과 다른 신체의 변화를 느낀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연령이 50중반을 넘어서는 사람들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말을 꾸준히 타게 되면 정력이 강화된다. 왜, 말을 타게 되면 정력이 강화되는가에 대하여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스포츠의 모든 경기에는 심판이 있으며 그 심판의 권한은 대단하다. 심판의 판정에 불복하게 되면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기도 하고 더 심할 경우 선수의 생명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경마의 심판은 재결위원이다. 재결위원은 보통 5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다년간 경주의 분석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핸디캡위원으로 경험을 쌓은 후 재결위원으로 자리를 옮기곤 한다. 현재의 재결위원 중에는 호주국적을 가진 위원도 초빙되어 있기도 하다. 그는 호주에서도 재결위원으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의 재결위원 중에는 경마선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한다는 뜻의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한자가 있다. 더욱 정진하라는 뜻으로 쓰이곤 한다. 나는 이 단어만 생각하면 연상되는 사건이 있다. 1986년 뚝섬경마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인기수였던 서대원 기수가 ‘비슬산’이라는 말을 타고 4코너를 돌아 결승선에서 1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지 아니면 채찍으로 안 때리면 말이 전능력을 발휘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인지 그는 1위로 달리는 말에게 수없이 채찍질을 해댔다. 결국은 그것으로 인해 그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 벌어졌다. 계속되는 채찍질에
경마팬들의 마권선택에 있어 잠깐의 선택이 기쁨과 슬픔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주나 조교사의 신마구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서울경마장을 주름잡았던 ‘새강자’란 마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강자’는 모마 ‘축제’와 부마 ‘피어슬리’의 교배로 대천목장에서 태어났다. 이 마필의 구입과정이 순간의 선택이 행복을 가져다준 예이다. 어느 날 이 마필을 구입하려고 박흥진 조교사가 대천목장을 방문하였다. 마필의 상태를 보니 전체적으로 균형도 잘 잡혀 있었다. 그런데 당시 다리의 한 부분이 약간 부어 있었다. 마필은 탐이 났으나 그
직업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내용과 이유는 다양하면서도 가지각색이다. 기수와 조교사들에게는 무엇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만드는지 알아보자. 기수들이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상금과 훈련이나 경주중의 부상이다. 그리고 체중감량과 기승정지이다. 나의 1995년 석사논문인 “경마기수의 경기불안이 경주성적에 미치는 영향”의 일부내용을 보면, 기수들이 느끼는 경기불안이 여러 요소에서 경력이 짧은 기수집단보다 경력이 많은 기수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그와 반대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경주상금과 부상에 대한 요소에
몇 주 전 경주중 기수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관하여 글을 실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경주중에 겪게 되는 일들 중 기수에게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기상청만큼이나 일기에 예민한 것이 말을 타는 기수들이다. 사계절 중 기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겨울이고 그다음이 여름이다. 겨울은 추위 때문이고 여름은 비 때문이다. 내가 막내기수 시절에는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새벽조교를 할 때 장갑을 끼지 못했다. 장갑을 끼면 군기가 빠졌다고 후배기수들을 집합시켜 선배기수가 군기를 잡고는 하던 때가 있었다. 기수들이 날씨에 민
모든 스포츠의 스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그 어떤 훌륭하고 유명한 선수라도 그만큼 유명하기까지는 해당종목에 대한 교육과정을 거친다. 아름다운 보석으로 탄생하려면 원석을 잘 다듬고 만들어야 한다. 원석을 어릴 때부터 잘 다듬어 최고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골프선수 타이거우즈가 얼마 전 자유분방한(?) 사생활로 인해 지금껏 쌓아온 인지도가 땅에 떨어지고 경기 성적도 예전에 날카로웠던 샷과 퍼팅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유명축구선수인 베컴과 루니가 성파문에 시달리고 있다. 훌륭하고 유명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사생활
나는 기수시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력이 신통치 않아 체력유지를 위해 몸에 좋다는 것은 많이 먹었다. 그중 즐겨 찾았던 곳이 용문산에 있는 뱀 집이었다. 그곳에는 여러 곳의 뱀 증탕집이 모여 있었다. 그 무렵 권투선수인 장정구선수가 세계챔피언으로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장정구선수의 장모(현재는 이혼)가 열심히 뱀탕을 달여 장정구 선수에게 가져다 주었다. 내가 갈 때마다 자주 만나게 되어 뱀탕집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장정구선수의 장모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몸보신을 위해 한약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건강 보조식품들을 먹는다. 그러나
경마일에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기수들에게는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며 어떻게 겪게 될까?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경마팬들의 관점에서 보면,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 같지만 기수들에게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우선 예시장에서부터 시작 된다. 예시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중 가장 민망한 일은 암말이 발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말이 심벌을 내밀고 좌우로 흔들어 댈 때이다. 짓궃은 경마팬들은 그것을 보며 민망한 소리를 던진다. 그럴 때 그 말에 기승한 기수는 홍안이 되곤 한다. 여자기수가 기승한 경우는 더욱 더 이상한 소리들을 내뱉곤 한다.
경마의 주역인 기수와 조교사의 경마일 대기실은 예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관람대 지하에 있다. 기수대기실과 조교사대기실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두 곳의 풍경은 매우 다르다. 기수대기실은 조용한 반면 조교사대기실은 약간 시끌하다. 기수대기실은 경주에 나가기 전 기수가 대기하는 장소이다 보니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경주에서 몰입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기 때문이다. 또한 새벽훈련을 한 후 경주에 출전하다보니 피곤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간이침대도 마련되어 있고 그곳에서 토막잠을 자는 기수들도 많다. 때로는 귀에 이어폰을
2003년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권기술 의원은 마주실의 환급률이 일반 관람석보다 19~24%이상 높은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던 적이 있다. 이것은 일부 마주가 조교사와 내부 거래를 하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주경마장의 경우에는 일반석의 74%보다 무려 24%가 높은 98%라는 경이적인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일반고객이 접하지 못하는 고급정보를 마주들만 제공받고 기수를 선정하고 작전권을 쥔 조교사를 접견할 수 있는 권한을 악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반 경마팬들 입장에서 보면 이
모든 스포츠에는 경기에 따른 작전계획이 있다. 경마는 살아 있는 말과 함께하는 스포츠이기에 더욱 작전이 중요하다. 경주에 출전하는 마필들의 각질과 기수들이 선호하는 기승전개, 경주당일의 날씨와 주로상태, 마필의 컨디션, 게이트번호와 경주거리등이 경주시 작전을 수립하는데 있어 참고로 하는 요소들이다. 경주작전은 대다수가 경주당일 오전10시면 거의 마무리 된다. 그러나 가끔은 기수가 예시장에 나가기 직전에 더욱 세밀하게 조교사에게 지시를 받는 경우도 있다.경마일 새벽조교가 끝나게 되면 기수들은 사우나를 하거나 간단하게 아침밥을 먹는다.
기수의 조건을 갖추는데 있어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조절이다. 기수로서 성공하려면 성실성을 바탕으로 유연성과 민첩성, 그리고 레이스운영 능력과 평형감각 등이 뛰어나야 하지만 이 모두가 좋아도 기수로서의 적정체중을 유지하지 못하고는 기수로서 대성하거나 롱런할 수 없다. 여러 스포츠 중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 종목들이 있다. 권투와 역도 그리고 유도와 레슬링 등은 체중에 따른 체급별 경기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종목과 달리 경마는 매주 경주를 하기 때문에 매일 매일 체중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경마의 기수들 중 체중에 별 신
얼마 전 경북대학교 마필산업연구원이 주관하는 말(馬)산업 전문인력 과정에 한주동안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수강생중에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온 사람이 있었다. 기수와 조교사를 한 경험이 있으신데 “정말 경마에서 승부조작이 있습니까?” 나는 잠시 승부조작이 어느 범위까지 포함되는지를 잠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말과 관련된 전문인력과정을 공부하는 사람마저 경마에 대해 이렇게 불신을 하고 있는데 경마팬들이야 오죽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뒷통수를 때렸다. 그 질문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경주를 조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불가능한
경마팬들은 기수와 조교사들의 세계를 무척이나 궁금하게 생각한다. 말과 승부의 관점으로도 그렇지만 일반 생활인으로서도 그렇다. 기수와 조교사의 세계는 매우 단조로우면서도 폭이 좁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승부의 세계가 그들에 삶의 방향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아마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세대에도 이러한 삶의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나 또한 기수와 조교사시절 가까운 학교친구나 고향친구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지냈다. 경마가 열리는 날이 주말이라 일반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말에 만
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화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다. 이것이 승산(勝算)에 대한 분석이다. 지피지기에는 세가지 분석이 있다.첫째, 적을 알고 나를 알고 싸우면 백번 싸워 모두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敗)둘째, 상대방에 대하여 모르고 나만 안다면 승률은 일승일패이다(不知彼而知己, 一勝一敗)셋째, 상대방과 나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싸우면 모든 싸움에서 위태롭게 될 것이다.(不知彼知彼, 每戰必敗) 이 세가지 분석은 경제의 분석에서도 통용되지만 경마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경마팬들은 하루의 경주중 여러 경주에 베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