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일로’의 KRA마일컵 우승 장면
코리안더비 우승으로 사상 첫 암말 삼관등극에 한 고비만 남아
10월「농림수산부배」는 하반기 전력 본격화되는 수말들의 도전 거셀 듯

여제(女帝) ‘상승일로’의 아성을 누가 무너뜨릴 수 있을까.
지난 달 KRA컵 마일 우승에 이어 내로라하는 국산 3세마들이 총출동한 제12회 코리안 더비에서도 ‘상승일로’(마주 류용상)는 암말답지 않은 폭발적인 파워를 바탕으로 우승을 일궈내 ‘제이에스홀드’에 이은 2번째 삼관달성 그것도 사상 최초의 암말 3관마의 탄생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상승일로’는 이날 경주에서 초반 출발이 매끄럽지 않았지만 중반 이후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리며 선두권 사냥에 나섰고, 직선주로 초입부터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와 타마들의 추격을 무력화 시켰다. 2위와 5마신 차의 낙승과 함께 최근 6연승의 가도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부터 출범한 통합경주에서 5연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던 서울 측은 ‘나이스초이스’, ‘백년봉’ 등을 총동원하며 기사회생을 노렸지만, ‘상승일로’의 위력 앞에 그것은 한낱 일장춘몽에 그치고 말았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KRA컵 마일에서 ‘상승일로’의 우승을 두고 느린 페이스에서 선두권 가담에 의한 전개상 이점이 작용했다는 평가절하의 의견도 있었지만, ‘상승일로’는 그 것을 보란 듯이 불식시켰다. 더구나 KRA컵마일 당시에는 초반부터 선두권에 가담했던 반면, 이번 더비에서는 후미권 전개이후 낙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자유자재의 질주습성을 지닌 ‘상승일로’가 마지막 삼관의 관문인 10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배 마저도 제패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암말의 3관마 탄생은 어떤 의미일까.
삼관경주가 정식 출범한 2007년 이래 삼관경주에서 암말이 우승한 사례는, 올해 ‘상승일로’의 2번의 우승이 처음이다. 물론 2007년 이전 개최되어 온 역대 3세마 경마대회에서 암말이 우승한 사례는 적지 않다.
코리안 더비만을 놓고 보더라도 초대 우승마 ‘우승예감’을 비롯해 2001년(햇빛마을), 2002년(해암장군), 2003년(하비동주) 등 3년 연속 암말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2002년의 ‘해암장군’은 당시 가칭 3관경주로 불리던 코리안더비, 농림부장관배, 코리안오크스를 모두 우승하며 “무관의 3관”에 올랐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국산마의 혈통이 정립되기 시작하면서 2004년 이후 단 한번도 암말의 삼관경주 우승은 없었다. 외국의 경우 지난주에 있었던 美삼관경주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 85년만에 암말이 우승한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현대에 와서 암말의 삼관경주 우승은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제 ‘상승일로’가 10월에 있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배 마저 우승한다면, 한국경마의 또다른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다.
삼관달성에 있어 난관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대개 3세 수말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전력이 더욱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상승일로’가 비록 더비에서 가볍게 제압했던 상대마들이 다가올 10월의 농림부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위협해올 수 있음이다. 또한 거리적인 측면에서도 농림부의 경주거리 2,000M는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상승일로’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매 경기마다 기량이 가파른 곡선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다가올 경주에서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또한 거리적 측면에 대해서도 ‘상승일로’의 혈통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런지 모른다. 높은 혈통적 잠재력을 인정받아온 ‘상승일로’의 특히 모계라인을 눈여겨 볼만 한데, 모마 ‘미즈위스키’는 지난해 더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청년의기상’을 배출한 바 있고, 3대모인 ‘Heaven`s Nook’은 블랙타입 우승경력의 ‘Frisco View’를 배출하는 등 우수한 모계혈맥이 인상적이다. 특히 모계라인의 현역시절 그리고 배출자마들의 평균 우승거리가 1600-1800M라는 점에서 삼관경주의 마지막 관문 “농식품부장관배”의 경주거리 2000M에서는 오히려 더욱 배가된 위력을 발휘해줄 가능성도 충분한 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최강자 ‘상승일로’. 과연 누가 그녀를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 대항마를 쉽게 찾기 어려운 가운데 삼관달성은 물론 또다른 통합경주인 코리안 오크스까지 최초의 그랜드슬래머로 탄생할 수 있을지 10월의 역사적인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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