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경주마의 스태미너~

■ 유산소 에너지 공급 능력은 스태미너의 기초

3회차에서 설명했듯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에는 크게 2종류가 있다. 그중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지는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공급(유산소 에너지 공급)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즉, 유산소 에너지 공급 능력이 높으면 지구력이 높아진다. 스태미너(지구력)가 있는 선수라고 하면 보통 마라톤 선수를 떠올리겠지만, 서러브레드의 스태미너는 어떨까?

■ 최대 산소 섭취량(VO₂max)

유산소 에너지 공급 능력, 즉 산소를 들이마시는 능력이 높으면 스태미너가 있다고 하지만, 이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지구력의 측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경우, ‘최대산소섭취량(VO₂max)’을 기준으로 한다. 문자 그대로 체내에서 섭취할 수 있는 산소(O₂)의 양, 체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산소량의 최대값을 나타낸다. 보통 1분간 체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량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몸이 큰 동물이 수치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체중의 영향을 적게 하기 위해 체중 1kg/분당 섭취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을 환산해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은 체중 1kg당/분당 30~40㎖ 정도의 값을 보이며 스태미너적으로 뛰어난 마라톤 선수들은 80㎖ 정도이다.

■ 서러브레드의 최대 산소 섭취량

이와 비교해 서러브레드는 조교하지 않은 2세마도 체중 1kg당/분당 값으로 130~140㎖, 꽤 훈련받은 성마는 180㎖를 넘는다. 아마 현역 최고 경주마 정도라면 200㎖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대 산소 섭취량은 체중이 무거운 동물에 비해 체중이 적을수록 높아진다. 따라서 체중이 인간의 8배 정도 되는 서러브레드가 마라톤선수의 2배 이상의 수치를 보여준다는 것은 서러브레드의 지구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양한 동물의 최대산소섭취량을 비교해보면 체중이 몇 g밖에 안 되는 일부 쥐과 동물을 제외하고는 개과 동물과 말과 동물이 최대산소섭취량이 높다. 일반적으로 개과 동물은 먹이를 추적하고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어 사냥하는 경우가 많아 지구력이 높다. 말과는 아니지만, 제1회 연재에서 소개한 가지뿔영양의 최대산소섭취량은 체중 1kg당/분당 값으로 300㎖를 초과한다고 유명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운동 능력의 월등함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하지만 가지뿔영양은 체중 50kg 정도의 비교적 작은 동물이므로 체중이 500kg 가까운 서러브레드가 최대산소섭취량이 높은 것도 역시 능력의 월등함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 서러브레드의 최대 산소 섭취량 측정

서러브레드의 최대산소섭취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주행 중 말이 숨을 내뱉는 가스 분석을 해야 한다(호흡 가스 분석). 내뱉는 호흡 가스를 모으기 위해서는 호흡 마스크를 착용하고 트레드밀에서 달리게 해야 한다. 우리가 평소 호흡하고 있는 공기 중의 산소 농도는 약 21%로 호기가스 중의 산소 농도가 16%라고 치면 들이마신 공기 중에는 21-16=5%분의 산소가 체내에 흡수되었다는 것이다.

그림1] 운동에 소요되는 산소 섭취량(VO2)과 혈중젖산농도의 변화: 주행스피드가 빨라지는 것을 비교하여 산소섭취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곧 수평을 유지하게 된다. 이 점을 최대산소섭취량(VO₂max)이라 한다. 이 그래프에서는 약 160m/kg/min이다.

사진1] 트레드밀에서의 운동부하시험: 호기가스를 모아 분석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트레드밀 위에서 주행하고 있다.

서러브레드를 트레드밀에서 달리게 하고, 속도를 조금씩 올리면 산소 섭취량은 속도의 증가에 비례하며 증가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속도를 아무리 빠르게 해도 산소 섭취량이 증가하지 않고 정체 상태가 되는 포인트가 있다. 그 포인트의 산소 섭취량의 값이 최대산소섭취량이다.(그림 1)

주행 속도가 느리고 운동 강도가 약한 경우에는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은 유산소 에너지 공급으로 충당되므로 젖산이 생성되지 않는다. 산소 섭취량 측정과 함께 혈중 젖산 농도를 측정하면 혈중 젖산 농도는 거의 증가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산소 섭취량이 최대로 도달할 때의 주행 속도에서 젖산 농도가 상승하게 된다. 즉, 무산소 에너지 공급이 더해져 시작한 것이다.

(경마북 2008.4.7.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소장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