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 천황상※과 ‘딥임팩트’ ~

■ 체력의 잣대는 최대 산소 섭취량 (VO₂max)

천황상은 몇 안 되는 장거리 대회로, 최고 경주 타임은 일본에서 기록으로 남기도 한 3:13.4, ‘딥임팩트(Deep Impact)’의 2006년 타임이다. ‘딥임팩트’의 최대 산소 섭취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높은 수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 체중 1kg당/분당 기준으로 가볍게 200㎖는 초과하지 않았을까? 스태미너, 즉 유산소 에너지 공급은 장거리 경주뿐만 아니라 단거리 경주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하지만 천황상과 같은 장거리 경주일수록 그 중요성이 엄청나다는 것에는 변함없다.

■ 천황상에서의 주행

‘딥임팩트’의 최대 산소 섭취량이 만일 체중 1kg당/분당에서 220㎖ 정도였다고 치고 체중이 438kg이면 몸 전체로는 1분당 약 100ℓ의 산소를 들이마시고 체내에서 소비할 수 있다. 분당 약 100ℓ이므로 3:13.4로 달린 천황상에서는 레이스 전체에서 320ℓ를 넘은 산소를 소모하게 되고, 결국은 그 정도의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가 생성된 것이다. 아마 레이스에서 필요한 모든 에너지 중 90% 가까이가 산소를 사용해 공급된 강력한 힘이 나온 것이다.

천황상에서 신기록으로 마지막 3펄롱(결승선에서 600m 전방의 거리) 주파 기록도 0:33.5로 매우 빨랐다. 일찌감치 선두에 서서 뒤따라오는 말들과의 거리를 벌리며 기록도 좋고, 주행 평가도 높았다. 덧붙여 마지막 직선주로에서의 보폭 길이는 8m를 넘었다.

■ 주행의 효율성

심폐 기능이 움직이고, 달릴 때 필요한 힘을 골격근이 출력해도 골격근이 만들어 낸 힘을 지면에서 사용함으로써 추진력을 얻게 하는 핵심은 실제로 지면과 접촉하는 말굽이다. 보통 경주마와 ‘딥임팩트’의 뒷다리 말굽에서 소비하는 힘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크게 달랐다는 것은 주지할 만한 사실이다. 우리는 “‘딥임팩트의 뒷다리 말굽은 땅을 단단히 움켜잡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면서 달렸다”라고 생각한다. 즉, 골격근이 만들어 낸 힘의 손실을 최소화해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림 1] 골격근이 150의 힘으로 내도 말굽에서 나오는 힘은 편자가 미끄러지는 등의 이유로 감소하고 100의 힘으로 되는 등(숫자는 잠정치). 만약 말굽이 땅을 제대로 붙잡고 편자가 미끄러지지 않는 말은 같은 100의 힘을 발휘하며 골격근은 130의 힘을 내보내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즉, 근육이 지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으므로 같은 속도로 달려도 에너지 손실이 적어질 수 있다.

가정이지만,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을 때 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말굽과 지면 사이에서 100의 힘이 필요하다고 하면, 말굽이 미끄러져 버리는 말은 150의 힘을 골격근이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지면을 단단히 잡고 말굽이 미끄러지지 않는 말은 130의 힘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그림 1). 즉, 말은 말굽과 지면에도 불구하고 100의 힘이 필요할 때 골격근은 150의 힘으로 움직여야 한다. 반면 말굽이 미끄러지지 않고 효율적인 주행을 하는 말은 20의 힘을 절약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골격근은 130의 힘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어느 쪽이 유리한가에 대해 말할 것은 아니다. ‘딥임팩트’는 효율적인 주행을 하고 있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원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 즉 심장이나 골격근 기능도 높았다. 이 때문에 장거리를 달려온 다른 말이 지쳐 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평상시와 변함없는 주행이 가능했다. 장거리 경주에서도 힘을 발휘했지만, 내 생각에 ‘딥임팩트’는 장거리 경주마가 아니라 ‘몸’과 ‘기술’을 잘 융합한 유형의 흔치 않은 말이었다. 단순한 장거리 경주마가 아니라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었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주에서 기록한 발군적인 타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바닥을 단단히 잡고 달릴 수 있어, 비 때문에 물을 머금고 미끄러지기 쉬운 주로였던 다카라즈카※ 기념경주에서도 예상대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모래 주로인 일본의 더트 주로 경마는 차치하더라도, 이 방법으로 미국과 두바이의 더트 주로에서 비교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경마북 2008.5.4.월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소장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천황상: 잔디 3200m GⅠ 경주. 봄과 가을로 나뉘어 개최된다.
다카라즈카 기념경주: 잔디 2200m GⅠ 경주. ‘딥임팩트’는 2006년 대회에서 2:13.0을 기록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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