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 1

이 단계에서는 조교 시 무슨 일이 있어도 5km 구보를 해야 한다. 말에 따라 속도에 대한 적응력이 다르다. 어떤 말은 5km를 구보할 때, 3km 지나면 마방까지 속보나 보통 걸음으로 돌아온다. 말이 원하는 대로 천천히 간다. 절대 강요해선 안 된다. 어떤 말은 피곤해도 구보를 유지하고, 외승 시 계속 더 달리기도 한다. 말의 개성과 능력에 따라 다르다.
처음부터 말이 빨리 가고자 하고 중간에 천천히 달리면 마지막 구간에 더 빨리 달리도록 강요할 필요가 없다. 이런 말은 자신이 스프린터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찍 달리고 곧 힘이 사그라진다. 2km 지점부터 스피드를 내도록 조교 시킬 필요가 있다. 2∼3km 지점에서 속도를 내도록 훈련하여 경마장에서 1,200∼1,400m를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기초를 만든다.
처음에 천천히 달리다가 지시에 따라 2km 지점부터 속도를 내고 3km부터 천천히 가는 말은 장거리 경주마라 할 수 있다. 이런 말은 속도를 내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경주 전에 충분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마지막 조교 시에는 가벼운 영국식 안장을 쓴다. 구보로 속도를 낼 때 약간 앞에서 등자쇠를 밟고 일어서고 체중이 갈기 쪽으로 가게 한다. 빠른 구보를 달릴 때 안장에서 약간 일어나 말 잔등에 앉지 않는다. 이때 등자끈을 약간 짧게 한다. 등자끈을 짧게 한다고 기수의 키에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편안할 만큼 짧게 하여 말 등위에 앉아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편하게 앉아 있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앉는 자리를 뒤쪽으로 앞으로 하여 말의 체중이 저항을 가장 적게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배낭을 등에 지고 걸을 때 느슨하면 달릴 때는 텅텅거린다. 말도 등에서 텅텅거리면 달리기 힘들다. 단단히 자세를 잡고 가능한 한 단단히 자리 잡는다. 자세를 앞으로 하고 등자쇠 위에 약간 선 자세로 말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야 한다. 말이 성장하고 구보에 익숙해지는 것과 같이 기승자도 기승술이 발전하고 동작에 익숙해져야 한다. 구보 전후에는 말 등에 편안히 앉는다. 이미 체중을 부담할 만한 근육 훈련을 시켰다. 경마장에 가면 기수가 기승하는데 이들은 일반적인 조교 인력보다 훨씬 가볍다. 체중이 가벼운 사람을 태우고 짧은 거리에 달리면 큰 힘과 지구력을 가진다. 이러면 이 프로그램의 이론이 멋지게 들어맞는 것이다.
조교가 힘들어 지면 말의 머리가 편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재갈을 저항하며 깊게 머리 숙인다. 더욱 확실히 말을 잡아야 한다. 말이 기승자를 믿고 신호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란다. 재갈을 확실히 받아야 한다. 항상 두 손을 사용하고 갈기를 한주먹 잡는다. 말을 갈기와 고삐로 확실히 잡아야 한다.

“마지막 몇 달의 조교는 희망하는 말과 능력 있는 말로 만드는 중요한 열쇠이다.”

속도 조교에 집중할수록 더 확실히 말은 재갈을 잘 받아야 한다. 이것은 단단히 잘 연결된 운전대와 같다. 차를 천천히 몰 때 느슨하게 운전대를 잡아 일정한 유격을 한다. 빠른 속도로 말이나 차를 몰면 완벽한 컨트롤을 해야 한다. 재갈에 완전히 의지하게 하고 최고 속도로 달릴 때 재갈을 확실히 잡는다. 이렇게 하면 경마장에서도 쉽게 적응한다. 재갈받이는 마장마술이나 장애물경주와 완전히 다르다. 기수는 말 재갈에 의지하여 균형을 잡는다. 기수는 종종 고삐 방향을 가로질러 잡는다. 즉, 오른쪽 고삐는 왼쪽 재갈, 왼쪽 고삐는 오른 재갈 쪽으로 교차하게 하여, 재갈을 단단히 받게 하고 목에 확실히 버틸 수 있게 한다.
귀를 통해 말이 구보에 집중하는 것을 본다. 빨리 달리고자 하면 더 집중할 것이다. 귀는 두리번거리지 않고 외승 시에 사물을 쳐다보지도 않으며 기승자의 지시에 집중하고 몸을 긴장하여 최대한 달린다. 귀는 화난 모습과 달리 납작해지고 달리기 위해 집중하고 기승자를 싣고 그에게 복종한다. 경주에서 직선 질주를 잘 보면 대부분의 말들은 집중을 하고 귀가 뒤로 젖혀진다. 어떤 조교사가 말하길, 우승 말이 결승점을 통과할 때 귀를 세울 경우 말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이길 정도로 여유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한다.
말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으면 채찍으로 강하게 때려야 한다. 채찍은 유도와 훈계의 개념으로 사용한다. 맞을 만하지 않을 경우엔 때려서는 안 된다. 채찍을 훈계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벌칙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항상 채찍을 가지고 있다. 구보 조교 시에 저항하며 얌전히 달리려 하지 않으면 확실한 소리로 “안 돼, 달려!”라고 해야 한다. 머리를 들도록 하고 뒤꿈치로 말이 가도록 한다. 부정적인 태도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재충전 시 방목장에서 말은 스스로 운동한다. 재충전 시 기승을 할 경우 방목시킬 장소가 없어 다른 루트와 방향에서 할 때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아주 좋은 외승로를 택해야 한다. 특정한 외승로를 달릴 경우 어디서 달리지를 말을 스스로 배우게 된다. 재충전 시 일상적인 패턴을 바꾸면 말하고 씨름하게 된다. 재충전 시 말을 기승할 때에는 말과 씨름하거나 혼란을 주어서는 안 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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