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말의 호흡 2~

이번 연재에서 주행 중 말의 호흡에 대해 쓸 예정이었지만, 미우라 유이치로* 씨가 75세의 나이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있어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미우라 씨는 프로 스키 선수와 모험가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홋카이도 출신의 수의사이기도 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는 대학 졸업 후 조교로 대학에 근무하다 프로 스키 선수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미우라 씨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념해 말의 호흡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이므로 양해를 구하기로 한다.

지난 연재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코에서 들어온 공기는 인두·후두를 통과해 기관으로 들어간다. 기관은 기관지와 세기관지와 갈라지고(그림 1), 마지막 폐포라고 불리는 반구형으로 부푼 주머니 모양의 구조다. 폐포의 벽에는 모세 혈관이 조밀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폐포의 벽과 모세 혈관의 벽 사이에 산소가 채워지게 된다.

■ 공기 중 산소 농도는 약 20.9%

우리가 평소 호흡하고 있는 공기(대기) 중 산소 농도는 약 20.9%이다. 나머지 79% 정도가 질소, 이산화탄소는 0.03% 정도다. 우리가 공기의 구성을 생각할 때 산소 농도가 몇 %라는 등 기체의 농도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기체가 가지는 압력 즉, 기압(대기압)이다.

해발 0m에서 1기압 기준 수은주의 높이로 나타내는데 760mmHg(Hg는 수은을 말함)이라는 것은 수은을 760mm 높이로 끌어 올리는 압력이다. 최근에는 압력을 파스칼이라는 단위로 표시하여 일기 예보에서는 헥토파스칼(hPa:헥토는 100을 의미하는 접두사)라는 단위가 사용되고 있다. 덧붙여서, 760mmHg은 1013hPa에 해당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mmHg로 설명한다.


[그림 1] 말 기관지의 나뭇가지 모형. 굵은 기관이 잘게 갈라지면서 점차 가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갈라진 끝 부분은 폐포로, 반구 모양의 구조로 되어있으며 가스교환이 이뤄진다.

1기압(760mmHg)의 건조한 공기 중 산소가 나타내는 압력(산소 분압)은 760mmHg의 20.9 %, 즉 760×0.209≒159mmHg이다. 그러나 실제로 동물이 공기를 흡입할 때에는 공기와 체온의 수증기가 포화(飽和)한다. 체온 37℃의 포화 수증기압은 47mmHg이므로 흡입한 공기의 산소 분압은 760mmHg에서 수증기압 47mmHg분을 공제한 압력의 20.9%, 즉 (760-47)×0.209≒149mmHg 이다. 즉, 흡입기의 산소 분압은 149mmHg 이다. 이 흡입 공기가 폐포에 도달하면(폐포기) 몇 가지 이유로 산소 분압은 약 100mmHg가 된다.

폐포는 폐포기의 산소 분압과 모세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의 산소 분압의 압력 편차에 따라 산소는 혈액에 확산해 나간다. 폐포기의 산소 분압이 100mmHg이고, 결국은 동맥혈의 산소 분압도 거의 100mmHg인 셈이다.

■ 경주마의 운동성 저산소 혈증

동맥혈 산소 분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저산소 혈증이라 한다. 기도가 폐쇄되거나 폐에 염증이 생겨 가스 교환에 장애가 일어나면 저산소 혈증이 된다. 이런 상태는 분명히 병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

서러브레드는 경마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자연스레 저산소 혈증이 되는 매우 드문 동물이다.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100mmHg이였던 동맥혈 산소 분압은 격렬한 운동 시에는 60~ 70mmHg까지 내려간다. 주로를 달리는 경주마들은 모두 저산소 혈증이 있는 것이다. 서러브레드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량시킨 동물로, 근육의 산소 소비 능력이 높다. 따라서 전신의 근육에서 심장과 폐에 돌아오는 정맥혈의 산소 분압은 매우 낮다. 그리고 그 혈액은 폐를 순식간에 통과해 버리기 때문에 산소가 혈액 속으로 확산해 나갈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 서러브레드의 운동성 저산소혈증의 원인이 폐포에서 산소 확산 장애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JRA 경주마종합연구소와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의 공동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서러브레드의 운동성 저산소혈증은 병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러브레드가 운동 능력이 너무나도 우수하는 것이 현상의 이유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도 폐색과 폐에 염증 등이 생기면 당연히 저산소 혈증의 정도가 악화된다.

■ 에베레스트에서의 호흡

고산지대에서는 산소가 옅어진다고들 한다. 그러나 실은 대기 중 산소 농도는 20.9%로 고도가 높아져도 저지대와는 변함없다. 대신, 대기압이 변한다. 8,848m의 에베레스트 산 정상의 대기압은 약 253mmHg이다. 그러면 체온 37℃에서의 포화 수증기 압력인 47mmHg를 빼면 흡입기의 산소 분압은 (253-47)×0.209≒43mmHg이다. 이것은 놀라운 수치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과 마찬가지로 저압 환경을 만들어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동맥혈 산소 분압이 28mmHg이였다. 산소를 들이마시면 다소 개선된다고 해도, 에베레스트 등정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경마북 2008.6.15호 게재)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 프로 스키 선수이면서 에베레스트산을 세계 최고령으로 등정한 인물. 1932년생으로 2003년, 70세에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정기록을 세운 후 2008년, 2013년에도 등정에 성공하여 현재는 ‘80세 에베레스트 등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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