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1걸음에 1호흡 ~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 시절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체육 선생님은 한 걸음마다 보폭에 맞춰 숨을 들이마시고 뱉으라고 했다. 그러나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호흡 동작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호흡과 동작에는 관계성이 있으며 사람의 운동생리학에서도 연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말의 경우에도 주행 시 호흡과 동작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전력 질주 시 다리 착지 순서

말이 걷거나 달리거나 할 때 앞다리(전지)와 뒷다리(후지)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지면에 착지시키고 있다. 이제 말이 전속력으로 질주할 때(습보)의 다리 착지 순서를 보자.

좌습보로 뛰고 있을 때에는 오른쪽 뒷다리 → 왼쪽 뒷다리 → 오른쪽 앞다리 → 왼쪽 앞다리의 순으로 다리를 착지, 왼쪽 앞다리로 밟고 공중에 떠서, 다시 오른쪽 뒷다리로 착지한다. 한편, 우습보에서는 왼쪽 뒷다리 → 오른쪽 뒷다리 → 왼쪽 앞다리 → 오른쪽 앞다리의 순으로 착지하고 오른쪽 앞다리로 밟고 공중에 떠서, 다시 왼쪽 뒷다리로 착지한다. 한 쪽 다리가 착지한 후 다시 착지할 때까지의 1주기를 1보폭(1걸음)라고 하며, 말은 한 걸음에 한 번 호흡한다.

■ 습보 중 호흡

그림 1은 영국의 연구자인 에든버러가 1982년 발표한 논문을 활용해 필자가 그린 것이다. 그림에서는 좌습보로 달리고 있어 먼저 오른쪽 뒷다리를 지면에 착지시켜 그 다음 왼쪽 뒷다리 → 오른쪽 앞다리 → 왼쪽 앞다리의 순으로 착지하고 있다. 다리의 착지와 호흡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충 말해서, 오른쪽 앞발을 착지하는 근처에서 숨을 내뱉고 시작(호식, 呼息)하고, 공중에 뜨기 시작하는 근처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있다(흡식, 吸息). 1걸음에 1회 호흡이 일어나는 이유와 주행 중 마체 움직임이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그림 1] 좌습보 주행시 사지의 착지 순서와 호흡의 관계
오른쪽 뒷다리→왼쪽 뒷다리→오른쪽 앞다리→왼쪽 앞다리의 순으로 착지해, 왼쪽 앞다리로 밟고 공중에 뜬 다음, 다시 오른쪽 뒷다리로 착지한다. 왼쪽 앞다리(다리 바꾼 앞다리)가 착지해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호식). 왼쪽 앞다리에서 실시한 후 공중에 떠서 숨을 들이마시는 것을 시작한다(흡식).

말이 달리고 있을 때, 마체는 일정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걸음 중에서도 실제 속도는 미묘하게 변화한다. 예를 들어, 다리 바뀜 앞다리(먼저 착지하는 것이 앞다리. 우습보에서는 왼쪽 앞다리)가 착지했을 때, 마체는 감속하며, 우전전지(뒤에 착지하는 것이 앞다리. 우습보에서는 오른쪽 앞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질 때 마체는 가속한다. 복강 내에서 위장이나 간장 등의 복강장기가 들어 있다. 이들 장기는 앞발이 착지 시, 마체가 감속하면 관성에 의해 앞으로 이동하며 횡격막을 앞으로 민다. 그리고 마체가 가속할 때는 복강장기는 뒤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횡격막은 뒤로 당겨진다. 즉, 복부 장기가 피스톤처럼 움직여 횡격막을 누르거나 당기거나 해 흉강의 용적을 넓히거나 좁히거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가정은 ‘내장 피스톤설’이라고 불리며, 1걸음에 1호흡이 일어나는 이유의 하나로 가정되고 있다(그림2 참조).

[그림 2] 다리 바뀐 앞다리(먼저 착지한 앞다리. 위 그림에서는 왼쪽앞다리)가 착지할 때, 마체가 감속하면 복강 내 장기가 관성때문에 앞으로 이동하고 횡격막이 앞으로 민다. 그리고 앞다리(위 그림에서는 오른쪽 앞다리)가 지면에서 떠나는 마체가 가속을 시작하면 복강 장기는 뒤쪽으로 이동해 횡격막은 후방으로 당긴다.즉, 복강 장기가 피스톤처럼 움직이며 횡격막을 밀거나 당기는 것으로, 1걸음에 1회 호흡을 하고 있다는 가설이 있다(내장 피스톤설).

1걸음에 1호흡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내장 피스톤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도 않았다. 그 외에도 사지의 착지·이지가 흉곽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다는 가설이나 척추의 굴곡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유력한 가설도 있다. 아마도 이러한 요인이 복합되어 1걸음에 1호흡이라는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스타트 직후에는 숨을 멈춘다

경주마가 경주에서 뛰고 있는 동안 숨을 멈출 수는 없다. 최근에도 가끔 “숨을 멈추고 라스트스퍼트를 한다”는 내용의 경마 전문지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주행 중에는 숨을 멈출 수 없으며 1회 걸음에 1회 호흡하고 있다. 겨울 아침의 조교 시 1걸음 내딛을 때마다 뱉는 숨이 하얗게 나오는 것을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거의 유일한 예외는 출발대에서의 스타트 직후이다. JRA 경주마종합연구소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출발대에서 스타트시키는 시험을 2회 실시한 결과, 게이트에서 출발하고 몇 걸음 뛴 다음 3~4초간 호흡을 멈추고 있었다고 한다. 숨을 멈추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전력 질주하며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다.

또한 천명증(쉰 숨소리)이 있는 말은 2회 보폭에 1회 호흡이 될 수도 있다.

(경마북 2008.7.6 월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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