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섬더비(영국더비)
영국 클래식의 최고봉이자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인 엡섬더비(영국더비)가 오는 6일(현지시간)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잔디주로 2,423M에서 유럽 최강 3세마를 가리는 엡섬더비는 1780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230회째를 맞는 세계 최고(古)의 경마대회다. 지난해까지 휴대폰 업체 보다폰(vodafone)이 대회 스폰서였으나 올해부터 인베스텍(Investec) 투자은행과 앞으로 5년간 스폰서 계약을 체결, 대회 공식 명칭도 “인베스텍 엠섬 더비”로 변경되었다.
대회 최대 관심사는 2000기니 우승마 ‘씨 더 스타즈’(Sea the Stars)의 2관 달성 여부다. 지난달 2일 2000기니에서 강력한 라이벌 ‘델리게이터’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씨 더 스타즈’는 누가 뭐래도 현재 유럽 3세마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삼관경주와 비교해 2000기니(1,609M), 엡섬더비(2,423M), 세인트레저 스테익스(2,932M)로 이어지는 영국 삼관경주는 대회간 경주거리의 편차가 무려 1300M까지 나기 때문에, 3관은 물론 2관달성도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1970년 ‘니진스키’(Nijinsky) 이후 삼관마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2관달성에 성공한 사례도 1989년 ‘나슈완’(Nashwan)이 마지막이다.
더욱이 ‘씨 더 스타즈’의 부,모 3대의 평균 우승거리가 1,700M에 불과하다는 점도 클래식 경주마로서의 자질에 의문부호를 달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에이던 오브라이언 조교사가 이끄는 군단의 물량세례도 걸림돌이다. 영국 최고의 조교사인 그는 이번 대회 출전마 13두 가운데 무려 6두를 출전시키고 있다. 2000기니에서 4위를 차지했던 ‘립 반 윙클’을 비롯해 ‘페임 앤 글로리’, ‘에이지 오브 아쿠아리스’ 등을 출전시켜 더비 패권을 노리고 있다. 특히 ‘몬쥬’의 자마 ‘페임 앤 글로리’는 4전 전승을 달리고 있으며 그중 3번이 블랙타입 우승의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모두 중장거리를 망라한 경주였던 점에서 거리적응 여부가 관건인 ‘씨 더 스타즈’의 2관 달성을 저지할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더비 우승마는 태어날 때부터 그 피를 타고 난다”는 말처럼, 2001년 우승마 ‘갈릴레오’와 반형제마로 명가의 혈통을 이어받은 ‘씨 더 스타즈’가 2관마에 오를 것이라는데 현지 팬들은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더불어 냉혹한(?) 분석으로 정평이 나있는 영국 북메이커(베팅회사)들도 하나같이 ‘씨 더 스타즈’의 우승 가능성에 근소하나마 무게를 두고 있다. ‘씨 더 스타즈’의 우승확률은 “11-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씨 더 스타즈’의 옥스 조교사는 인터뷰에서 “주변의 우려처럼 ‘씨 더 스타즈’의 혈통이 스테미너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움을 내비쳤으나, “이미 많은 훈련을 통해 주로와 거리 적응을 마쳤다. 현재 최고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2000기니 우승마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이라며 멋진 승부를 예고했다.
옥스 조교사는 2000년 대회에서 ‘신다’(Sinndar)를 출전시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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