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심장의 역할~

동물이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골격근이 일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골격근 세포는 에너지(ATP)를 생성해야 한다. 이때 산소가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다. 동물은 항상 산소를 사용해 ATP를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 과정을 호흡이라 하며, 동물의 삶 중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이 운동을 실제로 지원하는 것이 심장과 폐다. 폐에서 산소를 들여온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기 위해 심장은 펌프하며 움직이고 있다.

■ 동물의 심장

심장은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올 때 들어가는 방(房)인 ‘심방’과 혈액을 보내는 방 ‘심실’,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물의 심장은 진화 과정에서 조금씩 변화해왔다. 예를 들어, 어류의 심장은 1개의 심방과 1개의 심실로 이루어져 있다(1심방 1심실의 심장). 양서류와 파충류는 2개의 심방과 1개의 심실로 구성된 2심방 1심실의 심장을 갖고 있다. 파충류 중에서도 악어는 심실이 2개로 분리되어있다. 조류와 포유류는 2개의 심방(좌·우심방)과 2개의 심실(좌·우심실) 총 4개의 방으로, 완전히 분리된 심장을 갖고 있다.

1심방 1심실의 심장을 가진 어류는 전신을 거쳐 돌아온 혈액이 심방으로 들어간 다음, 심실에서 배출된다. 심실에서 배출된 혈액은 아가미에서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며 산소를 풍부하게 들여온 후, 전신에 보내진다.

2심방 1심실의 심장은 폐에서 가스교환이 이루어져 산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혈액이 좌심방으로 들어가는 한편, 전신을 돌아온 혈액은 우심방으로 들어간다. 이 혈액은 그다음 하나밖에 없는 심실에 들어가지만, 각각의 혈액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 폐에서 돌아와 산소를 많이 함유한 혈액은 전신에, 그리고 전신에서 돌아와 산소를 별로 함유하지 않은 혈액은 폐로 보내진다.

2심방 2심실의 심장은 전신에서 우심방에 돌아온 혈액을 우심실에서 폐로 보내고, 폐에서 가스를 교환한 혈액은 좌심방으로 돌아 좌심실에서 전신으로 보내지게 된다(그림 1 참조). 좌우 심방과 좌우 심실이 완전히 분리된 2심방 2심실의 심장은 매우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할 수 있다.

[그림 1] 심장의 내부 구조: 심장은 좌우 심방, 좌우 심실, 합계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있다. 혈액은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보내지고, 대정맥에서 우심방으로 돌아온다. 우심방으로 돌아온 혈액은 폐동맥을 통해서 폐로 보내고 가스 교환이 이루어진다(산소 흡입과 이산화탄소 배출). 가스 교환이 이뤄진 혈액은 폐정맥에서 좌심방에 들어온 뒤 다시 좌심실에서 온몸에 보낸다.

■ 혈액 순환 경로

혈액을 보내는 펌프가 심장이라면 혈액을 보내는 호스(hose)는 혈관이다.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혈관이 동맥이다. 동맥은 점차 가늘어지며 마지막에는 모세혈관이 된다. 모세혈관에서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각종 영양소 등의 전달이 이루어진다. 모세혈관을 나온 혈액은 정맥에 모인 후 심장(우심방)으로 돌아온다.

즉, 혈액은 심장을 중심으로 좌심실 → 대동맥 → 전신(골격근) → 대정맥 → 우심방 → 우심실 → 폐동맥 → 폐 → 폐정맥 → 좌심방 → 좌심실이라는 경로로 전신을 둘러싸고 있다(그림 2 참조). 또한, 폐에서 가스 교환을 마치고 산소 농도가 풍부한 혈액은 동맥혈이다. 해부학적으로는 정맥으로 분류되는 폐정맥은 혈관 내를 흐른다. 이 혈액은 동맥혈이다. 반대로, 폐동맥 속을 흐르고 있는 것은 정맥혈이다.

[그림 2] 혈액 흐름 모식도: 혈액은 좌심실에서 대동맥을 통해 전신(골격근)에 보내진다. 골격근에서는 배출된 산소(O2)를 사용해 에너지(ATP)을 만들며 동시에 이산화탄소(CO2)가 만들어진다. 골격근을 통과한 혈액은 대정맥을 지나 우심방으로 돌아온다. 우심방으로 돌아온 혈액은 우심실에서 폐동맥을 지나 폐에 보낸다. 폐에서는 혈액 중 CO2를 배출하고 O2를 혈액 속으로 들인다. O2를 충분히 얻은 혈액은 좌심방에서 좌심실에서 다시 온몸에 보내진다.

■ 서러브레드의 심장 크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큰 동물일수록 큰 심장을 가지고 있다. 체중이 3g의 땃쥐와 수 톤(ton)인 코끼리의 심장 크기 차이는 당연하다. 동물의 체중과 심장 무게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스탈은 1965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스탈의 연구에 따르면, 동물의 심장 무게와 체중 사이에는 “심장의 무게=0.0059*체중^0.98” 라는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0.98승이라는 것은 거의 1승과 동일하므로 이 수식은 포유류 심장 무게는 체중의 약 0.6%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 식에서 계산하면 500kg의 서러브레드 심장 무게는 약 3kg인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체중 500kg의 서러브레드는 심장 무게가 최소 5kg, 즉 체중의 1%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서러브레드는 다른 동물에 비해 평균보다 훨씬 무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다. 서러브레드의 심장 크기 또한 크다.

최강마 중 1마리라고 여겨지는 ‘티엠오페라오(T M Opera O)’에 대한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다. ‘티엠오페라오’의 심장 기능이나 운동 중 심박수 등은 영문으로 쓰여진 논문으로 남아있으며, 일류경주마의 생리 기능을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Journal of Equine Science, 14, 97-100, 2003). 심장 초음파 검사으로 얻었던 각종 측정에서 심장의 무게를 짐작하면 ‘티엠오페라오’의 심장 무게는 7kg 가까이 된다. 당시 체중을 고려하면 체중의 1.5%를 넘는 큰 심장이었을 것이다.

(경마북 2008.8.17 호 게재)

*티엠오페라오: 일본 중앙경마 GⅠ 최다승(7승 타이기록), 수득상금 약 18억3천5백만엔(한화 약 174억)으로 최고액상금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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