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대구승마힐링센터장. 재활승마를 위해 우선 선행되어야 할 점으로 ‘수요자가 재활승마를 원할 때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닦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종구 대구승마힐링센터장 인터뷰]

지난 12월 대구승마힐링센터 전용 재활승마장 개장
이종구 센터장, “재활승마 활성화 위해선 우선 수요 커버 가능해야”

대구승마힐링센터 전용 재활승마장이 지난 12월 23일 개장식을 열었다. 전용 재활승마장은 그동안 대덕승마장과 실내마장을 함께 쓰며 제한적이던 재활승마 이용객을 늘릴 수 있는 창구가 되기 위해 총 10억 원을 들여 개설한 마장이다.

대구승마힐링센터가 전용 마장을 갖게 된 이유에는 좋은 방향성도 함께했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대구승마힐링센터는 2014년 이용실적 13000건 이상, 2015년 상반기 이용실적은 6735건에 달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으며, 대구시교육청 특별이수기관 및 학교폭력 관련 학생특별교육이수기관으로 선정되어 ADHD, 뇌병변 등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보듬으며 신체적·정신적 재활승마의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개소 이후 지난 2년 반동안 대구승마힐링센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이종구 센터장에게 ‘재활승마의 현황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Q. 대구승마힐링센터 전용 재활승마장의 개장을 축하한다. 센터장으로서 감격이 남다를 것 같다.

전용 재활승마장 개장으로 재활승마를 희망하는 아이들을 더 태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그동안 대덕승마장과 실내마장을 함께 써왔다. 외부 노출을 꺼리던 장애아동도 있었고 승마강습회원과 독립 기승 회원도 있는 등 제약받는 부분이 많았고 그 때문에 과거에는 일주일 기준 재활승마 최대수용인원이 75명정도였다. 전용 재활승마장 개장을 한 지금은 주마다 120명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전용 재활승마장을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고객만족도가 더욱 높아졌고 새로이 강습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뻐하는 고객도 많이 생겼다. 그동안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 때문에 한 아이에 혜택을 다 줄 수 없어 6개월 단위로 짧게 재활승마를 시행해왔다. 전용 재활승마장 개장으로 재활승마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인원수도 늘어났고 기간도 일 년 단위로 증가했다.

Q. 대구승마힐링센터의 장점을 소개하자면?

대덕승마장에 속한 말은 모두 75두로, 그 중 개인말이 40두이고 공단 소유가 35두다. 이 중에서도 재활승마에 사용하는 말은 10두 정도다. 주로 재활승마에 쓰이는 말은 제주마이지만 교육대상자에 따라 다르게 변동된다. 중학생, 초등학교 고학년생 정도의 큰 아이들은 서러브레드, 웜블러드 등 승용마 큰 말을 쓰지만 유치원생이나 저학년생은 작은 말을 쓰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 또한 공단말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어 가능하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인력 또한 즉시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전용 재활승마장의 장점은 경사기승로다. 장애아동들이 휠체어를 탄 채로 이동해 바로 말에 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처음 재활승마를 접하는 아이들을 위한 승마 시뮬레이터실, 학부모 관람대, 자원봉사자 휴게실 등이 있다.

Q. 대구승마힐링센터가 이만큼 정착하기까지 힘든 일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이를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도 이야기해달라.

힘들었던 점은 시민들의 재활승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자원봉사자 확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재활승마 불모지였던 대구에는 재활승마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재활승마를 홍보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대구시민들에게 “재활승마란 무엇이고, 대구에 이러한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유관기관도 찾아다니고 아파트도 돌며 기반을 닦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자원봉사자 모집 또한 어려웠다. 대구승마힐링센터에 와서 봉사를 하면 자원봉사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대구시와 협력했고, 청소년 진흥원·수련원 등의 봉사기관 및 동아리를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녔다.

Q. 이야기를 들으니 자원봉사자 모집에 힘들었을 것 같다. 현재 대구승마힐링센터의 자원봉사자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현재 자원봉사자의 90%는 인근 학생들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우리 센터는 학생들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큰 데,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평일 오전은 자원봉사자가 거의 없어 운영이 어렵다. 재활승마 봉사자 모집에 가장 큰 걸림돌은 내 봉사시간을 내 형편에 맞추기보다는 재활승마 이용자에게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봉사자는 많아도 지정된 시간에 와서 하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봉사에 뜻은 있지만 자기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유료 자원봉사자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꼭 필요한 시간은 그 봉사자들에게 의지한다. 자체적으로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직원들이 돕기도 한다.

Q. 재활승마를 하는 곳이라면 항상 자원봉사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자원봉사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승마인구가 늘어나야 자원봉사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승마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말과 관련된 환경의 차이가 자원봉사자 모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승마선진국들은 승마가 시민들 곁에 자리잡고 있으며 승마장과 승마인구가 많아 자연스레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자원봉사자가 승마에 대해 아는 것도 적고, 자원봉사가 강요되는 경우도 몇몇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마저변인구가 확대되어야 한다.

Q. 재활승마의 국민적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서는 특히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재활승마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자료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이 재활승마를 시키며 제일 기대하는 점은 지체장애아동의 신체적 기능 회복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논문이 적다. 외국 자료를 찾아보면 있겠지만, 자체적 자료가 부족하다보니 몇몇 부문에 있어서는 논리적으로 재활승마의 효과로 어떠한 점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ADHD, 뇌병변, 인터넷 과다사용 증후군 등에 재활승마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 등에 대한 분석이 없다보니 예비수요자들에게도 적극 권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재활승마가 특정 장애에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연구결과물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시설에서 재활승마에 대해 연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협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재활승마를 위해 우선적 선행되어야 할 작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수요자가 재활승마를 원할 때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전국의 아동·청소년들이 본인이 원하면 재활승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설적 측면의 확산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재활승마의 양적 확대’가 필요하다. 그 이후에는 자격을 갖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리고, 승마장들이 특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