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더 스타즈’와 키넌 기수가 관중들 사이에 둘러싸여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장거리 첫 도전 나선 ‘씨 더 스타즈’ 엡섬더비 우승
‘니진스키’ 이래 39년 만에 3관마 탄생할지 촉각

2000기니 우승마 ‘씨 더 스타즈’(Sea the Stars)가 엡섬 더비(GⅠ, 2423M)마저 제패하며 영국 2관 달성에 성공했다. 영국에서 2관마가 탄생한 것은 지난 1989년 ‘나슈완’(Nashwan) 이래 20년 만에 처음이다.
‘씨 더 스타즈’는 6일 영국 엡섬 경마장에서 열린 삼관경주의 2번째 관문 “인베스텍 엡섬 더비”에서 종반 박빙의 승부 끝에 2위마 ‘페임 앤 글로리’를 1과3/4마신 차로 따돌리고 더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씨 더 스타즈’는 최근 4연승 가도와 함께 통산전적 5전 4승을 기록하게 되었으며, 한화로 약 18억원이 넘는 수득상금을 벌어들였다. ‘씨 더 스타즈’는 2000기니, 엡섬 더비, 세인트 레저로 이어지는 영국 삼관경주 가운데 2개의 경주를 석권, 삼관달성에 단 한 고비만을 남겨놓고 있어 1970년 ‘니진스키’(Nijinsky) 이후 첫 삼관마에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0년이 훨씬 넘는 영국 삼관경주 역사상 삼관을 달성한 경주마는 15두에 불과하며, 20세기에 와서는 단지 6두만이 삼관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당초 ‘씨 더 스타즈’의 더비 우승을 낙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00기니 우승마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2000M 이상의 경주거리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씨 더 스타즈’의 검증되지 않은 거리적성이 불안감을 던져주었던 것. 또한 장거리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라이벌 ‘페임 앤 글로리’에 무게가 실리며 2관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씨 더 스타즈’는 이날 초반부터 선입권 전개에 나서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이후 결승선 전방 300M지점부터 스퍼트, 경주를 주도했던 ‘골든 서드’를 따라잡은데 이어 끝내 후속마들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성공했다. 6위권에 자리했던 ‘페임 앤 글로리’는 종반 역전을 모색했으나 거리차를 좁히는데 만족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으며, 무패의 기록도 종지부를 찍었다. 우승마의 경주기록은 2:36.74.
‘씨 더 스타즈’의 존 옥스 조교사는 지난 2000년 ‘신다’의 우승에 이어 생애 2번째 더비 우승을 안았으며, 기승한 마이클 키넌 기수는 이날 생일을 맞이해 그 기쁨이 더했다.
특히 ‘씨 더 스타즈’의 마주인 크리스토퍼 쓰이가 27세의 홍콩 실업가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의 아버지가 ‘씨 더 스타스’의 모마 ‘어번 씨’를 2001년 미국에서 직접 구입해 아일랜드 선더랜드 목장에 위탁한 이래 생산에서 사양관리까지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이 같은 쾌거를 이끌어 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씨 더 스타스’의 세인트 레저 출전여부에 대해 옥스 조교사는, “‘씨 더 스타즈’가 이번 대회를 통해 중장거리에서 무적임을 보여주었지만, 세인트 레저의 경주거리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며, “그에 앞서 챔피언 스테익스 또는 아일랜드 더비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혀 세인트 레저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삼관경주 가운데 가장 긴 경주거리(2,937M)의 세인트레저 스테익스는 오는 9월 던카스터 경마장에서 열린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씨 더 스타즈’의 선전은 혈통의 힘?
‘씨 더 스타즈’가 2관 달성에 성공하면서 그의 혈통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의 부마 ‘케이프 크로스’(Cape Cross)는 2001년 은퇴 이후 지금까지 스테익스 우승마 59두를 배출하며 유럽과 호주에서 꾸준히 리딩사이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씨수말로, 특히 그의 대표자마 ‘위쟈 보드’는 2004년과 2006년 유럽 연도대표마에 선정된 바 있는 사상 최강의 암말 중 하나다. 또한 모마 ‘어번 씨’(Urban Sea)는 현역시절 프랑스 개선문상을 제패한 마필로, 2001년 영국더비 우승마 ‘갈릴레오’를 비롯해 ‘블랙 샘 벨라미’, ‘마이 타이푼’ 등의 명마들을 배출한 바 있으나 올해 3월 산통으로 안락사 돼 아쉬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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