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란, 말(馬)을 보는 것에서 시작해 말을 보는것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훈련을보고, 예시장에서 말을 관찰하고, 레이스를 예상해서 마권을 사기까지 모든 것은“말을 보는 것”에서비롯된다. 말을 관찰하고 예상했던 경주결과가 맞을 수도 혹은 틀릴 수도 있지만, 이것은 말을 보는요령이 충분하지 않아서일 뿐이지 나쁜 말이 좋은말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좋은 말은 과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거기에는 체형이나 근육 성숙도, 움직임의유연함, 그리고 투지 등의 정신력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본은 역시 마필의 체형이다. 체형 즉, 형태가 좋아야만 거기서 비롯되는 운동메카니즘도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명마는 모두 아름다운 체형을 지니고 있다. 물론잘생긴 형태를 가진 말들 중에서는 그냥 형태만 좋은 것으로 그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결코꼴사나운 모양을 가진 명마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 경마팬의 경우, 경주마를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장소는 바로 예시장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오랫동안 그랬다. 물론 드물게 경매장에서 말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주마의 형태를알아갔던 곳은 예시장이다.

그러나 실상 예시장에서 말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5분가량에 불과하다. 그 시간 안에 10두남짓한 말들을 모두 관찰해야 한다. 게다가 이미출전마들의 성적이나 조교정보를 통해 각 말의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예시장에서는 말의 형태를본다기 보다는 그날의 컨디션 정도를 체크하는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말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마필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그만의 체형에서 나오는 고유능력이있기 때문에 결국 예시장에서 얻는 컨디션 정보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특히2,3세마 경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마필의 체형을파악해 실전에 대입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앞으로 몇 주간 마필을 보는 기본적인 안목을키우기 위한 트레이닝에 들어갈 것이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추후 우리가배우게 될 실전적인 내용을 십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초석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임을알려둔다.

자, 이제 여러분께서 좋은 말을 골라내기 위한안목을 위해 준비가 되었다면, 3가지만 당부드리고싶다.

첫째, 말을 보는 것은 바로 여러분 자신의 눈이며, 그것을 느끼는 것도 역시 자신의 감성이다. 강의를 통해서 머리에서는 알고 있지만, 눈이나 감성으로 통하지 않으면 결국 죽은 지식이 될 뿐이기때문이다. 따라서 되도록 말을 많이 볼 것이며, 경마장이 아닌 예시장으로 출근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둘째, 당분간 만이라도 마필을 보는 것과 경주결과와 결부짓지 말아야 한다. 나름의 좋은 말을 선별했다고 가정했더라도, 경주결과가 터무니없이 빗나가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랬던경험이 있다. 하지만 경주결과에 치우친다면, 결코진정한 안목을 키워나갈 수 없다. 당장 돈이 걸려있는 경마에서 어려운 얘기일수도 있지만, 짧은 지식으로 섣불리 실전에 활용했다간 분명 낭패를 볼수 있기 때문에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좋은말을 골랐을땐 꼼꼼히 메모해 두는 정도로 처음을시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셋째, 기왕 보려면 강한 말에 좀 더 집착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아도 멋있는 자연풍경은 사람의 눈을 끌어당기듯이 강한 말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지만 말이다. “이 말은 왜 달리지못할까”보다는“좋은 말이 잘 달리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도 소득이 많을 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밸리브리’나 과거의‘다함께’와 같은 말들은 아름다운 체형을 가진 명마들이고, 이러한 말들의 체형을 잘 기억해놓는다면 경주마의 체형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작 성 자 : 장호근 jhg05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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