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활승마학회(회장 김연희)는 학술대회를 4월 30일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열고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재활승마학회, 재활승마 발전 위해 다양한 시각의 발표자 강연 열어

‘한국의 재활승마는 어디에 와있을까.’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한국재활승마학회(회장 김연희)가 4월 30일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김영규 한국마사회 부회장, 권승세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장, 김연희 한국재활승마학회 회장 등 재활승마를 비롯한 다양한 말산업 인사들이 참석했다. 10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한국의 재활승마를 바라보는 시선’, ‘교육’으로 세션 3개로 나뉘어 열렸다.

서명천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연구원이 ‘국내 재활승마 실태분석’ 특강으로 학술대회의 시작을 열었다. 서명천 연구원은 국내 재활승마 실태를 크게 ‘연구 DB’, ‘통계’, ‘현장’으로 분석했다. 국내 승마 관련 연구 문헌은 학술논문과 학위논문을 포함해 총 228편으로 조사됐으며 그중 재활승마 논문은 약 67편으로 추정했다. 재활승마 운영시설은 2015년 기준 92개소이며 이용자는 1만3천 명에 달했다.

재활승마의 현장 부문은 △시설 △인력 △말 △프로그램으로 나눠 연구했다. 특히, 인력부문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인력 부재와 함께 평일 오전 시간의 인력 부족,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내세웠다.

실태분석의 결론에서는 재활승마 관련 학술논문이 수의·축산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연구될 필요가 있으며 정량적·정성적 접근을 통해 실증적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손꼽았다. 자원봉사자 모집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천 연구원은 “전문인력의 확충 문제도 중요하나 ‘자원봉사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천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재활승마 실태분석’을 발표하며 “전문인력의 확충 문제도 중요하나 ‘자원봉사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으로는 우만수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서기관이 ‘말산업 현황 및 정책 방향’을 맡아 진행했다. 우만수 서기관은 재활승마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말산업를 발전시키기 위해 ‘안전’을 손꼽았다. 이를 위해 경주퇴역마의 승마장 퇴출과 승마장 보유 마필 전두수 보험 유치를 내세웠다. 올해 시행하는 기승능력인증제를 활용해서도 능력에 맞는 마필 및 교육을 통해 더욱 승마를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축산법 내 말을 포함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2부 ‘한국의 재활승마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재활승마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인사들이 강연해 학술대회의 특색을 더했다. 미디어, 클라이언트, 예비전문가, 승마 현장을 대표하는 각 인사는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재활승마를 강연해 앞으로 재활승마가 나아갈 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미디어 입장을 맡은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는 한국 재활승마의 현황에서 수요 미충족, 특정 선진국 방식에 치우쳤다고 꼬집으며 꾸준히 재활승마 효과를 발굴하는 에비던스를 학회지에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는 학술대회 발표에서 학회지를 창간해 재활승마 효과를 발굴하는 에비던스를 꾸준히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이언트의 시선’에서는 재활승마를 하고 있는 양세진 학생과 조유진 학생의 어머니인 이은정 씨, 권오선 씨가 발표자로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권오선 씨는 ‘조유진 학생의 자립’을 재활승마로 얻을 수 있는 목표로 설정하고 그동안 재활승마로 인해 더 나아진 모습과 함께 지난해 배앓이로 죽은 ‘차밍걸’과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해 감동을 선사했다. 두 발표자는 재활승마를 받으면 다른 치료에 비해 치유력이 빠른데도 재활승마치료가 다른 재활치료에 비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장애인부모가 재활승마를 접하기 어렵다는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승마 현장의 시선’에서는 보건복지부 바우처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민희 에이원승마클럽 실장은 정부의 획일적이고 부족한 지원, 이어지는 추가 근무 등으로 보건복지부의 ‘우리아이심리지원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발표 전날인 4월 29일 부로 중단했다며, 재활승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도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외에도 김지희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상 조교수가 ‘유방암 환자의 안전한 승마프로그램 개발 및 신체적·정신적 효과의 입증’을 발표, 재활승마를 장애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환자로 대상을 넓혀 재활승마의 전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한국재활승마학회 학술대회는 우리나라 재활승마를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리드하는 ‘리딩컨트리’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관계자들이 숙제를 떠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재활승마가 발전하기 위해 재활승마 효과에 대한 에비던스, 홍보,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데 관계자들은 동의했다.

김연희 한국재활승마학회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재활승마를 발전하기 위해 학회지도 창간할 예정이며 세계로 발전하기 위해 아시안포럼을 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가 한국재활승마학회 학술대회 중 발표한 내용으로 관계자들의 요청에 따라 전문을 소개한다.

한국의 재활승마를 바라보는 시선
-미디어의 입장에서-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1. 들어가는 말
오늘 사단법인 한국재활승마학회가 개최하는 학술대회의 주제,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는 대한민국 재활승마의 현주소와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묻는 중요한 테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태동기에서 안정기에 접어든 대한민국 말산업의 공통된 화두이기도 합니다.
2013년 1월 26일 창립총회와 학술대회를 개최한 한국재활승마학회는 재활승마의 정착과 보급,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과 학문 교류를 목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그간 재활승마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가늠하며 미래를 모색하는 학술대회는 물론 워크숍, 전문가 초빙 간담회 개최 그리고 미국치료승마협회(AHA)의 교육 프로그램 연계 개설도 했으며 각종 사회봉사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학회는 창립 취지문에서 “말산업 현장에서 재활승마가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분야로 부각됐다”며, “재활승마 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분석에 따른 연구 성과 창출을 통해 세계 재활승마를 선도할 수 있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연희 회장은 “재활승마가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학문적 성숙을 이루기 위한 장이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재활승마가 세계 재활승마를 선도하고 발전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씀하셨었지요.
이런 가운데 오늘 대한민국 재활승마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미디어와 클라이언트, 예비 전문가, 승마계 현장의 입장과 시선에 대해 묻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간의 성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특히 사회 공헌이라는 맥락에서 재활승마가 전체 말산업계 이미지 혁신을 통한 대중화에 큰 영향을 아직은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성하는 일이라고도 판단됩니다.
외부의 ‘시선’에 주목하고 현장의 소리를 듣고자 한 기획 의도는 학회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재활승마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말산업계 유일한 전문 언론 매체인 레이싱미디어의 대표로서, 의 발행인으로서 이 자리에서 그간 재활승마계의 활동을 되짚으며 우리나라 재활승마가 발전하기 위한 3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정부 지원이 대국민 홍보에 집중돼 재활승마의 사회 공헌 및 활동이 더욱 많아져야 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학회와 학계가 중심이 돼 에비던스, 즉 재활승마의 의학적 연구 결과를 풍성하게 내놓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가 운영 중인 승마힐링센터가 궁극적으로는 삼성전자승마단과 각 지자체 그리고 특화된 승마클럽 중심으로 운영하는 등 민간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2. 대한민국 재활승마, 어디까지 왔는가
대한민국의 재활승마는 말산업 선진국의 역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일천합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에서는 ‘동물매개치료(AAT, Animal-Assisted therapy)’에 눈을 뜨며 승마를 통한 근대식 치료를 도입했습니다. 1969년 영국은 재활승마협회(RDA-UK)를, 미국에서는 북미장애인승마협회(NARAH) 등을 결성하며 체계적으로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보험도 적용돼 연간 500만 명이 치료를 받는 의료의 한 분야로 정착됐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2001년 삼성전자승마단이 처음 도입한 이후 그리고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시험 이후 최근에는 일부 단체와 학계, 승마클럽이 중심이 돼 재활승마를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재활승마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들, 재활승마를 하는 분들 그리고 승마인들 가운데 승마에 입문하게 된 계기 등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활승마의 치료 효과에 대해 모두가 훌륭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치료를 희망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비친 재활승마의 모습은 어떤지, 그간 언론에 노출된 재활승마 관련 뉴스를 언급해 보겠습니다. 빅데이터 관점에서 연관 검색어들을 찾아보면 재활승마는 ‘자격’, ‘치료(사)’, ‘효과’, ‘전문 인력’, ‘ADHD’, ‘사회성’, ‘지적 장애’ 등 치료를 뜻하는 단어들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즉, 말이라는 동물을 매개로 인간의 장애를 치료하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대중은 재활승마의 효과와 효용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말의 걸음은 인간의 보행과 유사해 같은 운동 신경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말을 타는 경험은 의사소통이나 사회 적응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고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러운 것일까요. 굳이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지 않더라도 모두가 인지하다시피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순수하게 재활승마만 전용하는 시설은 9개소로 2013년 조사 결과 1,684명이 이용했습니다. 재활승마와 관련한 구체적 연구 보고는 적고 전문가도, 전문 승용마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53명으로 업체당 평균 0.5명에 그쳤습니다. 표준 매뉴얼도 없습니다. 말산업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 역시 인천·시흥·대구 3곳에 힐링센터를 위탁 운영하다가 장기적 치료를 지원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커녕 사업을 접어 지역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선 승마장에서 체험 한두 번 한 걸로 재활승마를 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 각 분야마다 제 역할을 다하고 전문성을 키워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기업의 참여 및 자원봉사, 재능기부, 재정 지원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승마단이 독보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음에도 외부에서 보기에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철저한 교육과 검증이 중요하고 재활승마에 참여하는 아이들과 가족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 때문이지요.
일각에서는 국내 재활승마가 특정 선진국 방식에 치우치고 자격 미달의 교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미국식 재활승마의 위주 편성보다 조마삭을 하며 기승자의 만족과 참여도를 높이는 독일식 재활승마 도입이 더 좋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또한 사이드워커와 리더 등 전문 인력의 기승 연수 자격 수준을 높일 것과 연구의 실제 적용도 필요합니다. 재능을 기부하는 자원 봉사자들의 참여가 절대적이지만, 홍보와 전문 교육의 딜레마 탓에 참여자가 적다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사실 2013년 10월 18일 열린 한국 재활승마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이런 점들은 이미 우리 내부에서도 지적됐습니다. 당시 박금란 교수는 “재활승마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학교, 학회가 같이 움직여야 바람직하다”며, “지속적 모니터링를 통해 구체적 효과를 이끌어내는 피드백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정광연 삼성전자재활승마센터장과 김종덕 인천힐링센터 사무국장은 장기적 치료를 요하기에 한정된 자원으로 재활승마를 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3월 15일 열린 제2차 학술대회에서도 이동욱 교수는 “국내 실정에 맞는 운영 표준 모델을 도출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공인 인증 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다시 종합하자면, 대한민국 재활승마의 현주소는 말산업 태동기 그리고 한국재활승마학회의 출범과 맞물려 이제 걸음을 뗀 초보 연구 수준이라는 것, 미디어가 한국 재활승마를 보고 있는 ‘시선’입니다. 그리고 재활승마라는 특성, 사회 공익성을 생각해 볼 때 그 수요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중의 차별 없는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말산업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재활승마가 질적, 양적 모두 발전해야 한다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3. 에비던스, 학회지 창간 등 학계의 ‘의무’
사회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관련 이론 연구가 선행되고 검증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말을 이용해 인간의 장애를 치료하는 재활승마 효과의 의미성, 학문적 에비던스라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와야 재활승마가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검증된 승마클럽을 중심으로 인증제 도입 후 재활승마를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특히 학회 등 의료계와 학계의 효과적인 평가 연구가 진행돼 에비던스를 내놓아야 함은 물론 내실 있는 교육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제도의 지속적 보완 발전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유숙 교수팀은 2013년 12월 재활승마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를 통계학적인 의미에서 찾아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1년에 걸친 추적 연구 끝에 재활승마 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ADHD의 주요 증상인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 증상 모두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권정이 교수도 2013년 7월 전주기전대학 주관 재활승마학회 학술대회 당시 “재활승마는 의학적으로 운동 치료 가운데 하나지만 아직 ‘에비던스’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권정이 교수는 “최근 재활승마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우려도 크다”고 했습니다. 말산업 선진국 등 서양에서는 승마 및 말산업 기반이 갖춰진 상태에서 재활승마가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삼성전자승마단의 재활승마 사업 진행 현황에 대해서도 발표하며 “말을 사랑하는 분들이 재활승마의 사이드워커나 호스리더 등의 자원봉사를 감당하지 않으면 재활승마 발전은 어렵다”며, “승마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사람들이 말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고, 재활승마의 치료 효과에 대해 알 때 발전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구 대구승마힐링센터장도 말산업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재활승마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자료가 필요하지만, 논문이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 자료를 찾으면 되겠지만 자체 자료가 부족하니 몇몇 부분에서 논리적으로 재활승마의 효과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종구 센터장은 “재활승마의 장점에 대한 분석도 적어 예비 수요자들에게 적극 권유하기 어렵다”며, “재활승마가 특정 장애에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연구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며 저의 시각에서도 적극 동의합니다. 우리 말산업이 아직 미천하고 승마 인구는 사실 정부 발표와 달리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체험만 많았지 실제 승마를 지속적으로 하는 인구는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우선적으로 재활승마에 관한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학회지가 만들어져야 재활승마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재활승마학회는 2014년 11월 가을 포럼 및 워크숍 등을 통해 해외 단체와 연계 및 운영 모델 연구, 선수 시연 및 국내 정부 정책에 관한 발표 외에도 유관 단체, 각 지자체 등과 긴밀한 협조를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단법인 인가는 물론 2013년 세계장애인승마연맹 정회원 가입 등 국내 재활승마를 대표하는 학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선진 연구 결과의 습득을 넘어서 우리만의 연구 결과와 성과 도출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이 결과를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대중에 알릴 수 있는 매뉴얼과 재활승마 학회지도 만들어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며 현장의 전문가들을 발굴해 함께 상생할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그간 장애아동 한마당 및 재활승마 관련 활동과 학술대회는 외부에서 보기에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 보여주기식 행사로 비칠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승마단이 14년간 꾸준히 재활승마를 해 온 노력을 인정하고 노하우를 배워야 합니다. 2010년 미국재활승마협회로부터 공인재활승마센터로 인증받았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인정받았습니다.
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중은 필요로 하지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용어들, 교육 과정들, 학부모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들을 전문가들이 그리고 숙련된 자원봉사자들이 재활승마 발전이라는 대의로 더 노력해 주실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4. 민간 중심으로 활성화 가능하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은 2014년부터 ‘재활승마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교육 과정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사회 공익적 측면에 주목해 마케팅본부 내 승마힐링센터 T/F팀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재활승마 기반을 구축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승마힐링센터를 설립해 하드웨어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활승마 분야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보급과 온라인 기반 재활승마 교육콘텐츠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확장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재활승마협회 총회를 방문해 국제 인증을 타진했다고 합니다.
권진현 승마힐링센터 수석코치를 인터뷰했는데 한국마사회가 재활승마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면 전국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미국에서 재활승마장을 운영하다가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합니다. 권진현 코치 역시 국내 재활승마는 시작하는 단계로 전국 각지에 재활승마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만, 가이드 표준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표준 모델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마사회는 전국 곳곳에 재활승마 거점을 만들어 민간 승마장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한국마사회가 2012년부터 시흥·인천 등지에 승마힐링센터를 개소하며 2022년까지 승마힐링센터 30개소 개설을 목표로 총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했던 방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승마힐링센터에 대한 지원이 채 2년도 안 돼 거의 전무하다시피 끊겨 사업을 접게 됐고 지역 언론으로부터 ‘유명무실한 사회 공헌’을 한다고 비판받았습니다. 유일하게 대구시와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지원하고 있는 대구승마힐링센터만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 산하 기관으로 우선 사업이 실패한 셈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초창기 시행착오라고 받아들이고, 향후 마케팅본부가 승마힐링센터를 잘 조성해 본 취지대로 인프라 구축과 표준 모델 개발 보급을 잘 해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외부의 시선이나 전망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외국의 경우 재활승마 발전을 위해 학계 전문가는 물론 민간에서 의사와 한의사, 승마클럽 등 여러 그룹이 모여 사례 발표도 하고 토론하며 공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공룡 기관’이 중심이 돼 하달하는 식으로 말산업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재활승마학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여기 계신 회원 여러분은 각 분야에 걸쳐 교육 기관 강의는 물론 현장에서 꾸준히 실습과 사회봉사를 해온 실제 전문가들입니다. 늦었지만, 한국마사회의 승마힐링센터가 성공작이 돼 민간에 자생의 뿌리를 내리고 그 열매를 함께 누릴 수 있으려면 학계의 뒷받침은 물론 현장의 쓴 소리도 가감 없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디어의 입장에서 저희는 언제나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부와 한국마사회의 정책이 올바르게 잡힐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겠습니다.

5. 나가는 말
김연희 회장은 올해 사업 계획으로 세계재활승마연맹 아시안포럼을 국내에서 개최해 국내 재활승마의 역량을 세계에 알려 2021년 세계 대회 유치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재활승마지도사를 포함한 연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에 힘쓰며, 재활승마의 신체·정신·심리·교육 효과를 알리기 위한 연구 및 학술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미디어의 입장에서 본 대한민국 재활승마는 학계나 의료계 또한 선진 연구 결과를 공부하고 적용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현장에서는 이제 막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교관들 중심으로 또는 인증 없이 ‘체험’ 수준에 머무른 초기 단계라고 판단됩니다.
반면 재활승마의 발전 가능성은 인간의 장애 치료 및 사회 공익과 말산업 인식 개선이라는 가치로 어느 분야보다 무궁무진하며 그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대중과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학계와 의료계는 풍성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국가는 자격 취득 등 각종 지원을, 현장은 안전한 활동이라는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재활승마가 발전해 사회에 공헌하고 300여 만 명의 국내 장애인들의 건강을 회복하게 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4월 5일, ‘2015 한국재활승마학회 학술대회’에서 Kate’s Barn Academy의 케이트 박(Kate Park) 대표가 했던 말을 언급하며 발표를 마칠까 합니다.

“재활승마를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생명 사랑 때문이다. 말과 사람의 공생을 위한 첫걸음이 재활승마다. 그렇기에 동물 복지를 생각하고 전문 테라피스트와 함께해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재활승마가 되기를 바란다.”

말로 인해 사람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위해 저와 레이싱미디어 전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끝-

▲한국재활승마학회(회장 김연희)는 학술대회를 4월 30일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열고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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