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경주장면
경마장 내에서 연주회를 갖는 일은 국내외적으로 흔히 볼 수 있지만, 실제 경주중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다면 어떨까.
영국 캠프턴 경마장에서는 경주중에 오케스트라의 반주를 곁들임으로써 더욱 스릴있는 경마를 연출할 계획에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주중에 음악이 동원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경주로 주변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오케스트라는 경주마의 출발부터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흐름에 맞게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게 되며, 특히 경주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최고조에 달한 음악은 더욱 클라이막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진풍경이 기대된다.
경마와 음악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이번 계획은 이미 영국 경마 통괄기구(BHA)의 승인을 받아 오는 8일 열리는 2200M 핸디캡 제 3경주에서 첫 시도될 예정이다.
연주를 맡게된 로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최고 책임자 이언 맥클레이 씨는 “이색적인 연주회를 가졌던 적은 있지만, 경마장에서 그것도 경주중의 연주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라며, “경주가 접전에 이르게 되면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으로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에도 몇 차례 방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로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영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관현악단으로, 경주의 흥미도는 물론 경마팬들의 귀높이도 끌어올려줄 것으로 보인다.
소리에 민감한 경주마에게 과연 장중한 음악이 경주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캠프턴 경마장 CEO인 에이미 스타키 씨는 안전성 면에서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조교사 출신인 그는, “말에게 있어 관중이 내는 소리에 비해 음악은 전혀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람의 경우 긴박한 음악을 들으면 그 템포에 맞춰 한층 빠르게 달릴 수도 있지만, 말의 경우는 어떠한 반응을 나타낼지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캠프턴 경마장은 영국 런던 근교에 위치한 수개의 경마장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다른 경마장에 비해 관중 동원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번 이색적인 시도가 하나의 돌파구로 작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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