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서울경마공원의 풍경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움을 뽐낸다. 관악산과 청계산 속에 푹 파묻혀 있는 서울경마공원과 같은 좋은 자리는 서울근교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계절은 아마도 벚꽃이 팝콘을 튀겨 놓은 듯한 황홀함에 빠져드는 4월 10일 전,후가 아닐까 싶다.

매년 이시기에 서울경마공원에서는 봄맞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부터는 매년 인기를 더해 감에 따라 축제기간을 2주에서 3주로 늘렸다. 이 기간은 경마도 즐기고 축제 행사도 보면서 행사에 직접 참여 할 수도 있어 다른 기간보다 많은 관람객이 서울경마공원을 찾는다. 매년 이 기간에는 여러 종류의 이벤트와 공연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서 즐기는 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그것은 경마의 빅레이스가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기간 축제를 진정한 스프링 레이싱 카니발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행사로 승화 시켰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호주의 경우 찬란한 멜버른의 봄을 노래하고, 한 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스프링 레이싱 카니발은 모든 행사 중 단연 압권으로, 세계적인 이벤트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축제는 총 50일 간 열린다. 빅토리아 주 전역에서 7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해, BMW코우필드컵, 태터셀 콕스 프레이트, 멜버른컵과 같은 세계적인 경마대회를 비롯하여 21개가 넘는 컨트리컵이, 코우필드, 무니 밸리, 플레밍턴 등 빅토리아 전역의 컨트리클럽에서 80여회의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은 빅토리아 주의 공식 휴일이며, 전 세계의 경마 애호가들의 시선을 플레밍턴 경마장으로 집중시킨다. 신문기사의 표현대로라면 “레이스가 열리는 3분 동안 호주 전역의 모든 기능이 멈춘다”고 할 만큼 이 경기에 대한 호주인들의 열기는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바이 월드컵 기간에도 커다란 빅매치 경주가 여러 경주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호주나 두바이월드컵 만큼은 아니지만 봄의 축제 행사기간에 나름대로 관심을 끌어 낼 수 있는 경주가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이를테면, 외국기수 초청경주와 3관마 경주를 알리는 첫 경주를 이 기간에 서울경마공원에서 개최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또는 국내산과 외국산 혼합 핸디캡 대상경주와 세계 여자기수 초청경주 등 관람객들에게 경마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진정 약동하는 새봄의 경연인 “스프링 레이싱 카니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한국경마는 답보상태에 와 있다. 여기에서 경마가 다른 겜블산업과 다른 것은 살아 있는 마필이 주인공 이라는 점이다. 이 마필을 최대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빅매치 경주인 것이다. 이 빅매치 경주를 벚꽃이 만발한 봄맞이 축제기간에 실시하여 관람객으로 부터 더욱 인기있고 매년 축제가 기다려지게 만드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