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영 힐링위드홀스 대표 인터뷰

최근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과 함께 승마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그동안 말산업계는 귀족 스포츠란 승마의 이미지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최근 특혜 의혹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려는 찰나이다. 하지만 승마는 올림픽 출전을 위한 전문 체육 분야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승마의 다른 분야를 소개한다. 2002년부터 일선 재활승마 현장에서 재활승마 전문가로 활동해 온 김철영 힐리위드홀스 대표를 만나 인터뷰 나눴다. -편집자 주.

“아직은 걸음마 단계 재활승마, 발전 위해서는 승마 대중화 필요
정책과 현장과 연결 안 돼…무료는 제공자가 갑이 될 수 있어
황제·고급 스포츠로 이미지 승마, 농업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
재활승마를 통해 말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치유 받을 수 있다”

-힐링위드홀스는 어떤 회사인가?
행복한 사회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말을 매개체로 하는 재활승마를 주 업무로 하는 회사이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한 2015년도에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사회적 기업과 육성산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전단계부터 재활승마를 주 아아템으로 한 회사다.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가?
일반 기업은 영리가 목적이고, 복지는 복지시스템 제공이 목적이다. 그 중간 단계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형태를 말한다. 일반 기업 잉여금을 단순 배당하면 되지만, 사회적 기업은 잉여금을 다시 사회에 재환원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다.

-재활승마란 무엇인가?
‘재활’의 사전적 정의는 장애가 있어서 불편한 사람들이 일상으로 재복귀하는 것을 말한다. 재활승마는 승마를 통해 재활을 하는 것이다. 재활승마 안에는 교육적인 승마가 있고, 체육적인 승마, 스포츠로써 장애인승마가 있는데 그걸 포괄한다.

-재활승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동물자원학을 전공했다. 당시 개, 닭, 돼지 등과 같은 산업동물 쪽은 이미 많이 선점돼 있는 상태였다. 당장 시작해도 후발 주자라고 생각해 당시 잘 보급화 되지 않던 말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말 행동학을 전공했다. 우연히 외래 교수를 통해 재활승마 분야를 알게 됐고, 처음에는 봉사로 시작하다가 다니던 회사가 지방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재활승마 아이템을 갖고 독립을 하면서 재활승마에 뛰어들게 됐다.

-한국의 재활승마는 어디까지 왔나?
재활승마에는 치료적인 승마와 장애인 승마가 있다. 현재 두 분야 모두 초장기라고 할 수 있다. 인력도 인프라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말 타는 사람이 전체 인구에 비해 너무 적고, 아직은 훨씬 더 커야하는 상황이다.

-국가 말산업 자격 중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이 있다. 이 자격을 취득한 이들 일선에서 바로 활용이 가능한가?
재활승마를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힘들다. 의사도 의사자격증만 갖고 있다고 실력을 인정받지 않듯이 레지던트 인턴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자격증만으로는 힘들고, 계속 현장에서도 공부를 해야한다

-재활승마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알단 효용성이 떨어진다. 1명을 태우기 위해 최소 2명 내지 3명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다.
 

 

 

-그럼 어려움 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재활승마학회에서 외국 재활승마전문가들을 초청해 선진사례를 배우고,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긍정적이다. 지속해서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인력 등은 자원봉사를 통해서라도 채워야 한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재활승마 자원봉사를 하면 용인시에서 다른 승마장에서 말을 탈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든지 이런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런 걸 사회경제영역이라고 한다.
재활승마 홍보도 필요하다. 일반대중들은 재활승마에 대해 잘 모른다. 일단 재활승마에 대해 알아야 찾을 것 아닌가? 또, 각 지자체에 보면 각 시군 소속 승마장이나 정부예산이 들어간 승마장들이 있다. 이곳에 조금만 예산을 더 투입해 일주일 중 하루만이라도 재활승마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질적 깊이도 중요하지만 일단 어느 정도는 양적 확대도 필요하다.

-재활승마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로 관련 기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현장의 목소리에 많이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정책들이 현장의 목소리와 연결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마사회는 재활승마를 무료로 하다 보니 서비스 제공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갑(甲)이 돼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현장의 목소리를 좀 듣고 전문가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 말 쪽에서만 사람을 고르려고 하지 말고. 물리치료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들도 말산업계로 데려올 필요도 있다.

-재활승마 관련 예산이 있다. 예산 집행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있는가?
분명 재활승마 관련해 예산이 있고, 집행되는데 지자체나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식으로 집행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재활승마를 비롯한 말산업 가이드맵이나 메뉴얼이 필요할 것 같다.

-재활승마가 재활치료에 확실히 효과가 있나?
ADHD 경우는 약물치료보다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있고, 국내외 많은 연구결과들이 증명하고 있다. 뇌병변 아이들 같은 경우 재활승마를 통해 말을 타고 내리면 보행 패턴이 달라진다. 걷는 속도도 빨라지고, 보폭도 길어진다. 상체 쓰는 것도 좋아지고 말이다. 운동을 통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승마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승마가 황제 스포츠, 고급 스포츠로 이미지가 잡혀있는데 그 이전에 농업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이다. 재활승마를 통해 말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치유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재활승마만 발전할 수는 없다. 승마 발전 위에 재활승마가 있는 게 엄연한 사실이다. 재활승마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승마가 대중화돼야 한다. 좀 더 말 탈 수 있는 승마장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많은 이들이 승마를 찾게 돼야 재활승마도 함께 발전 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일선 재활승마 현장에서 재활승마 전문가로 활동해 온 김철영 힐리위드홀스 대표를 만나 인터뷰 나눴다. 김철영 대표가 뇌병변을 앓고 있는 동윤 군과 함께 기승해 재활승마 치료 중인 모습.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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