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알렉산드라
무패의 여왕 ‘제니야타’(Zenyatta, 5세)와 프리크니스의 여걸 ‘레이첼 알렉산드라’(Rachel Alexandra, 3세)간의 북미 암말 최강 자리를 건 맞대결 가능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제니야타’와 ‘레이첼 알렉산드라’를 소유하고 있는 제스 잭슨 마주는 2두의 대결이 올해 안에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으나, 이 같은 당초의 계획을 뒤엎을만한 파격적인 제안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가구업체 갤러리 퍼니처(Gallery Furniture)의 제임스 맥킹베일 대표가 이들 간의 맞대결에 무려 200만불(한화 약 24억7천만원)의 상금을 걸겠다고 제안한 것.
맥킹베일 대표는 11일 휴스턴 지역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니야타와 레이첼 알렉산드라의 매치레이스(일대일 대결)를 추진하겠다”며, “브리더즈컵이 열리기 전인 9월말 또는 10월초 美남부 샘 휴스턴 경마장에서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승리마에게는 120만불, 패한 말에게도 80만불의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맥킹베일 대표는 2두를 소유하고 있는 제스 잭슨 마주를 만나 이러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며, 조만간 대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성사 가능성을 자신했다.
이에 대해 잭슨 마주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잭슨 마주는 지난달 말 인터뷰에서 ‘제니야타’는 10월 인공주로가 설치되어 있는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열리는 브리더즈컵 출전을 계획하고 있지만, ‘레이첼 알렉산드라’가 인공주로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올해 안에 이들의 대결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제니야타’는 통산 12번의 경기 가운데 10번을 인공주로에 출전한 반면, ‘레이첼 알렉산드라’는 단 한 번의 인공주로 출전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때, 2두의 주로적성이 맞대결 성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잭슨 마주측이 이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쉽게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2두가 모두 같은 마주의 소유라는 점에서 맞대결 가능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맞대결을 제안한 맥킹베일 씨는 경마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 인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거에도 레인스 앤드 스테익스 등 굵직한 대회 스폰서로 나섰던 경험이 있어 이번 대결을 통해 북미 경마팬들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기업홍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두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전 세계 경마 팬들이 기대하는 ‘세기의 매치레이스’가 펼쳐지게 된다.
지난해 브리더즈컵 레이디스 클래식 초대 타이틀을 거머쥔 ‘제니야타’는 통산 12전 전승가도의 자타가 공인하는 북미 최고 암말이다. GⅠ대회만도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선추입이 자유로운 전천후 경주마라는 것도 강점이다.
‘레이첼 알렉산드라’는 켄터키 오크스에서 20마신 차 대승, 암말로는 85년만에 삼관경주인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를 우승하는 등 화려한 이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올해 들어 연승을 이어가며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는 3세 건각이다.
전적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세계 경마 팬들은 벌써부터 이들의 대결을 미리 점쳐보며 ‘세기의 빅매치’의 개최를 고대하고 있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역대 어떤 매치레이스 있었나
1878년 당시 美동부 최강 ‘텐 브로익’과 서부의 ‘몰리 맥카티’ 간의 4마일 일대일 대결이 매치레이스(Match Race)의 시초다. 그동안 북미에서 있었던 매치레이스는 모두 7번으로, 그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리며 흥행뿐 아니라 경마저변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처왔다.
1920년 20세기 최고의 경주마 ‘맨 오워’와 최초의 삼관마 ‘서 바튼’의 매치레이스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고, 영화로 유명해진 ‘씨비스킷’과 ‘워 애드머럴’의 대결 그리고 ‘나슈아’와 ‘스왑스’의 대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승부다.
가장 최근의 매치레이스는 1966년 역대 최강의 암말로 평가받던 ‘러피안’과 ‘풀리쉬 프레져’간의 성(性)대결로, 이 경주에서 ‘러피안’은 골절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지는 불상사를 당해 이후 매치 레이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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