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학자, 양재혁의 말 이야기 - 말 기초과학에 관하여2]

학생들이 장수승마장에서 열린 승용마 경매에 참석한 장면

말의 소화는 사료를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이다. 말과 사람의 소화기관은 같다. 그러나 말은 독특하고 아마도 여느 동물보다 더욱 문제가 일어날 여지가 많다. 이런 이유는 해부학적인 문제 때문은 아니고 인간이 말을 자연에서 가축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야생에서는 먹는 것과 천적을 경계하는 것 그리고 망아지를 생산하는 일을 제외하곤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 의미는 말들이 배회하면서 어린 풀잎들을 먹기에 소화가 쉽다는 뜻이다. 낮이고 밤이고 소량을 소비하는 상황에선 소화에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바꿔버렸다. 첫째, 사료가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됐다. 둘째, 많은 경우에서 말이 사료를 선택할 수는 없다. 말은 그의 의지대로 초지를 오랫동안 어슬렁거리지 못하게 됐다. 말 주인이나 말 관리사들은 바쁜 스케줄로 소량의 사료를 자주 급여하지 못한다. 반면에, 그들은 다량의 사료를 급여하는데 가끔은 하루에 한 번만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료는 말의 소화기관을 공격하고 이는 대체로 손 댈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산통이나 제엽염과 같은 문제들이 나타난다.

경주나 사역 등의 일을 하는 말은 초지에서 풀 뜯으며 놀고 있는 말과 영양소 요구량이 다르고, 젖으로 망아지를 키우는 암말 역시 영양소 요구량이 거세마와 다르다. 또한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는 것 대신에 소량을 자주 급여하는 게 중요하다.
 

▣입
소화기계는 입부터 논의되는데 여기서부터 소화가 시작되어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입술(lips)
윗입술은 매우 강하고 움직일 수 있으며 사료를 고르고 움켜잡을 때 사용된다.

□앞니(절치, incisors)
앞니는 물거나 풀 및 배합사료를 효과적으로 자르거나 끊을 수 있게 형성돼있고 이는 풀의 밑동을 칼처럼 자를 수 있다. 말이 마사에 갇혀있고 초지에 나가지 못하면 앞니는 자르는데 이용돼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앞니의 마모가 없어져서 과도하게 길어진다.

□어금니(구치, molars)
어금니는 작은어금니(전구치)와 큰어금니(구치)로 나누어지는데 어린 말에서는 어금니가 없고 성숙하면서 3개의 작은어금니와 3개의 큰어금니가 돋으며 사료를 갈고 씹는 기능이 있다. 초지에서 말은 입술, 혀 및 이빨의 조화로 풀을 집어 뜯으며 초기 소화가 이루어지고 하루 약 6만 번의 씹는 운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건초와 배합사료를 먹을 때는 그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다시 말해서, 이 치아들은 턱을 옆으로 운동해 저작하고 이때 아래턱의 운동 범위는 사료 입자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다양한데 초지의 청초 또는 건초를 먹는 말은 농후사료 또는 펠렛사료(사료를 성형하여 작은 알갱이로 만든 것)를 먹는 말보다 운동범위가 크다. 턱 운동 패턴은 구치의 마모에 영향을 주는데 초지에서 사육되는 말보다 마사에서 지내는 말이 치아 끝이 뾰족 하게 되는 사기질첨화(sharp enamel point) 발생이 많다. 첫째작은어금니는 이리치아(낭치)라 하는데 재갈을 물릴 때 방해가 되면 발치하는 게 좋다.

□하악선(mandibular)·이하선(parotid gland)·이하선(sublingual gland)
말의 입에는 3개의 타액선(침샘)이 있고 하루에 거의 10~12L의 침을 생산한다. 침의 원래 목적은 음식물에 섞여서 물기 있고 부드러운 공 모양의 덩어리로 만들어 쉽게 삼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소화과정에서 침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분이 2개있다. 하나는 중탄산염인데 위 안에서 아미노산을 보호하고 완충하며 다른 하나는 소량의 분해효소를 가진 침으로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는다. 말은 아밀라아제가 분비되지 않는다.

□혀
혀의 기능은 사료를 덩어리(bolus)로 만들고 구강의 뒷부분인 구강인두부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

▣식도
식도는 단순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130~150cm 길이의 튜브모양 기관이고, 섭취한 사료를 입에서 위로 운반한다. 말이 청초와 건초를 먹었을 때 식도에는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근이나 사과와 같은 덩어리들을 먹었을 때 잘게 갈지 못하면 위로 넘기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배합사료를 완벽하게 씹지 못하고 넘기게 될 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매우 작은 용적이기 때문에 사료에 의한 식도폐색은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위
□식도부(esophageal region)
샘(선, gland)이 없고 사료의 pH가 중성이다.

□심장부(cardiac region)
샘(선)에서 염산의 효과로부터 위벽보호 목적으로 점액을 생산한다.

□분문부(fundic region)
위의 주요 몸체로 다음과 같은 3종류의 세포가 있다.
①벽세포(parietal or border cell): 염산분비
②경주세포(neck chief cell): 점액분비
③체주세포(body chief cell): 효소분비. 이 부위에서는 사료가 강산(highly acidic)이 된다.

□유문부(pyloric region)
점액과 소량의 단백질 소화효소를 분비한다. 사료는 이 부위에서 매우 강한 산성을 띤다.

위는 말의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전체 소화관의 용적에 비해 겨우 10%에 지나지 않는데 참고적으로 개는 60%, 돼지는 30%, 토끼는 15%에 이른다.

사료는 매우 빠르게 위를 통과한다. 실제로 말이 사료를 다 먹을 때까지 어떤 상황에서는 처음의 사료가 이미 위를 떠나버린다. 그 시간은 15분이 채 안 걸린다. 위 안에서는 사료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펩신 및 고체입자를 잘게 부수는 염산과 혼합된다.

위는 분문부, 위저부, 유문부와 같이 3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분문부는 식도가 위로 들어오는 근처에 위치한다. 여기에서 최초로 사료와 염산이 혼합되고 구강에서부터 넘어 온 사료에서부터 용해성 당의 방출과 함께 천천히 발효과정이 시작된다. 위에서 가스를 생성하고 트림을 하거나 축적된 가스를 방출하는 원인은 매우 작은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이며 이는 중요한 소화생리이다.

두 번째 부위는 위저부이고 여기에서 발효의 수준이 감소한다. 세 번째 부위는 유문부이고 위가 소장과 만나는 부위이다. 발효는 거의 사라지지만 단백질 소화는 증가한다.

소량의 사료를 자주 급여하는 것이 좋은지 여전히 논란이 있다. 위 안에서는 강산이 일하고 있지만 위 안으로 사료가 유입되면 위산은 지방과 아미노산의 소화에 유익하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가 비어있으면 위산은 분문부의 보호되지 않는 편평상피세포(비선부)를 공격한다. 이 손상이 많아질 경우에는 결국 궤양으로 발전하고 말의 능력, 식욕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 참고문헌
1. Brega J. Anatomy & physiology; Essential equine studies(Book 1). J. A. Allen, London, 2004.
2. Sellnow L. Food factory. The horse 2006, 23(10), 73-77.
3. White NAⅡ. The equine acute abdomen. 1st ed. pp. 2-48, Lea & Febiger, Media, 1990.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