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구」, ‘사행산업 도박중독유병률 활용 정책에 대한 고찰

저자= 김종국 한국마사회 전 공정본부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스포츠문화복권정책학과 박사과정 재학.

본 기고문은 「사회연구」(2016년 통권 제1호, pp. 9~56)에 실린 김종국 한국마사회 전 공정본부장의 ‘사행산업 도박중독유병률 활용 정책에 대한 고찰(공동 저자 이홍표 교수)’입니다. 기고에서는 국내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확산을 방지하는 규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도박중독 유병률’의 산정 방식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병률 조사에 대해서는 사감위 출범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았기에 유병률 조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활용한 매출총량 배분정책이 타당한가에 대한 테제를 본지와 함께 제안하고자 연재를 시작합니다. - 편집자 주.

▣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
도박중독 실태조사 및 유병률에 대한 전 국민 대상 연구 조사는 2002년 이후 사감위 출범까지 5차례(한국마사회, 2004; 문화관광부, 2006; 사감위, 2008; 한국마사회, 2008)에 걸쳐 이루어졌다.

문제는 측정 도구에 따른 유병률 측정 결과의 편차가 심하다는데 있는데 2008년 조사에 따르면 CPGI에 의거한 도박 중독 1년 유병률이 9.5%로 가장 높았던 반면 K-MAGS와 K-NODS의 1년 유병률은 3.0~3.8%로 2~3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성 도박자나 병적 도박자 뿐 아니라 하위 수준의 범주를 포함할 경우에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예컨대 일부 도박중독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중위험 도박자를 포함할 경우 CPGI에 근거하면 도박문제가 있는 사람의 비율이 무려 23.5%에 이른다. 이에 비해 병적 도박자 밑의 문제성 도박자를 포함시킨 K-MAGS와 K-NODS의 1년 유병률은 6.2~6.8%로 대략 4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DSM-IV의 정신의학적 기준에 근거한 K-MAGS와 K-NODS의 유병률 수치는 상당히 유사한 반면 CPGI의 유병률 측정치는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K-MAGS와 K-NODS가 정신의학적, 정신병리적 근거해 구성되어 있는 반면 CPGI는 심리적 피해에 근거하여 문항이 구성되어 있으며 ‘중독 증상’ 보다는 일반인의 도박문제를 판별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때문이다. 또한 조사에 앞서 도박중독의 개념과 수준 정의, 척도의 선정, 조사 방법, 범위나 내용 등 도박 관련 내용과 방법 전반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에는 4차례(한국마사회, 2009, 사감위, 2010, 2012, 2014)에 걸쳐 유병률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사감위는 2014년에 처음으로 전국민(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했다. 사감위에 의해 수행된 일반인 및 사행산업의 도박중독 유병률 결과는 과 같다.

사감위 조사 일반인 및 이용자 전체 도박중독 유병률(CPGI)
>>2008>2010>2012>2014>
일반인>계>9.5>6.1>7.2>5.4
>중위험>7.2>4.4>5.9>3.9
>문제성>2.3>1.7>1.3>1.5
이용자>계>55.0>61.4>41.0>36.0
>중위험>25.9>22.2>22.9>19.0
>문제성>29.1>39.2>18.1>17.0
자료 : 사감위, ‘2014년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2014.10) p.35,139

의 결과에 근거, 사감위는 CPGI에 근거해 일반인의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출한 결과, 2008년 9.5%로 외국에 비해 높았으나 2014년의 경우 5.4%로 대폭 낮아졌다고 했다. 또한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중독 유병률도 2008년 55%로 매우 높다면서 규제를 시작했으며 그 결과, 2014년에 이르러서는 36%로 대폭 낮아졌다고 했다.

또한 의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중독 유병률을 보면 복권 10.2%, 토토 14.5%, 경마 49.1%, 카지노 61.8%로 매년 낮아지기는 하지만 업종별 유병률에는 큰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중독 증상을 측정하는 K-NODS 등이 아니라 일반인의 도박 문제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CPGI에 근거해 유병률을 산출하고 ‘도박중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CPGI와 K-NODS에 따른 유병률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 특히 내성이나 금단 증상 등이 도박 문제의 일부 위험성이 존재함을 알리고 경고하는 ‘중위험 도박’ 수준을 도박 중독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 등에서 유병률 산출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의심될 수 있다.

사행산업 업종별 이용자 도박중독 유병률 비교 (단위: %)
구분>2008년>2010년>2012년>2014년>증감(‘14-’12년)
복권 판매소>11.1>20.3>10.9>10.2>-0.7
체육진흥투표권 판매소>11.1>35.5>18.6>14.5>-4.1
내국인 카지노>79.3>85.6>53.1>61.8>8.7>
>>->->60.3>49.1>-11.2
경마장 본장>39.3>68.0>47.8>44.3>-3.5
>장외>72.9>82.9>69.3>52.9>-16.4
>>->->45.7>39.9>-5.8
경륜장>본장>56.4>66.9>38.7>29.1>-9.6
>장외>74.3>79.2>54.0>52.4>-1.6
>>->->39.7>38.4>-1.3>
경정장>본장>68.6>75.5>22.5>35.2>12.7
>장외>57.9>80.1>52.9>40.9>-12.0
자료 :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4년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2014.10), p144

▣유병률 조사 문제점 관련 선행연구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유병률 조사 방법과 조사 결과의 활용에 대한 여러 논란이 제기됐고 유병률의 차이에 따라 사행산업 업종별 매출 총량을 규제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유캔센터는 사감위가 도박중독 유병률 측정도구로 삼고 있는 CPGI 조사 시점마다 유병률이 달라지는 등 신뢰도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감위가 도박중독 유병률로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 비율을 합쳐서 발표하는 것은 유병률을 과도 추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문제성 도박자’의 비율만으로 유병률을 산출,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수준별 집단에 대한 차별적 정의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경희(2009)는 CPGI가 ‘문제성 도박’과 ‘중위험 도박’이라는 용어를 차용하고 있지만 K-NODS 등과는 정의하는 바가 다르며, 따라서 구성개념이 정의하는 범위 내에서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컨대 이경희의 연구에서 CPGI(PGSI) 진단 기준에 의거해 가장 높은 중독 수준인 문제 도박자로 분류된 사람들의 K-NODS 점수를 살펴보면 평균 3.61로 K-NODS의 기준에 의하면 병적 도박자가 아니라 문제 도박자에 속한다. 중위험 도박자의 K-NODS 기준 평균 점수 역시 0.78에 불과했는데 K-NODS 기준에 따르면, 도박 문제가 전혀 없는 사교성 도박자 집단에 속하는 것이다. 즉 CPGI에 의해 평가된 중위험 도박자는 K-NODS에 의하면 도박문제가 없는 사교성 도박자들로, 평범한 사람들을 심각한 도박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둔갑시키는 허위 긍정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 비판에 직면해 사감위는 2009년 CPGI를 개정하기로 했고 2011년 한국형 유병률 척도를 개발하여 KGBS-L, KGBS-H(Korean Gambling Behavior Scale, L form, H form : L(Low)형은 일반인 대상이고 H(high)형은 이용자 대상임)를 발표했다. 또한 CPGI도 재검토해 K-CPGI를 개발했지만, 2012년 실태조사에는 개정된 2011년 형을 사용하지 않고 이전의 2009년 CPGI와 KGBL-L과 H형을 실시했다.

2012년 조사를 근거로 해 응답자의 점수를 K-GBS, CPGI(2009년형), K-CPGI(2011년 형)로 각각 환산해 보면 CPGI에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감위의 사행산업 이용 실태 조사에서조차 K-GBS와 연계를 시도한 두 개의 번역본 척도(CPGI, K-CPGI 2009, 2011)의 연계 기준 점수 체계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두 종류의 CPGI가 각기 다른 심리 측정적 속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조사방법에 따른 차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두 번역본 중 심리측정적 속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번역본을 확인해 앞으로는 하나의 번역본만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감위 보고서에서도 조사 방식의 차이에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하고 있을 뿐 척도의 심리측정적 특성이나 수준 등에 대한 경험적 고찰, 향후 대응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척도에 따른 차이가 크므로 향후 어떤 척도를 사용하여 연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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