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육군사관학교 군마대장 인터뷰

▲수의장교인 이종석 육군사관학교 군마대장은 말은 개와 고양이와 같은 소동물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군마대가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육군사관학교 승마경기장에서는 ‘제49회 이용문 장군배 전국승마대회’가 열렸다. 민간 승마장이 아닌 군사 시설 내에서 펼쳐지는 승마대회이기 때문에 모든 대회 준비는 군인들에 의해 이뤄진다. 그 중심에 전군 유일의 말 운용 부대인 ‘육군사관학교 군마대’가 있다. 군마 사육·관리를 담당하는 군무원과 조교병들을 중심으로 장애물 설치부터 대회 관리까지의 임무를 수행했다. 총괄을 맡고 있는 이종석 신임 군마대장과 이야기 나눠봤다.


-군마대 소개를 짧게 해달라.
전군 유일의 군마대는 지난 1966년 창설됐으며, 군마대장을 비롯해 군마 사육·관리를 담당하는 군무원, 군마 조교병 등 총 12명이 소속돼 있다. 이용문 장군배 승마대회 개최뿐 아니라 육사생도들의 승마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학교 내외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승마 대중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성신여대, 태랑중학교 등에 승마 수업 및 체험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 육군사관학교 전 생도를 대상으로 승마 교육을 지원하는가.
아니다. 현재 승마부 소속 사관생도들에게 승마 교육을 하고 있다. 별도로 토요일에 진행하는 ‘토요강좌’에서는 사관생도들 가운데 희망하는 생도들을 대상으로도 가르치고 있다. 과거에는 성적이 우수한 생도들만이 승마 수업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대중화된 이유에서인지 많은 생도들이 승마부에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승마부 선발 경쟁률도 높은 편이다.
지휘관의 교육 철학에 따라 전 생도가 승마를 배웠던 적도 있었다. 1학년 생도는 주말에 밖에 출타를 할 수 없는데 그 당시 학교장님의 지시로 1학년 전 생도가 토요일마다 승마 체험을 실시한 적이 있다. 한때는 0.5점의 학점이 배정돼 승마 교육을 한 적도 있다.

-성신여대나 태랑중학교 승마 지원은 무엇인가.
태랑중학교와는 MOU 맺었다. 육군사관학교 입학시험이 인근 태랑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시험을 위해 중학교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호 협력 차원으로 승마 체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1학기에 10번에 걸쳐 체험을 지원한다.
성신여대는 1학기 당 15주의 교육을 한다. 20명이 정원인데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 과목이라고 한다. 성신여대생들이 매주 육군사관학교 승마경기장으로 들어와 교육을 한다.

-군마대장으로 온 지는 얼마나 됐나.
이제 한 달가량 됐다. 군마대장은 수의장교들이 맡는다. 이전에는 식품 예방 쪽에서 근무를 했다. 수의장교라고해서 동물들과 직접 맞닥트리지만은 않는다. 수의장교 70% 정도는 질병 예방 또는 식품을 담당하는 분야에서 활동한다.

-과거 말을 접한 적이 있는지. 말에 대한 느낌은 어떠한지.
아니다. 수의학 공부할 때도 직접 말을 본 적은 없었다. 처음에 말을 봤을 때 이렇게 클지 몰랐다. 여기 오고 싶은 이유가 말을 관리하고 직접 볼 수 있다고 해서 지원했던 거였다. 처음 말을 봤을 때 느낌은 재미가 있었다. 처음 말을 처음 타봤을 때는 무섭긴 했지만, 두 번쯤 타니깐 괜찮더라. 지금은 이용문 장군배 승마대회 준비 등으로 바빴고 시간도 없었지만 나중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승마를 배워보고 싶다.

-수의학을 공부하면서 ‘말’을 접했던 다른 점이 있나.
정확한 내용은 상기할 수 없지만, ‘말’에 대해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학습적인 측면에서 배우는 입장이라 말의 해부학적인 측면만 공부했다. 말에 어떤 품종이 있고,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배우지 않았다. 여기 오면서 직접 말에게 약도 놓아야 하고,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말’은 개와 고양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개와 고양이는 돌봐주고 함께 놀아주면 되지만, 말은 사람과 특별한 교감이 필요한 것 같다. 군마대에 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써니’라는 말이 감기에 걸렸다. 내가 직접 말한테 주사를 놓아야 했는데 처음 하는 경험이기도 하고 혹여 발에 차이는 건 아닌지 싶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주사를 몇 번 놔주고 하루 이틀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보고, 먹이도 조금씩 주다보니 이젠 날 알아보는 것 같더라. 처음엔 날 거부하는 듯했는데 이제는 먼저 고개를 내밀고 반기는 듯하다. 개와 고양이 둘 다 키워봤지만 말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고, 교감이 중요한 동물인 건 분명하다. 여기 계속 있으면, 말의 독특한 매력에 빠질 것 같다.

-군마대 조교병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현재 3명이 조교병으로 활동 중인데 다들 선수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한 친구도 있고, 대학교에 재학 중에 입대한 친구들도 있다. 다음 주에 조교병 1명을 더 뽑는다. 1명을 뽑는데 11명이 지원해 경쟁률만 11대 1이다.

-앞으로 군마대를 어떻게 이끌 건지.
과거 말이 중요한 전투수단으로 활용됐을 때는 군마대의 역할은 컸다. 하지만, 장비의 기계화로 인해 그 역할은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육군사관학교 군마대는 충분히 필요성을 갖추고 있다. 생도들의 승마 교육을 비롯해 기마민족의 후예로 상징성도 갖췄다. 또한, 대민적인 대외활동을 통해 신뢰받는 군의 이미지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대한 행사를 많이 나갈 생각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든든한 군의 이미지에도 힘쓸 것이다.


▲수의장교인 이종석 육군사관학교 군마대장은 말은 개와 고양이와 같은 소동물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육사 군마대의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군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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