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 창간 4주년·경마문화신문 19주년 인터뷰

▲2016년 1월 취임한 배근석 마사동우회장(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을 만나 원로 입장에서 온 우리 말산업계와 한국마사회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배근석 회장은 “마사회는 제게 제2의 고향”이라며, “은퇴한 직원들끼리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회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근석 마사동우회장(전 한국마사회 부회장)

말띠 출생으로 뚝섬 시절 입사해 말산업계 40년간 몸담고 활동
경마산업 위축 되는 모습에 가슴 아파…정책 지속 발전 중요
후배들 보며 자랑스러워…은퇴한 전문 인력 활용 방안도 찾아야
퇴직자들 모여 교감할 수 있는 (가칭)마사동우회관 설립 필요

1979년 7월 15일 입사해 2012년 1월 28일 퇴임하기까지 33년간 한 직장에서 한 우물만 판 사람이 있다. 고객지원처장, 기획조정실장, 경영혁신실장, 감사실장, 총무인사처장 등 주요 직책을 맡았고 2009년 말산업본부장, 경마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탁월한 경영 관리 능력을 보여 부회장으로 내부 승진, 이후 회장 대행까지 했다.

2000년 영등포지점장 재직 당시에는 지역사회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로부터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 말 방역협의회 발족을 실제 주관했으며 말 등록원을 만들어 경주마뿐 아니라 승용마, 번식마 등의 말 등록 제도를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퇴임 후에는 업무 전문성을 살려 2012년 9월 개장한 KRA시흥승마힐링센터장을 2015년 12월까지 맡았다.

말산업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그 샘물을 이제는 후배들과,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배근석 마사동우회장(62)을 6월 9일 한국마사회 마사동우회장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배근석 회장은 위축되고 있는 경마산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규제나 통제보다 정책적 지원으로 경마산업이 발전해야 말산업 전반이 성장할 수 있다며 정책의 지속성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 33년간 한국마사회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1979년 뚝섬경마장 시절 마사회에 입사했습니다. 88년올림픽을 계기로 과천으로 오게 됐고 과천 시대를 맞이하면서 매출액이 상당히 느는 등 마사회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 환원 사업 등이 긍정적으로 전개됐습니다.
최근 10여 년 전부터 경마를 통제하는 수단만 강구해 경마·말산업 발전이나 정부 국가 세수 기여에 위축이 돼 있다는 생각입니다. 규제를 풀어 누구나 편안하게 스포츠로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경마·말산업이 발전할 수 있고 그래야 또 한국마사회의 설립 목적이 달성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외발매소 문제나 최근 사태를 보면 상당히 걱정스러운 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 애착을 갖고 말산업계에 오래 몸 담으셨는데요.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개인적으로 제가 말띠입니다. 말띠가 말 회사에 온 셈입니다. 고졸 사원으로 입사해 대학, 대학원까지 다녔고 부회장까지 했다는 건 저로서도 대단한 영광입니다. 힐링센터장을 3년 8개월간 하고 2016년 1월부터 마사동우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약 40년간 말산업계에 몸담고 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장성해 외국에서 교수와 회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마사회는 제2의 고향, 친정 같고 애착도 남다릅니다. 마사회가 잘 발전해 10년, 20년이 지나도 제가 한국마사회 부회장을 했노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석사 논문으로 재가노인복지정책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탈리아 재활승마에는 보험이 포함됐다는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직영 재활승마센터의 필요성도 이전부터 주장하셨는데요.
“한국장애인승마연맹 수석부회장으로 지금도 일하고 있고 초대 승마힐링센터장으로 활동하면서 재활승마의 사회 공익적 측면을 알리는 데 노력했습니다. 또한 전국민말타기운동을 추진하며 임원들에게도 승마를 하게 했고, 전국 승마장 현황을 파악하는 등 전국에 승마 붐을 확산하게 했습니다. 정책이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했으면 하는데 이후 형태가 변형되는 등 아쉬움이 있습니다.
승마힐링센터로 장애인들에게 말로써 치료할 수 있는 사업은 마사회가 해야 합니다. 재활승마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한계가 있어 아쉽습니다. 또한 제가 봤을 때 재활승마는 의료보험을 도입하는 게 맞습니다. 물리치료는 되고, 말로 재활승마를 하는데 의료보험이 적용 안 되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며 이탈리아에서 의료보험을 한다는 점을 새로 알았는데 아직 우리 여건에서 안 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 내부 승진을 거쳐 부회장까지 하셨습니다. 후배들을 보며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다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자랑스러운 건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제도를 외국 자료나 유학, 출장을 통해 배워 경마산업이 발전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외산마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국산마가 70% 이상 되게끔 제도화했고, 아시아경마회의(ARC)를 개최해 한국의 경마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데 노력했습니다. 파트국가도 아니었는데 파트3를 거쳐 파트2국가가 되면서 한국 경마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 후배들이 참 수고하셨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느낍니다.
아쉬운 건 경마산업 자체가 일반 사회와 연계성이 없고 연관 산업이 적다 보니 여기서는 전문가인데 그만두게 되면 할 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큰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말산업 자체가 정착이 됐으면 합니다. 경마, 승마, 재활, 생산, 육성 등 모든 분야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기를 또한 바랍니다.”

- 마사동우회 역할이 중요한데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동우회 목적은 순수합니다. 직원들 경조사 때 찾아뵙는 일 등입니다. 동우회가 만들어진 건 오래됐지만,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전직 장관과 전직 국회의원부터 전직 회장, 부회장, 감사, 이사, 직원 등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재결, 심판, 수의, 축산, 발주, 승마교관 등 모든 전문가들이 망라해 있습니다. 이 인력이면 외국 가서 경마장을 운영해도 남을 전문성을 가진 인력입니다. 종종 외국에서 제의가 오기도 하는데 은퇴한 전문 인력을 활용할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회원들은 재활승마 자원봉사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부회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가 회장을 하게 됐습니다. 실질적 지원이 부족해 경영상 애로점이 있어 구조조정을 했지만, 아직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은퇴 직원들과 소속 회원들, 선후배들간의 안식처이자 사랑방 역할도 기대할 텐데요.
“제가 부임하고 나서 총회는 마사회 강당에서 하고 식사는 구내식당에서 하며 비용도 아끼고 예전에 다니는 직장 구경도 하는 문화로 바꾸고 있습니다.
다른 동우회는 보통 회관이 있습니다. 퇴직자들이 모여 밥도 먹고 장기바둑도 하는 등 교감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이 우리 마사동우회에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관 건립과 관련해 회원들에게 십시일반 특별적립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변두리에 조그마한 단층 건물이라도 마련해 회원들이 교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한국마사회가, 우리 말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원로 입장에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07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사회 이슈화되며 사감위가 경마산업에 대해 통제를 위한 통제를 하면서 경마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공산권을 제외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데 경마를 직접적으로 통제하거나 구매 상한선을 설정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도박성이 가미된 스포츠지만, 합법적 기관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하경제로, 불법도박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말산업이 발전하려면 우선 경마산업이 발전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통제나 규제로는 경마산업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통제하고 규제만 하니 당초 설립 취지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구매상한선을 없앤다던지 음성적인 불법 베팅을 단속하는 방향을 세우고 여기서 나온 이익금에서 세금을 내고 말 생산 농가를 지원하고 교배 사업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끝으로 말산업계 종사자들, 독자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문영 대표님께서는 특히 말산업, 경마산업에 대해 집착을 갖고 열심히 해오셨습니다. 김문영 대표님 같은 분이 몇 분만 더 나오게 되면 우리 말산업은 정당한 비판과 조언을 통해 발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독자들께서도 말산업 전문 언론이 발전할 수 있도록 잘하는 부분은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사회에서도 전문가들을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해 산업 발전 방향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말산업 전문 언론으로 출발했는데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저희도 돕고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획기적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향후 본지에서는 마사동우회 소속 회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원로들, 은퇴한 전문가들의 입장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날 배근석 회장은 마사동우회 감사이자 마사회 재직 당시 법무팀장과 경영관리실장, 승마훈련원장을 역임한 이건우 공공노무법인 대표, 역시 경마처장, 총무인사처장, 부경지역본부장을 역임했던 이종대 전 경마본부장 그리고 심판실장을 역임한 최우섭 (사)한국경마미디어협회장를 추천했다.

▲2016년 1월 취임한 배근석 마사동우회장(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을 만나 원로 입장에서 온 우리 말산업계와 한국마사회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배근석 회장은 “마사회는 제게 제2의 고향”이라며, “은퇴한 직원들끼리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회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근석 회장은 위축되고 있는 경마산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규제나 통제보다 정책적 지원으로 경마산업이 발전해야 말산업 전반이 성장할 수 있다며 정책의 지속성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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