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 창간 4주년·경마문화신문 19주년 특별 인터뷰
김학신 세종대 산업대학원 교수



긴 머리 딴 어린 처녀 마부 앙카
산들산들 휘파람으로
낯선 여행자를 놀려주고픈
장난기 꿈틀대는 말들을 몰고
해맑은 아이들은 저 푸른 초원 위로
벌써 동무들과 말 달리고 있네

-김학신 교수의 시 ‘초원의 추억’ 中

세종대에서 국내 기업 CEO 및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경영자 과정을 총괄 담당하고 있는 김학신 교수의 시이다. 작년 몽골을 찾았을 당시 테를지 국립공원을 흐르는 강변을 따라 말을 달린 소회를 담았다. 승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시에 대한 영감을 더욱 받는다는 김 교수는 사실 말산업과 무관한 마케팅 교육 전문가이다.

말산업과 무관한 분야의 전문가로 말산업의 외곽에서 시작했지만 기업 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승마의 매력을 전하고, 올바른 승마문화 정착을 위해 교육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대학원에서 ‘말산업’을 특화한 전공 석사과정을 개설한다. 현재 ‘말산업’ 분야의 학사 과정은 여러 대학에 개설돼 있지만, 대학원 석사과정은 이곳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창간 4주년을 기념해 지난 16일 세종대에서 김학신 교수를 만나 교육자 관점에서 바라본 ‘말산업’에 대해 얘기 나눠봤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말산업’을 특화한 대학원 석사 과정을 개설한다고 하던데.
맞다. 오는 가을학기부터 국내 최초로 ‘말산업’ 석사과정을 개설한다. 내가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스포츠산업학과를 맞으면서 추진했다. 스포츠산업학과에는 말산업경영, 스포츠마케팅, 스포츠의학, 레포츠관광 등 4가지 전공을 마련했다. 내가 정말 말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말산업을 진정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산업이 발전하려고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말산업’이 특화된 대학원 석사과정 개설은 큰 의미 있다.

-어떤 교육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말산업경영’ 전공은 전문 체육, 생활 체육뿐 아니라 재활, 시설, 용품, 패션, 관광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마케팅을 비롯해 서비스, 의학을 활용한 재활 트레이닝까지 말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진행된다. ‘말산업경영’ 전공 지원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전공에 맞춘 교과목들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교육을 통해 말산업을 더욱 체계화하고 특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거다. 아무래도 첫 전공 개설이기 때문에 무리한 개설은 쉽지 않다. 아직 입학도 안 했는데 과목만 무리하게 개설할 수 없지 않은가.


▲김 교수는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그동안 틈틈이 적어 온 시들을 엮어 ‘감성만리’란 시집을 냈다. 말과 함께하면서 시에 대한 영감을 더욱 받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석사과정을 통해 의도한 바는.
석사과정 대상자들은 주로 말산업 분야의 승마지도자와 사업자, 관련 기관 또는 협회의 종사자들이 될 것이다. 지도자는 선수 출신, 교관 다 해당한다. 경영하실 분들은 필수다. 석사과정에서 심화 수업을 통해 각자의 전문성을 한층 살릴 수 있고, 대학원 수료 후에는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일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말산업’에 특화된 시장 분석, 소비자 행동 파악, 각종 마케팅과 서비스 등은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아마 향후에는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생들이 말산업을 이끌고 리드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거다.

-‘말산업경영학’은 누가 담당해 가르치는지.
난 물론 아니다. 말산업 분야의 최고수분들을 초빙해 수업을 진행할 거다. 실력과 인지도 모두 갖춘 분을 말이다. 대학원 과정이니만큼 석사학위 이상의 인사일 것이다. 커리큘럼이 없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모르는 분들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우리 대학원의 기본적인 수업 커리큘럼은 잘 갖춰져 있다. 마케팅을 비롯해 서비스, 유통, 시설관리, 이벤트 등등 세분화돼 잘 짜졌다. 여기에 ‘말산업’을 접목시켜 특화하는 거다. 말산업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해 최고의 수업으로 만들 거다. 예를 들면, 법규와 관련된 과정에서는 말산업 관련 법 등을 공부하고, 역사를 배우는 과정에서는 말산업 전반에 대한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거다.

-세종대 산업대학원만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던데.
인터넷을 통한 원격 수업으로 진행한다. 시공간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지 편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 있든 지방에 있든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우리 말산업을 배우고자 한다면 공간의 여건에 제약받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교육 과정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교육 중인 지도자들도 강의실에 오지 않고 석사를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졸업 논문 대신 전공과목 이수로 졸업도 가능하다.

-석사과정은 어떻게 들을 수 있나.
올해 가을학기부터 첫선을 보일 ‘말산업’ 석사과정은 오는 7월 20일까지 입학생을 모집한다. 기간 내 접수하면 서류 심사로 합격을 통보한다. 우리 대학원은 장학혜택도 다양하고, 다양한 전공이 있으니 선택해 들으면 좋을 거다. 학기 등록금도 37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리고 석사과정을 마치면 세종대 박사과정 입학 시 우대받을 수도 있다.

-마케팅 전문가이자 교육자가 바라본 ‘말산업’은 어떤가.
승마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지역 승마장들 스스로 그레이드 구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수준의 서비스 제공과 마케팅도 함께 해야 한다. 관련 기관에서는 산업 표준화를 위해 기준을 마련하고,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는 적극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표준화된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말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이미지가 상승하고 발전해갈 수 있다.

-승마장들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승마장을 가보면 자기들이 최고이고 다른 데는 아니라면서 다른 승마장들을 깎아내리는데 급급하다. 하지만, 제 살 깎아 먹기다. 그것보다는 탈의실, 샤워장 등 기본 시설부터 잘 갖추고, 동행한 이들이 승마하는 모습을 전망할 수 있는 시설 또는 동선 구성을 통해 하나하나 맞춰가야 한다.

-예를 든다면.
가까운 레저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에서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골프를 가르쳐 주는 골프 강사들이 선수 출신이라는 걸 내세우며 골프 고객들을 다그치며 가르쳤다. 하지만 점점 골프가 대중화되고 확산하면서 골프 시장도 커지고 경쟁을 하게 됐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골프에 대한 이해도도 향상되면서 이제는 네임드보다 고객 중심적으로 산업이 변화했다. 승마산업계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따라 하면 괜찮을 텐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내가 산업대학원에서 ‘말산업경영’이란 전공을 처음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일단 시설 운영 및 개발, 마케팅, 유통, 서비스, 이벤트, 프로그램 기획 등이 필요한 이유는 소비자를 위해서다. 소비자 중심이 돼야 소비시장이 활성화되는데 현재 승마산업계는 소비자가 중심이 아니라 승마장 중심이다. 선수 출신 교관을 세우든 말을 앞에 세우든 아니면 시설과 분위기로든 소비자 중심이 아니다. 골프를 포함한 다른 레저 스포츠들은 이미 그런 과거의 모습들을 탈피하고 있다. 시설도 고객 중심으로 개발하고 이벤트, 프로그램,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승마산업은 과거에 그대로다.

▲김 교수는 승마 소비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리드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들이 골프 활성화에 기여했던 것처럼 승마 활성화에도 첨병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데 말산업계에서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승마장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고, 자기 승마장만의 특색을 찾아 색깔을 가져야 한다. 모바일 시대로 손바닥 안에서 모든 걸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최고의 승마장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소비자 중심으로 얼마나 서비스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으니 특화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자기 지역의 자연환경을 활용해도 좋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 관광, 문화적 요소를 접목시키면 좋다. 물론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고객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난 2014년부터 승마문화 CEO 과정도 이끌고 있다. 승마문화 CEO 과정은 무엇인지.
기업 CEO 및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승마의 매력과 올바른 승마문화를 알리고 전파해 이들이 승마 소비문화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강좌이다.

-승마 관련해서는 준전문가 수준이라던데.
난 말산업 분야 전문가나 종사자는 아니지만 CEO 과정을 진행하면서 말산업 분야 외부 전문 인사들의 특강을 들으면서 귀동냥한 거다. 준전문가 수준이라고 한다면 부끄럽다. 지도 교수로 수강생들이 안전하고 올바르게 승마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을 누비다 보니 조금씩 몸으로 체득한 거다.

-승마를 포함한 말산업 교육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점들은 없는지.
기업인들이 골프 활성화에 기여했던 것처럼 승마 소비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리드를 해줘야 한다. 승마문화 CEO 과정 수강생들이 그런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됐는데 말산업계에서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서로 독려하고 지원하면서 말산업 발전을 위하면 좋을 텐데 말이다. 농림부에서도 매번 승마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대외적인 사업 보고서나 사업 계획 등을 통해 얘기하면서 전혀 관심 없어 보인다. 한동안은 내가 그런 의견을 피력하고 사업도 제안하고 그랬는데 돌아오는 소리가 없다. 피드백이 전혀 없으니 이젠 얘기도 안 한다.

학기마다 한국마사회 승마아카데미에서 2주간 체험 승마를 한다. 승마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업 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모아서 가는 데도 마사회에서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참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비용 지원을 떠나서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프로그램이나 특강만 해도 많은 승마문화 CEO 동문이 참여하고 큰 효과를 낼 텐데.

-그럼 어떤 지원이 효과적인가.
지원도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해줘야 한다. 기업인들을 모아서 프로그램, 이벤트를 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몇 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 이 사람들이 승마에 빠지면 스폰서십 형태로 승마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 한국마사회에서 추진 중인 풀뿌리 승마대회 같은 경우도 취지도 좋기 때문에 기업인들을 끌어들인다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기업 홍보를 위한 스폰서십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장수라든지 각 지자체 외승코스라든지 이런 장소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 견학, 프로그램만 운영해도 큰 호응을 얻을 거다. 그리고 그것들이 승마 저변 확대는 물론 산업을 위한 재투자로 돌아올 수 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올해 가을학기부터 세종대 산업대학원에서 국내 최초로 ‘말산업’ 석사과정이 개설된다. 많은 말산업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부탁한다. 말산업계의 적극적인 지지로 인해 석사 과정 전문가들이 배출된다면 말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


▲김학신 세종대 산업대학원 교수는 말산업이 발전하려면 그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말에 애정을 갖고 있는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말산업’ 특화 석사과정을 마련했다. 말산업 분야 전문가들을 배출함으로서 말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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