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한라마생산자협회장

레이싱미디어의 창간 19주년을 축하합니다.

조용필의 노래처럼 21세기가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레이싱미디어가 20세기 끝자락에 창립하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말은 단순한 가축이 아녔습니다. 우리 인간과 함께 역사를 함께 해온 동반자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역사를 개척하고 역사의 현장을 확장해왔습니다. 자동차가 말을 대신하게 되었음에도 우리 인간들은 말과 함께 했던 역사를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달리는 말을 응원하며 경마에 열광하였고, 말과 교감을 나누며 함께 호흡하는 승마를 즐기게 됐습니다.

말이 역사적 유물로 사라지지 않고 우리 인간들의 삶의 현장 속에서 기억되고 응원 되고 호흡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것이 레이싱미디어의 지난 19년 발자취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한라마생산자협회는 제주에서 말을 생산하는 생산농가의 사단법인 단체입니다. 말울음 소리와 함께 태어난 저 역시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말 등에 먼저 올라탔고, 평생 말을 키우며 살아왔습니다. 말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생산자협회장의 입장에서 축하의 인사와 함께 당부의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레이싱미디어의 미디어(media)는 매개, 중계를 의미합니다. 부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말과 인간, 말을 아는 사람들과 말을 모르는 사람들, 말을 타본 사람들과 말을 안 타본 사람들, 경마하는 사람들과 경마를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쪽의 입장을 잘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레이싱미디어의 레이싱(racing)은 경주, 경마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레이싱미디어의 보도와 자료들이 경마에만 치중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먼저 경마를 떠올리는 게 사실상 맞습니다. 하지만, 경마는 즐기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고, 도박성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말을 즐기는 사람들의 폭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승마에 대한 기사들을 더 많이 소개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말을 생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 필의 말을 고가에 매매하거나 대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더 많은 말이 보다 더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되는 것에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승마 문화의 확산이 레이싱미디어를 통해서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생산농가의 소식들이 레이싱미디어를 통해서 소통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라마생산자협회에서도 레이싱미디어를 통해 협회 및 생산농가들의 사정과 활동들을 알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2018년은 레이싱미디어의 20주년이 되는 해이고, 한라마생산자협회의 승용마 브랜드인 가 혈통마로 출범하게 될 원년이 되는 해입니다. 2018년 레이싱미디어의 창간 20주년 행사에는 한라마생산자협회의 한라마 출범 행사도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한라마생산자협회장 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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