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경 토마스 길레스피 조교사 인터뷰

“가족이 모두 말과 관련된 직업 가져…어려서부터 말과 함께”
“국제화 위해서는 지금처럼 국제대회 유치 및 출전 늘려야”

지난 2015년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3번째 외국인 조교사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토마스 조교사는 어느덧 한국 조교사 생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3년이란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한국 경마의 일선에서 보고 듣고 느끼면서 한국 경마에 대한 이해도 충분히 했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조교사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그의 성적은 한국 경마를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제 단순한 외국 출신 조교사를 넘어 한국 경마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이기도 한 그는 한국 경마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조교사 토마스의 시선으로 한국 경마의 현 주소를 점검해본다.

-한국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제주에 경주마 생산자 가운데 외국인 지인이 있어 그분들의 소개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그분들이 말씀하시길 현재 한국 경마가 많이 발전하고 있고 미래 전망도 밝다고 했다. 그래서 인터뷰차 한국을 방문하게 됐고, 직접 와서 보니 시설, 조건 모든 것들이 좋았다. 그리고 한국 경마가 발전할 수 있겠단 확신이 들어서 과감히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

-한국 경마와 외국 경마와 차이점이 있다면.
내 생각에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주로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유럽이나 말레이시아는 모래 주로 이외에도 잔디주로에서 펼쳐지는 경주가 많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잔디주로가 없다. 그 점이 차이라면 차이이다.
경주 스타일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경주 초반에 선행에 나서려는 시도가 많다. 웬만하면 앞선에 서려고 한다. 하지만, 유럽은 선행마 스타일보다는 후미권에서 치고 나오는 추입마, 자유마 등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한다.

-말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내 가족 모두 말과 인연이 깊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아일랜드에서 조교사를 하셨고 이외에도 다른 가족들이 조교사, 기수 등 말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내가 실질적으로 조교사 생활한 건 2010년 말레이시아에서 데뷔하면서부터이지만, 말과 인연을 맺고 함께 생활해온 지는 꽤 오래됐다.

-어느덧 한국 조교사 3년 차다. 본인이 느낀 한국 경마의 특징은.
지금 한국 경마는 많은 발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3년 전과 비교해도 말 수준이라든지 조교사의 조교기술, 기수의 기승능력 등이 상당히 발전했다. 한국경마 전반적인 수준의 향상이 이뤄졌다고 봐도 된다.
특히, 고무적인 일은 외국의 우수한 씨수말들이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마사회나 경주마 생산자들이 미국에서 우수한 씨수말을 한국에 들여오고 있는데 이는 한국 경마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혈통적으로 좋은 말들이 늘어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국 경마가 아일랜드처럼 건전한 레저 스포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또 실제 외국인들은 경마를 어떻게 보는지.
최근 경마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구성이 경마를 즐기는 경마팬 이외에도 어린아이들과 함께 동행한 가족 단위 고객,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놀러 온 젊은 사람들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건전한 레저 스포츠로 변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더 큰 변화의 모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경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일반인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에도 아무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일반인들이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아일랜드에 있는 토마스 조교사의 가족은 경마 가족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조교사셨고, 다른 가족도 기수 등 말과 인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말과 친숙한 환경 속에서 자라왔다고.

-외국은 베팅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베팅을 통해 경주 결과를 맞추는 겜블링도 하나의 레저로 즐기고 있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 차원으로 경마장을 찾은 사람들도 가볍게 돈을 거는 모습은 흔하다.

-‘코리아컵’을 앞두고 있다. 한국 경마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지금 현재 한국마사회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코리아컵’ 같은 국제대회를 한국에서 연다든지 아니면 한국의 우수한 경주마들을 두바이, 싱가포르 등으로 원정을 보낸다든지 하는 일들은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국제 경마와의 접촉을 늘려간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최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말 관리사들과 관련한 일들이 발생했다. 외국에서의 말 관리사의 처우나 급여는 어떤가.
일단 최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발생한 말 관리사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외국의 말 관리사들의 근로시간도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수득한 상금의 일정 부분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말 관리사들의 처우는 괜찮은 편이다.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상금의 일부 비율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처우를 비교해보면 한국이 괜찮은 편이다.

-8조에 위탁된 말들 중에 토마스 조교사가 주목하는 말은.
‘챔프라인’는 지난번 경주대회에서 못 뛰었지만 꾸준히 1군에서 잘 뛰는 말이고, 기대가 된다. 2세마 중 ‘영희시대’와 ‘경주의두레박’이 주목된다. ‘영희시대’는 3전 2승으로 앞으로 충분히 잘 뛸 수 있는 말이고, ‘경주의두레박’도 계속 발전을 하고 있는 말이라 장래가 촉망된다. ‘위시미럭’도 2군에서 2연승으로 이제 1군에서 뛰게 되는데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휴양 가 있는 ‘파티어게인’과 ‘무적원더풀’도 올해 3세마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1군에 들 정도로 충분히 능력이 있는 말이다.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토마스 조교사의 마방 전경.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경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나.
렛츠런파크 서울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협회 차원으로 마방이 운영되고 있고, 렛츠런파크 부경은 개인이 마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이 더욱 경쟁력이 있는 것 같다. 주로는 서울은 작고 타이트한 느낌이고, 부산은 직선 주로가 큰 느낌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운 좋게도 좋은 마주님들과 말 관리사들을 만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우리 조에서는 ‘레드밀’이란 아일랜드 사료를 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괜찮다. 조교 스타일은 다른 조와 특별한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꾸준하게 조교한다. 다른 한국 조 같은 경우는 2주를 쉰다든지 일정 간격을 두고 조교를 하는데 우리 마방은 2~3일 있다가 바로 조교를 한다. 꾸준히 조교를 하다 보니 경주 전 짧은 시간에 무리하게 습보조교를 하는 것보다 부상도 덜 당하는 듯싶다. 요즘 김영관, 백광열, 안우성 조교사 등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열심히 하겠다.

-마주와 경마팬에게 마지막 한마디.
항상 최선을 다해 훈련시키고, 열심히 할 테니 잘 지켜봐 달라.

▲토마스 조교사는 최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발생한 말 관리사와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유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상금의 일부 비율을 지급해야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처우를 비교해봤을 때 한국이 괜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