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새롭게 취임한 곽효진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교장

“그렇게 합시다” 9월 1일 자로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에 신임 교장으로 취임한 곽효진 교장이 교육 현장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30년이 넘는 시절을 교육자로 살며 많은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을 겪어본 그가 교장으로 취임하면서 요즘 더욱 자주 쓰게 됐다고 한다.

“교장이란 자리는 지시하고 군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전문 분야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일선 교사들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한 일은 적극 지원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1987년 처음 교직에 몸담은 곽효진 교장은 몇 해 전 경마축산고에서 근무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였다. 다른 학교로 발령받은 후 교장 연수과정을 이수하고 교장 자격증 취득. 경마축산고 교장 공모를 통해 다시금 경마축산고와 인연을 맺었다. 그 배경에는 함께 근무했던 과거 동료 교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도 말산업과 교육계 모두에 능통한 그가 경마축산고의 교장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국내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이자 말산업 유일의 마이스터고인 경마축산고의 곽효진 신임 교장의 교육 이야기를 들어본다.

-교육계에 30년 이상 근무하다가 올해 경마축산고 교장으로 취임했다. 간단하게 취임 소감을 전한다면.

운봉지역에서만 8년이란 기간을 생활했다. 학생교육원에서 파견 생활을 했고 경마축산고에서 6년 생활하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다. 남원 운봉은 내게는 정말 의미 있는 곳이다. 그리고 현재 계시는 선생님들과 6년간 경마축산고에서 동고동락했기 때문에 호흡도 잘 맞다. 경마축산고에서 교장을 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

-과거 교사로 근무할 당시와 달리 현재는 학교를 대표하는 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느껴지는 감정이 어떻게 다르신지. 그리고 교육자로 경마축산고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교장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교장은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개인적으로 동료 같고 친구 같은 그런 교장이 되고 싶다.
그리고 이루고 싶은 목표는 경마축산고 아이들이 졸업 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학교 교육이 좋은 지표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이스터고 특성상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애들이 아니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고등교육이 우리 아이들 직업교육의 종국이다. 그런 만큼 인성교육과 직업교육을 충실히 해서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자로서의 보람을 느끼고 싶다.

-말산업 이외 다른 산업 특성화 고등학교에도 근무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말산업이 명실상부한 하나의 큰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일반 국민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4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지역으로 연수를 떠난 적이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를 찾았는데 그곳에서 ‘말 갈라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갈라쇼 공연자가 손짓과 눈짓만으로 말을 강아지 다루는 듯한 공연을 보며 과연 저럴 수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국내 말산업 현장에서 봤을 때 말이 다루기 쉽지 않고 억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치 애완동물 다루듯이 활동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걸 보면서 우리 말산업도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승마는 프랑스에서 축구, 테니스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고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고 한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말 타는 여성이 많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도 그런 식의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 여성이나 유소년 학생들이 많이 말을 타고 말과 친숙해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소득 수준이 높아져야 하지만 이외에도 국민들이 말과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또한, 엘리트 승마보다는 생활체육 위주의 승마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유라 사건으로 말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게 강한데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한다면 어느 정도는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일바인들은 말산업하면 단순히 말을 타는 것만 떠올리겠지만 다른 말산업 선진국들을 둘러보니 다양한 산업 영역이 있더라. 부대산업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 영역의 확장도 필요하다.

-말산업계 교육기관의 교육자로 걱정도 된다던데.
소폭이지만 작년보다 입학 문의가 적어서 약간의 걱정이 든다. 물론 절대적인 학생 수가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올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발생한 일들 영향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분들의 희생 덕분에 오히려 그 사건으로 인해 새로운 취업하려는 이들에게는 노동환경이 개선되는 효과가 생겨서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인데 일반인들의 인식은 다를 수 있다. 아시다시피 현 정권에서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다양한 직종에서 노동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말산업의 노동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믿는다. 말산업과 관련해 종사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채용을 통해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산업도 발전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업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끝으로 경마축산고는 어떤 학교인지에 대해 말한다면.
살아있는 학교, 꿈이 있는 학교,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일부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있는데 일부 대학의 교육과정이 우리 교육과정보다 못해서 중퇴한 경우도 있다. 그런 만큼 우리 학교는 말산업 선도주자 학교로 좋은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당장 말산업 현장에서의 평가도 상당히 좋다.


▲곽효진 교장은 학교장이 어떤 철학이 갖고 있는 것보다 소통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보다는 현장에서 학생들과 직접 호흡하는 일선 교사들이 더욱 잘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자주 하는 말은 “그렇게 하세요”라고 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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