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마사회장, ‘젊은 CEO’, ‘소통왕’ 행보로 낙하산과 차별 지평 넓혀
국감 당시 “임기 내 최선 다하겠다” 밝혀…향후 거취 두고 아쉬움 교차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문재인 정부도 낙하산 인사로 한국마사회장을 내정했다는 ‘썰’이 파다한 지금, 회장 공모 절차가 시작되면서 이양호 현 한국마사회장의 지난 1년여 임기 행보와 향후 거취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19일 제35대 한국마사회장에 취임한 이양호 회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진출한 후 농림부에서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고 제25대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했다.

말산업계 수장인 한국마사회장직을 맡은 뒤에는 ‘낙하산’ 우려를 불식시키는 행보로 화제를 끌고 다녔다. 농림부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농촌진흥청장을 지휘하면서 농업의 과학기술화를 주창했고 관련 연구를 독려하는 등 현장·소통 그리고 전문성 중심 행보는 말산업계에도 이어졌다.


취임식에서 ‘무조건 도와주자, 한없이 도와주자, 도울 수 없는 것도 도와주자, 전화하기 전에 미리 도와주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내외 협력을 강조했던 이양호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현장을 누볐다. 설을 앞두고는 인근 전통시장과 아동센터 등에서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 이벤트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는 임기 내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업무 철학으로 “한 발 앞서가고 멀리보고 최선을 다하자”란 모토를 제시하며 ‘미래발전전략수립 TF’를 출범시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점검하고 조직·인력 운영 개선에 나섰다. 2월에는 첫 조직개편과 함께 부경과 제주본부를 찾고 제주국제지구력대회 현장도 직접 찾았다. 주중에는 바로 일본과 두바이를 찾아 선진 말산업 현장과 두바이월드컵을 견학했다.


말산업 이미지 개선, 홍보 다각화를 위한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단절됐던 전문지 출입 기자단과의 소통 물꼬를 트고, 홈페이지를 전격 개편했으며 지역 언론에 직접 말 관련 칼럼을 기고하면서 말산업 홍보 대사 역할까지 했다. 최근에는 자체 뉴스 플랫폼도 선보였다.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과 내부 직원 독려를 위한 행보도 분명했다. 체육 주간을 맞이해서는 직속 부서 및 신입 직원과 등산대회를 통해 담소를 나누고 노래자랑을 하는 시간까지 마련했다. 열린 형식의 새로운 조회 형식도 도입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발 빠르게 일자리 창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상생에도 나섰다.

이외에도 말산업연구소 연구 풍토 재고, 불법경마 근절을 위한 각고의 노력, 사회 공헌 및 단체 지원 다각화, 농업농촌까지 외연 확장한 지원과 협력 등 이양호 회장은 짧은 시간 동안 우리 말산업이 가야 할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물론 ‘그늘’도 있었다. 용산 문화공감센터 폐쇄 결정을 두고 말산업계는 우려를 표명했으며 관리사와 간부 직원의 연이은 자살은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었기에 당혹스러웠다. 최근에는 말관리사 직접 고용을 위한 협의체 운영을 두고 유관 단체의 반발이 시작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서 그는 “임기 3년을 다 채울 생각이냐”는 질문에 “임기가 보장된다면 내 임기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국감 이후 정부가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나서며 ‘구정권’ 인사로 분류된 이양호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한국마사회장 공모가 시작됐다. 지난 1년여, ‘낙하산이면서 낙하산 아닌 듯’, 구정권 인사이면서 새 정부 비전을 앞서 실천한 젊은 CEO이자 소통왕 행보는 우리 말산업계에 새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이양호 제35대 한국마사회장.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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