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련사·재활승마지도사·승마지도사·생활체육지도사 2급 동시합격

조련사·재활승마지도사·승마지도사·생활체육지도사 2급 동시합격
합격 비결은 말 타기 싫은 날에도 무조건 기승
동기들, 교수님 등 주변에서 ‘할 수 있다’ 응원해줘 슬럼프 극복
말산업이 하루 빨리 대중화 되길 바래

[말산업저널] 박수민 기자= 고등학교 진학 시기에 아버지께서 한국마사고등학교 입학을 추천해줘 처음으로 말을 접했다는 이유리 서라벌대학교 마사과 학생. 이유리 학생은 올해 실기시험을 앞두고 다쳤지만 말조련사, 재활승마, 승마지도사, 생활체육지도사 2급을 모두 합격했다. 앞으로 실력을 더 쌓아 재활승마와 승마를 겸임한 교관이 되고 싶다고 한다. 또한, 부정적인 말산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하루 빨리 대중화가 되길 바라고 있다.

-말과의 인연
중학교 3학년 진학을 고민하던 시기에 아버지께서 한국마사고등학교를 소개하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셨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남들처럼 인문계 고등학교 가서 공부해서 취업할 바에 운동을 좋아하니까 가보라”고 권하셨다.

한국마사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말을 처음으로 접하고 탔다. 말을 처음 봤을 때는 마냥 신기했다. 말 타는 것도 재밌었고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체육 교사를 목표로 체대에 가고 싶었다. 체대 입시 실기 보던 날에 다쳐 재수하기로 했다. 재수하면서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때 승마를 배웠으니 주말이라도 다시 타봐라”고 또다시 조언하셨다. 다시 승마를 시작하니 너무 재밌었고 잃어버렸던 흥미를 찾았다. 말산업 쪽으로 다시 가기로 하고 전공도 살리고 싶어 서라벌대 입학을 결정했다.

-재활승마지도사, 말조련사, 생활체육지도사 2급, 승마지도사 이 모든 시험에 어떻게 합격했는지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말을 3년 넘게 타다 와서 당연히 자격증이 붙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기에서 떨어졌다. 재활승마지도사 떨어지고 나서 ‘1년만 미친 듯이 고생해서 붙자’라는 생각으로 귀찮고 춥고 타기 싫은 날에도 무조건 말을 탔다.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추호근 교수님, 박금란 교수님, 교관님과 동기들이 옆에서 이끌어줬다. 슬럼프 오고 힘들고 하기 싫을 때마다 옆에서 ‘할 수 있다. 넌 할 수 있다’라고 해줘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것 같다.

-재활승마지도사와 말조련사는 다른 분야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학교에 조련과정 수업이 있다.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조교사로 활동 중이신 권승주 교수님께서 수업해주셨다.

1학년 때 실기를 배워서 두 자격증이 다르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일반 승마랑 경주마술을 학교에서 미리 배워 좀 더 수월하게 자격증 준비를 했다. 생활체육지도사 2급은 장애물이 실기 과목에 있어 시험 보기 전에 아침 일찍 또는 밤늦게 남아서 추호근 교수님과 장애물 연습했다. 조련 같은 경우는 경주 마술이 어려워 아침 일찍 나가고 주말에는 학교에 남아서 연습했다. 조련 과정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다.

재활승마는 입학하면서 관심 있었던 분야다. 매주 수요일마다 학교에 재활승마 강습받으러 학생들이 오는데 학기 초에 자원봉사자를 신청해서 옆에서 보조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1학년 2학기 에 재활승마 2차 강습 시연 시험을 준비했다. 당시 박금란 교수님과 송연희 교관님께서 옆에서 친절히 설명해주시고 시범을 보여주시면서 내가 직접 강습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렇게 재활승마 받는 학생들에 대한 친밀감을 높아지고 강습에 대한 부담감은 줄면서 시험에 대한 걱정과 긴장은 줄었다.

-장제에는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현재 주변에서도 물어보고 있지만 말들이 장제하면서 난리 치는 모습을 많이 봐서 아직 도전하기는 무섭다.

-가장 힘들었던 점
말 타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동기들의 실력은 늘어가고 있는데 나는 고등학교 때 말을 타다가 와서 나만의 자세가 있다. 나는 말 타는 자세를 바꾸고 다시 이것이 맞는지 생각하지만 동기들은 처음으로 예쁜 자세로 배우니까 실력이 점점 느는 것이 보이고 나는 정체된 것 같았다. 이게 제일 힘들었다.

한국마사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룹으로 수업을 받는다. 나는 일대일로 옆에서 누군가가 알려줘야 느는 타입이다. 나 혼자 타면서 편한 자세로 타다 보니 자세가 굳었다. 굳은 자세를 고치려 했던 시기가 오래 걸려서 힘들었다.

자격증 1차 실기시험 3주를 앞두고 엄지발가락 인대를 다쳤다. 의사에게 5주 휴식의 진단을 받았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라 평정심을 잃었고 불안과 초조했다. 3주 동안 집과 병원만 다니다 시험 보기 전날 학교 가서 동기들과 같이 딱 한 번 연습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실기시험을 볼 때 자마로 시험 볼 수 있어 학교 말을 데려가서 탔다. 새로운 말을 배정받았으면 어려웠을 텐데 학교에서 맨날 타던 말이라 익숙하고 편한 말이라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줄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실기시험 점수도 잘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馬)은
가장 기억에 남는 말 한 마리를 선택할 수 없다. 이 말도 좋고 저 말도 좋다. 이 말한테 이것을 배우고 저 말한테 저것을 배우고 모든 말한테 배울 것이 있고 좋은 추억들이 많다. 현재 졸업하는 시기에서 되돌아보니 한 마리를 딱 정할 수는 없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현재 방학이지만 학교 가서 틈틈이 말을 타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아직 누군가에게 알려줄 정도의 실력이 아니다. 먼저 일반승마장에 취업해서 실력을 키울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재활승마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정보가 너무 없다. 미국에서 더 공부한 뒤 재활승마와 승마를 겸임한 교관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 말산업의 문제점과 바라는 점
현재 취업하는 시기라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현실은 승마와 관련된 직업이 우리나라에서는 한정적이다. 경마는 조교사, 기수, 말 관리사가 있고 승마는 승마 교관, 재활승마지도사, 말 관리사 이렇게 나뉜다.

외국은 말마시자를 비롯해서 코스디자이너, 안장 만드는 사람 등 다양한 직업군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딱딱 정해져 있는 느낌이다.

말에 관해 공부하면서 의문점이나 헷갈리는 것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이 점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고등학생 때 “승마해요”라고 하면 어른들은 경마랑 헷갈렸다. 경마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서 말이라 하면 안 좋게 봤다. 그래서 나는 승마와 경마에 대해 설명한 적도 많았다.

사람들은 ‘승마는 비싸다’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말을 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돈이 많이 든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접근을 못 한다. 또한, ‘말은 더럽다’라는 편견 때문에 승마장이 대부분 외지에 있어 교통편도 불편하다. 이런 부분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하루빨리 대중화가 되길 바란다.

▲이유리 학생은 ‘1년만 미친 듯이 고생해서 합격하자’라는 마음으로 말 타기 싫은 날에도 무조건 타 4개의 자격증을 합격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더 공부한 뒤 재활승마와 승마를 겸임한 교관이 되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 말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고 하루빨리 대중화가 되길 바라는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사진 제공= 이유리 학생).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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