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산업계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혼란과 변화의 중심에 있어야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중심에는 그의 딸 정유라 승마특혜 의혹이라는 원인이 있었다. 또 말관리사 한국마사회 간부, 조교사 등 말산업종사자들의 잇단 자살로 말산업계는 소위 ‘멘붕’상태에 빠졌다. 이런 혼란과 변화의 한가운데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제 길을 걸은 사람들과 말이 있었다.

경마문화상의 전통을 발판삼아 2015년부터 말산업 전반으로 확대 시행, 대한민국 말산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말산업대상은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온라인 투표와 본사 심사위원회의 고심 끝에 총 15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배출했다. 인마일체의 주인공들, 우리 말산업을 환히 비춘 영광의 얼굴들에게 모든 말산업종사자와 함께 축하인사를 전한다.

올해 말산업대상에서는 3관왕이 우선 눈에 띤다.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수(거)말의 ‘파워블레이드’는 최우수 마주 부문에서 김형란 마주까지 배출하며 3관왕을 기록했다. 최우수 국산마는 국내 최초로 파트1국가 시행 G1 경주에서 5위에 입상, 두바이월드컵에서 결승 무대까지 진출하는 등 맹활약한 ‘트리플나인’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암말은 네 번째로 국내 시리즈 퍼펙트 우승을 한 ‘실버울프’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마주 부문은 ‘파워블레이드’, ‘엑톤블레이드’를 내세워 오너스컵과 브리더스컵 그리고 그랑프리를 우승으로 이끈 김형란 마주가 차지했다. 역시 올해도 최고의 성적을 낸 김영관 조교사는 서울 상금 1위 및 농협중앙회장배 등 경마대회만 8차례 석권한 송문길 조교사와 함께 최우수 조교사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최우수 기수는 서울 상금 1위와 다승 2위에 빛나는 김용근 기수가, 최우수 생산자 부문은 정성목장(대표 임성윤)이 차지했다.

경마 분야 외 말산업 부문은 총 9개 부문에 걸쳐 수상이 이뤄진다. 소셜네트워크 트렌드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신설한 ‘커뮤니케이션상’ 부문과 미래공헌상은 올해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해 7개 부문 수상자들이 결정됐다.

먼저 올해의 승마클럽에는 용인포니승마클럽이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어린이 전문 승마클럽을 표방한 용인포니승마클럽은 최태훈 대표와 박선영 기획실장 부부가 유소년 승마 활성화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내세워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한 곳이다.

올해의 유소년승마단 부문은 전국 최초로 창단한 임자도 유소년승마단에게 돌아갔다. 승마를 접하기 쉽지 않은 섬마을에서 유소년승마단을 창단, 주요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의 승마인 부문은 개인 자격으로 국제지구력승마대회에 출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준우승 쾌거를 남긴 서범 선수(제주승마공원)가 선정됐다.

매년 관심 집중의 대상인 ‘말문화상’ 부문은 김정희 한국마사회 말박물관 김정희 학예사가 선정됐다. 1988년 9월 개관한 말박물관의 운영과 안내, 전시 기획 및 홍보를 담당하면서 각종 저서를 발간, 우리 말 문화와 역사를 알기 쉽고 흥미롭게 알리는 데 주력해 온 점이 인정됐다. 말산업발전상 부문은 렛츠런팜 제주에게 돌아갔다. 이현철 목장장이 2015년 부임하면서 렛츠런팜 제주는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 공원을 조성, 제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해 지난해만 14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특별상 부문은 동물 보호와 복지가 중요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제주도에서 죽기 직전의 암말을 구조하는 데 가장 먼저 앞장선 임경자 씨가 선정됐다. 공로상은 우리 말산업계 정책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한병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주무관이 선정됐다. 한병윤 주무관은 특구 지역 간담회 등 현장과 소통하며 관련 업무를 진행했고, 올해 제2차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데 기여한 ‘일하는 공무원’으로 대내외 귀감을 보이고 있는 점이 인정됐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또 업계 내부적으로 매우 혼란한 상황이었음에도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대한민국 말산업발전을 묵묵히 헌신한 수상자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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