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국산마를 대상으로 올해 첫 제주 경매가 3월 20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열렸다.

최근 4년간 기록했던 낙찰율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낙찰율 27.7%을 기록했다. 낙찰 두수 역시 최저였지만, 평균낙찰가는 무려 6,277만 원을 기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최근 이어져온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 공략이 경매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총 144두가 상장된 가운데 40두만 낙찰, 낙찰율은 27.7%를 기록했다. 서울 43·부경 27·일반 2명 총 72명이 구매 신청을 했다. 최근 10년 사이 최저 기록이었다. 최고가는 2016년 5월 5일 출생한 ‘서미트파티’의 자마(부마 ‘메니피’)가 기록한 1억5천만 원으로 박남성 서울 마주에게 돌아갔다.

모든 항목이 전반적으로 크게 하락하면서도 이례적으로 평균 낙찰가만 전년 대비 1,345만 원 대폭 늘어났다. 최근 4년간 5천만 원을 넘지 못했던 기록을 보면 특이한 결과다. 낙찰된 40두 가운데 1억 원을 넘긴 건 3건이었으며 9천만 원대가 5건, 7천만 원대 4건 등 가격대 평균 낙찰 역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6천~3천만 원대가 절반 가까운 16건에 이르며 평균 낙찰가를 대폭 올린 역할을 했다. 최저가 역시 2,500만 원으로 높았으며, 기본 호가인 2,000만 원은 아예 낙찰되지 않았다. 또한 2016년 외국인 신분으로 등록한 서울의 청팅콩 마주가 ‘자벨라’, ‘잇메익스헐민’, ‘에이티파이브에스’ 자마 3두를 각각 9,800·9,600·9천만 원에 낙찰한 것도 평균낙찰가 상승 효과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첫 경매이자 2세마 경매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이번 경매 결과는 향후 경매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모멘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말부터 재경매 폐지 및 연령별 판매 신청료 징수 등 관련 규정 사항을 정비하면서 무분별한 상장을 막고 좋은 말을 출품하는 등 경매 선진화 노력의 결과 ‘선택과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다시 ‘메니피’ 집중 현상으로 부각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1억 원을 넘긴 3두 모두 부마가 ‘메니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구매자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한편, 작년 10월 1세마 경매에서 유찰됐던 ‘무초마초맨(MUCHO MACHO MAN)’과 ‘실크베리’ 자마는 이번 경매에서 부경의 변창덕 마주에게 6,200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3월 경매는 총 146두가 상장돼 76두가 낙찰돼 52%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2016년 3월 경매보다 상장 두수가 23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낙찰 두수는 26두나 늘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총 낙찰액은 37억 4천 9백만 원을 기록했다. 2016년 열린 3월 경매보다 1.5배 늘어난 수치였다. 그러나 올해 경매는 완전히 찬바람이 돌았다. 이런 현상은 마주들의 투자의욕이 급격하게 쇠퇴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마의 특성상 계획경마를 하다보니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경매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생산의 순환 사이클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리고 과정마다 치열한 경쟁이 수반된다. 경쟁이 멈추면 경마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성이 훼손된다. 그래서 대부분 나라들은 민간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민간이 운영한다.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인도밖에 없다.

한국경마는 마주 생산자 경마팬 3계층의 희생 위에서 굴러가고 있다. 특히 마주들의 손해가 크다. 그러다보니 투자의욕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 마주 생산자 경마팬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한국경마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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