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한국마사회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6대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조직 개편과 대대적 인사 발령에 이은 혁신조치다. 이날 발표한 혁신 과제는 그간 수익 창출 중심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에 맞춰 공익성과 공공성의 실현을 중심에 두었다. 6대 혁신 과제는 △말산업 육성 선도 △선택과 집중 통한 사회 공헌 기능 강화 △건전한 놀이 문화 조성 △경마 이용자 보호 적극 추진 △장외발매소 운영 혁신 △기관 윤리·준법성 강화다.

이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2020년까지 3개년에 걸쳐 1,94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립 목적에 맞춰 말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이 있었던 만큼 이번 혁신 과제 최우선 순위도 말산업 규모 확대에 집중했다. 말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3조6천500억 원으로 확대해 국가 경제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승마 인구를 현재 4만9천 명에서 50% 증가한, 아시아 최고 수준인 7만5천 명까지 육성하고 거점 형 승마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국민과 농촌을 위한 말산업을 만들기 위해 △전 국민 승마 체험 지원 사업 △국산 어린 말 승마대회 개최 △거점 형 직영 승마시설 운영 △말 등록 시스템 확충 사업 등을 추진한다.

혁신 과제 가운데 특별한 점은 국제 수준의 경마 이용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 체계 구축을 통한 건전한 놀이 문화 조성 노력도 포함한다는 점이다. 말산업 육성의 근간인 경마산업의 주체와 활성화 방안을 동시에 펼쳐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보인 경마산업 육성을 위해 전혀 다른 각도에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유관기관과 협의를 뒤로한 채 일방적 경주 수 증편 등으로 반발을 일으켰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색다르고 실효성이 기대되는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실명 의무형 전자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24시간 365일 도박 중동 상담 체계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솔밭 가족공원을 조성하고 젊은 층 고객 확보를 위한 2030 슈퍼콘서트 시행, 경마비위행위 신고 포상금 상한 확대, 투명하고 정확한 경마 정보 제공도 약속했다. 장외발매소(문화공감센터)의 활용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가 원하는 ‘사랑방’으로 변모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도심의 장외발매소는 교외로 이전하거나 ‘호스파크’로 전환한다. 전국 30개소에 있는 장외발매소 당 매출에 비례해 인근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구체화 방안도 마련했으며 클린존 운영을 통해 주변 환경 개선도 나선다.

무엇보다 과거 정권에서 자유롭지 못해 상처만 남은 내부 조직 발전을 위한 방안도 수립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한국마사회에 맞게 국민이 원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강화를 내세웠으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 조성에도 앞장선다. 특히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플랫폼 ‘(가)국민과 함께’도 신설한다. 한국마사회는 6대 혁신 과제 슬로건을 만들어 혁신 의지를 널리 알릴 계획이며, 과제별 세부사업의 구체적 추진 계획을 5월 중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편파적 규제를 받는 부문에 대해서는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권이나 토토는 전국 7천여 판매소가 있을 뿐만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3개의 레츠런파크(경마장)나 30개의 문화공감센터(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애시당초 접근성에서 복권이나 토토와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사행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낮은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편파적 규제를 당하는 것에 대한 대책이 없다.

말산업 전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려면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통합시키고 경마는 경마법을 별도로 제정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아쉬움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