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도박, 승마=귀족스포츠, 한국마사회=복마전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거둬내지 못하면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은 요원하다.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왜 그럴까. 최순실-정유라 사태로 말산업=적폐산업으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말산업을 고사시키는 현상이다.
말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역사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대적 말산업은 일제에 의해 식민지 통치의 수단으로 접목되었다. 1922년 한강철교 아래 백사장에 새끼줄을 쳐놓고 말들의 달리기 시합을 한 것이 한국경마의 태동이다. 일제는 1919년 3.1독립만세 이후 식민지 통치정책을 강압정책에서 우민화정책으로 바꾼다. 조선 백성들을 우민화시키기 위해서 경마를 도입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경마와 말산업에 대한 인식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해방은 되었으나 ‘조선마사회’라는 이름을 ‘한국마사회’로 바꾸었을 뿐 일제의 경마시행 제도를 그대로 가져왔다. 한국마사회로 이름을 바꿔 경마를 시행했지만 잦은 부정행위 발생으로 부정적인 편견은 더욱 깊어지고 말았다. 세계의 선진국들이 경마=스포츠의 왕으로 각광받는 동안 한국은 경마=도박, 경마=도박의 황제로 국민들의 생각을 점점 고착화시켰다. 이제 이러한 역사적 잔재와 적폐를 거둬내야 한다. 너무 늦었다. 늦었지만 해야 한다.

일제의 잔재와 적폐를 거둬내는 것은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가능하다.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원, 처 등 합리적 이름 부여)’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마시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남는다. 경마시행은 경마법을 별도로 만들어 말산업진흥공단의 산하기관으로 두면 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경륜경정본부처럼 말이다. 새로운 기구 말산업진흥공단은 승마 대중화와 경마 세계화에 힘쓴다면 경마=도박, 승마=귀족스포츠, 한국마사회=복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조선부터 이어온 웅혼한 기만민족의 기상도 드높일 수 있다.

말산업은 경제다. 말 1마리를 기르면 5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농어촌지역경제가 풍요로워진다. 말산업은 문화다. 기마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말문화가 우리 역사 곳곳에 스며 있다. 말문화 부흥의 새시대를 열어 민족의 기상을 높여야 한다. 말산업은 건강이다. 국가가 튼튼하려면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 승마와 재활승마는 국민생활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스포츠다.

도시에는 건강을 농촌에는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촌경제를 활성화시켜 도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여주는 대안산업으로 말산업이 제격이다. 그러나 말산업 및 축산업 발전의 근간(축산발전기금 80% 이상 경마에서 생성)인 경마산업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되었다. 유독 경마에 대해 각종 편파적 규제를 쏟아냈다. 수치상으로 규모가 가장 큰 산업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급기야 2009년7월20일 온라인 마권 발매방식인 Knetz까지 전면 폐지시켰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상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마권은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구입할 수 있다. 현재의 경마팬은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신규 경마팬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말산업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마권이 복권, 스포츠토토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동네 편의점 발매와 온라인 발매(Knetz) 부활이 하루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온라인 마권발매를 하지 못하는 현상은 아이러니다. 복권이나 토토에 비해 사행성이 현저하게 낮은 경마가 이렇게 홀대받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오직 한 나라 대한민국 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