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효진 한국경마축산고 교장 인터뷰

“학생 성취 동기 유발하는 교육 운영할 것”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작년 9월 한국경마축산고로 취임한 곽효진 교장은 벌써 1년째를 맞았다. 30여 년이 넘는 시절을 교육자로 살며 학생을 위해 교육철학을 펼쳐온 곽 교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경마축산고의 미래를 봤다고 말한다.

지금도 국내 최고의 말산업계 고등학교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를 넘어 세계의 말산업으로의 진출을 바라는 학생들에게서 그 원동력과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1년간 말산업 교육 현장을 바라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경마축산고는 국내 말산업의 인재 양성의 요람이자 사관학교로 불린다.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
▶한국경마축산고는 지리산 자락 북서쪽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말산업 분야 마이스터 고등학교다. 1970년 운봉축산고등학교로 개교했으며,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2003년에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마필 관리 분야 인재 육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2011년 9월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 이후인 2012년 11월에는 국내 유일의 말산업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됐고, 2014년 3월애 마이스터고로 개교했다.


-다른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15년 전 우리학교가 말산업 학교로 개교해 성공하고 나니 여기저기에서 다른 말산업 교육기관들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는 최고의 시설과 교육 수준을 자랑한다. 다른 학교는 전체 학과 중 일부만이 말 관련된 학과이지만, 우리는 학교 전체가 말산업과 관련돼 있다.

교원의 전문성도 뛰어나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분들로 우리 학교에만 13~14년 근무하시면서 말산업의 교육의 기틀을 잡으신 분도 계시다. 각종 교육 지원 사업을 통해 말산업 선진국인 프랑스, 독일 등에서 선진 기술을 배우고 오신 분들이고, 말산업과 관련해서는 최고의 교원이라고 자부한다.

-독일 WRFM에서 승마 전문 코치를 영입해 12주간 교육을 진행한다. 어떤 계기로 마련된 것인가.
▶마이스터부장인 우청화 선생님이 작년과 재작년에 독일의 승마학교인 Westfälische Reit-und Fahrschule Münster로 교육연수를 다녀왔다. 그 인연으로 양국의 학교가 재작년 MOU를 체결했으며, 작년에는 교장인 야콥스(Jorg Jacobs) 씨를 우리학교로 초대해 교육 강습 및 교습안 지도를 받았다. 당시 정말 좋은 인상을 남겼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어렵사리 부탁해 마련한 자리이다.

교장인 야콥스를 자주 불러오기는 힘들기 때문에 WRFM에서 야콥스의 교육을 받은 코치를 파견해 줄 수 있냐는 제안에 흔쾌히 응했고, 법적 절차 등을 거쳐서 사브리나(Sabrina) 코치가 12주간 우리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교육을 담당한다.

-사브리나 코치는 한국경마축산고에서 무슨 교육을 담당하나.
▶9월 1일부터 11월 23일까지가 교육 기간으로 전반적인 승마 강습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브리나 코치는 승마실력으로만 볼 때 국내 국가대표 수준 또는 그 이상이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심도 있는 강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교육파견 동안 사브리나가 학생들을 평가하고, 이중 4인의 선발해 독일 학교로 교육을 보낼 예정이다.

-또 다른 기대 효과는 뭔가.
▶독일 교육파견 선발을 공표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번 프랑스 교육파견 때에도 선발전을 열었더니 학생들의 태도부터가 다르더라. 학생들이 밤 늦게까지도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만들어 발표 준비도 열심히 했다. 학생들의 성취 욕구를 유발할 수 있는 계기와 동기가 부족했는데 이러한 행사들이 학생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경마축산고의 제2의 도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어 가능한 코치를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영어 공부에도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해외 강사 초청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그렇다. 단발성으로 끝내지는 않을 생각이다. 이번 초청 성과가 괜찮으면 내년 1·2학기에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성취 유발 효과도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도 그리 부담되지는 않는다. 숙소는 학교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되고, 식비와 급여 등을 포함해도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보다 낮은 급여 수준이다. 물론 국내에도 우수한 전문가들이 있지만, 복합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해외 취업 등도 고려하고 있나.
▶국내 말산업 일자리의 질과 양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제적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경마축산고는 글로벌 사업을 개교 이래 계속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노력을 통해 새로운 말산업 취업처를 발굴하고 있다. 호주, 프랑스, 독일 등에 있는 학교 등과 교류를 통해 국제 인턴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수의 졸업생이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경마산업 위주를 탈피해 호주에서 프랑스 교관이 운영하는 승마학교를 발굴하기도 했다.

-졸업생들이 어떤 말산업 인재가 되길 바라는지.
말산업의 다양한 직군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길 바란다. 현재 국내 말산업의 일자리는 너무 한정적이고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말산업 관련 공무원부터 선생님, 말안장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할 필요성이 있다.
작년에 교장 취임한 이후 마이스터고 교장단 모임에 갔더니 인사혁신처에서 사무관이 나와 공무원 시험 소개하더라. 마이스터고 교장들이 반발하고 그러시던데 난 생각이 다르다. 학교에서 맨날 노동자만 키우란 법이 있겠는가. 주요 기관에서 정책을 펼 수 있는 인력도 키워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도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에 합격한 학생 중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던데.
작년 우리학교에서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에 각 한 명씩 합격했다. 전라북도 완주시 축산직에 합격한 학생이 졸업식 때 학교에 왔는데 같은 과 계장님과 함께 왔다. 졸업식만을 30번 넘게 봤지만, 부하 직원의 졸업식에 온 상사는 처음 봐 손 한번 들어보시라고 해서 박수를 받았다. 말산업 관련 업무를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출신들이 담당한다면 국내 말산업 발전 속도도 배가 될 것이다.

-곧 신입생을 모집한다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우리 학교는 승마만 하는 학교가 아니다. 전반적인 말산업을 다루는 학교이고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입시철 학부모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이미 말산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학교로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우리학교에 입학하면 말산업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한다.



▲작년 9월 한국경마축산고 교장에 취임한 곽효진 선생님은 벌써 1년째를 맞았다. 30여 년이 넘는 시절을 교육자로 살며 학생을 위해 교육철학을 펼쳐온 곽 교장의 1년을 물어봤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