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쇠고기 파동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새정부에 기대를 잔뜩 걸었던 국민들이 실망의 단계를 넘어 이제는 새정부에 분노하는 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는 언제 살아날 것인지 그저 답답해하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속시원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건만 청와대 인사에서부터 극심한 실망감을 안겨주더니 각종 정책들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가장 첨예한 문제는 FTA협상이다. 특히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검역주권’을 통째로 내주었다며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쇠고기수입 개방과 관련 그 피해의 중심에 있는 축산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무역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가 FTA체결을 하지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필자는 여기서 마필산업 중흥을 통한 FTA 위기 돌파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주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해온 것이지만 요즘처럼 쇠고기 파동으로 인해 농촌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주장이다. 경마산업은 세계가 하나로 움직여지는 특성을 지닌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세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두어 성격이 다른 도박들과 함께 묶어 규제와 통제를 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것도 모자라 한국마사회법을 개악하는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10대 경제대국에 도달할 정도로 국가적 경제규모가 커졌다. 우리나라는 경마를 무엇 때문에 시행하고 있는가. 그 목적은 한국마사회법 제1조에 너무나 명백하게 잘 나타나 있다. 요약하면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목적에 부합하는 경마정책이 시행되고 있는가. 경마산업이 사회적으로 도박이라는 부정적 편견에 얽매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점은 범정부 기구로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경마가 포함되어 복권이나 스포츠토토보다도 더 심하게 규제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나 국회가 적극적으로 마필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 세계와의 경쟁은 고사하고 내부 발전도 실현시키기 어렵다.

경마는 세계 1백20여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러시아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선진국들치고 경마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 특히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그러다보니 경마산업을 둘러싼 국가가간의 치열한 경쟁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마필산업은 외형적으로도 이미 1000여 농가에서 2만3천여두의 마필을 사육하는 상황이 되었다. 조랑말 등 잡종마 1만5천여두 서러브레드경주마 8천여두를 보유하고 있다.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그런데도 국가정책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경마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를 향해 눈을 떠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우리 경마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정해야 한다.

경마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복권이나 카지노와 같은 진짜 도박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왜 경마산업을 육성해야 하는지 그 목적에 부합되게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선진경마국들이 앞서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마상금을 현실화하는 정책을 기본으로 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배가해야 한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이나 새로이 경마를 현대화하려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국산마를 수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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