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3세마의 지존(至尊)을 가리는 제11회 코리안더비의 날이 밝았다. 3세마 최강의 경주마는 어떤 경주마가 될 것인지 경마산업관계자는 물론 모든 경마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코리안더비는 부산경마장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경마장에 입사한 경주마들에게만 출전자격을 부여하여 ‘반쪽대회’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과 부산의 모든 경주마들에게 출전자격을 부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3세마를 가리는 대회로 등장했다. 그래서 다른 어느 해보다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오늘 제9경주에 펼쳐지는 코리안더비는 국산1군 3세 암, 수 1800m 별정Ⅲ방식으로 KRA컵 마일 대비 거리가 200m 늘어났다. 올해 코리안더비의 최대 관심은 트리플크라운의 첫 번째 관문이었던 KRA마일컵에서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서울경주마들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자존심을 만회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우리나라 최초 통합 경주였던 KRA컵 마일에선 원정에 나섰던 5두의 서울 경주마가 단 1두도 5위안에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설욕전은 더비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서울 경주마가 모두 차지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먼저 부산 경주마의 서울 입성 날짜부터 살펴보면 ‘레인메이커’, ‘절호찬스’, ‘에버니스톰’, ‘청년의기상’이 3주전부터 서울경마장에서 훈련을 하며 적응을 마쳤고, ‘남도지존’은 2주전‘개선장군’이 지난 5월13일부터 경주로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적응력 면에서는 우승 후보인 ‘레인메이커’와 ‘절호찬스’가 가장 좋아 보이는 가운데 ‘개선장군’이 어떨 지가 변수로 작용한다.

전력 분석에 들어가 보면 원정 부담이 따르지만 부산의 트로이카 ‘레인메이커’, ‘개선장군’, ‘절호찬스’가 일단 3강으로 꼽힌다. ‘레인메이커’는 추입력이 우수한 마필로 이번 대회 역시 선두권 경합이 치열하기 때문에 전개상 유리하고, 늘어난 거리 또한 강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문세영 기수가 기승한다는 점은 2관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개선장군’은 그동안 선행형 스타일에서 직전 경주는 추입으로 입상을 일궈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사항으로 선행이든 선입이든 추입이든 서울 경마장에는 가장 잘 어울리는 마필로 분석되고 있다. ‘절호찬스’는 “KRA컵 마일 우승을 ‘레인메이커’에게 내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 말 중 새벽 훈련시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절치부심 할 것이다.

이에 대적할 서울의 3강은 ‘천년불패’, ‘마이티갤러퍼’, ‘매직빅터’가 꼽힌다. ‘천년불패’는 직전 경주 1800m를 뛰어 봄으로써 이번 더비를 가장 잘 준비했다고 할 수 있고, 당시에는 선행으로 뛰었지만 이번 경주 제 스타일인 추입에 가까운 선입형으로 뛴다면 분명 서울의 대표마가 될 것이다. ‘마이티갤러퍼’와 ‘매직빅터’는 직전 경주 1700m에서 나란히 입상을 기록한 마필들로 ‘마이티갤러퍼’는 레이스를 압도할 수 있는 파워가 있고, ‘매직빅터’는 근성이 가미된 추입력을 보유해 경마대회에 어울리는 전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큰 경마대회일수록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다른 경주마들도 모두 우승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혈통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육성과정, 실전경험, 오늘까지의 훈련상태, 경주직전의 컨디션을 꼼꼼하고 살펴보고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한다. 경마에는 요행이나 운이 존재하기 힘들다.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정보를 종합해 우승마를 가려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왕들의 스포츠(Sports of Kings)”에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전 인류에게 사랑받는 경마의 매력인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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