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마 ‘남해여왕’과 염소 ‘복실이’
- 국산마 ‘남해여왕’과 염소 ‘복실이’ 한집살이
- 민장기 조교사 반려동물 이용한 치료 위해 이색동거 도입

부산경남경마공원에 경주마와 염소가 한 마방에서 이색동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KRA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박성호)소속의 국산 4세 암말 ‘남해여왕’과 ‘복실이’라는 이름의 한살백이 염소가 한 마방에서 이색동거를 시작한 것. 경주마와 염소는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 것은 물론 24시간 내내 붙어 다니며 함께 생활하고 있어 마필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의 동거가 시작된 것은 ‘남해여왕’이 밤새도록 마방 안을 도는 버릇 때문이다. 이는 스트레스로 예민해 있거나 지루해 할 때 하는 행동으로 해당마필의 위탁관리를 맡은 민장기 조교사가 친근감을 갖는 염소를 데려와 마방에 풀어놓은 뒤 둘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져 색다른 동거를 계속 해오고 있다.
민장기 조교사는 “경주마들은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악벽(나쁜 습관)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나쁜 습관은 경주마의 체력저하 및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반려동물을 이용한 치료를 위해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넘어서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경주마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질주본능을 지닌 말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갇히면서 이런저런 악벽을 나타내고 있다. 경주마의 악벽은 심리적 불안상태는 물론 체력저하, 찰과상 등을 유발해 경주마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동물병원 전형선 수의사는 “말은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동물보다 비정상적인 습관을 많이 보인다.”며 “장시간 경마장에서 생활하는 경주마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미국이나 영국 등 경마 선진국에서는 예전부터 쉽게 긴장을 하는 말을 진정시키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반려동물로 염소나 양 등을 이용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복실이’와 이색적인 동거중인 ‘남해여왕’은 최근 마방 안을 도는 악벽이 사라지고, 친구처럼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하고 서로 장난을 치면서 친분을 나누고 있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말과 공통 발생 전염병이 없는 한 반려동물의 경마공원내 도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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