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선 마주
‘동반의강자’ “힘겨운 모습에 눈물이 나왔다!!”

- 높아지는 부담중량에 안타까움 토로 “명마 존재에 만족해야...”
- 최고 명마 주인에 걸맞는 사랑과 나눔을 실천!!

지난해 본지는 제12회(2009년) 경마문화상을 맞아 ‘동반의강자’라는 걸출한 명마를 3개 부문에서 선정한 바 있다. ‘동반의강자’는 연도대표마, 최우수 수말 그리고 마주와 관련된 최우수 마주(구자선 마주)등 3개 부문의 3관왕 달성을 기록했다.
부산과의 최초로 시행된 통합 그랑프리에서 ‘동반의강자’는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올해도 여세를 이어가면서 12연승 고지를 넘어서 역대 최다연승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동반의강자’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보는 구자선 마주의 마음은 한없이 고통스럽기만 하다고 한다.
본지는 제12회 경마문화상을 기념해 수상자들의 얘기를 매주 연재한다. 지난 한해 한국경마를 빛낸 수상자중 3개 부문의 휩쓴 ‘동반의강자’의 구자선 마주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편집자주)

경마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역사의 흐름을 이뤄내고 있다. 매경주 경주마와 기수, 조교사, 마주가 상대와 경쟁을 하고 있고, 또한 스스로와의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랑프리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현재의 최강의 자리를 넘어서 역대 최강을 향하고 있는 ‘동반의강자’는 더욱 매경주 상대뿐아니라 스스로의 한계와 끝없이 경쟁과 도전을 펼치고 있다.
‘동반의강자’는 2007년 미국 오칼라 경매를 통해서 국내로 들여오게 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중장거리에 강한 혈통적 특징으로 인해 1400m로 치른 데뷔전에서 4위를 했다. 두 번째는 거리를 더 늘려 1700m에 도전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곧바로 1000m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동반의강자’가 확실한 명마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1군 무대에서 적응을 시작한 2008년 10월부터다. 첫 경마대회 도전이던 2008년 6월 서울마주협회장배에서 3위를 기록한 이후 ‘동반의강자’는 1군 무대에 진출해 연속 2위를 차지하며 적응력을 높였다. 그해 10월 2000m경주에서 드디어 1군 첫 우승을 차지한 ‘동반의강자’는 이후 단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으면서 그랑프리 2연패, 서울마주협회장배 우승, 12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동반의강자’가 활약을 계속하면서 한없이 늘어나는 부담중량을 바라보는 관계자의 가슴은 마냥 무겁기만 하다. 특히 구자선 마주는 “말도 중생이다. 좋은 말을 사랑하고 경마팬이 애정을 갖는 것이 경마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12연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번에 뛰는 모습을 보면서 기가 막혔고,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경주마도 즐겁게 살다 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구자선 마주는 높아진 부담중량으로 인해 ‘동반의강자’의 향후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지금처럼 높은 부담중량이면 차라리 마방에서 쉬게 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자신이‘동반의강자’ 마주라서가 아니라 경마인 모두가 현재 명마가 존재한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며, 현재의 경주마 혹사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구자선 마주는 서울경마공원에선 최강 ‘동반의강자’ 마주이지만, 우리나라 불교 최대의 종단인 조계종의 상임고문이자 조계종 산하 ‘중앙신도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의료자원봉사단체 ‘반갑다 연우야!’의 단장이기도 하다.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날마다 좋은날’의 의료봉사지원단 ‘반갑다 연우야’는 2006년 4월 발족한 이후 매주 독거노인·다문화가정·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자선 마주는 “‘반갑다 연우야’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불교계의 사회 참여가 미약한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에서 시작됐다”고 밝히고, 당시 동국대 병원의 도움을 받게 돼 진료버스 1대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첫 해 1천300명 정도를 진료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진료대상 인원을 늘려 누적인원이 지난해 연말로 1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한다.
봉사활동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나눔의 생활을 실천하는 구 마주는 “정성을 기울여준 관계자들 덕분에 그랑프리 2연패를 했다. 하늘이 주신 선물이니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우승 상금 중 상당 금액을 조계종 신도회와 강북 장애인복지관에 쾌척한 바 있다.
1백년을 바라보는 한국경마사에는 수많은 명마들이 명멸을 거듭해 왔다. 현시점에서 최고의 명마로 평가되는 ‘동반의강자’가 과거의 불운한 명마처럼 스스로의 능력부족이 아니라 부담중량 등의 타의적인 여건에 의해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구자선 마주의 얘기처럼 ‘동반의강자’가 경주마로써 즐겁게 살다가 능력에 걸맞는 업적을 경마사에 남겨주길 기원해 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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