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 인터뷰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 무조건적 반대는 불법 사행산업 배만 불려
온라인 발매 허용하더도 강력한 안전 장치 필요…전환적 인식 갖고 상생해야”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11월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마지막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패널 가운데 시민단체를 대표해 나온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는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불법 사행산업의 근절이 중요한 과제임을 확실히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 강력하게 마출총량제 시행으로 기존 합법 사행산업의 근절을 주장했지만, 현재는 불법 사행산업 근절을 위해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직접 들었다.



-중독예방시민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논의하고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초기에는 도박문제 때문에 결성됐다가 도박 외에 마약, 인터넷 성 중독 등 각종 중독 문제가 우리 사회에 심각해서 영역을 넓혀 활동하고 있다.

-도박중독과 불법도박이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현실적인 대응책은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도박중독의 폐해는
▶다른 중독에 비해서 도박 중독은 폐해가 더욱 크다. 왜냐면 다른 중독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사례가 많은데 도박 중독은 가족들과 지인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급전적인 이득을 위해 거짓말하거나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횡령, 절도 강도 등 흉악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경우는 살인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도박중독문제는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노력으로 도박중독에 대한 교육 및 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어떤 개선책이 필요한가
▶어느 중독이든지 예방이 가중 중요하다. 예방이 철저히 이뤄지면 부작용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도박중독 예방과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 사업이 굉장히 필요하다. 사감위가 10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해서 과거에 비해서는 굉장히 발전된 모습을 가져왔지만, 아직도 시민운동 현장과 교육현장에서는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부족한 점이 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알게 된다면 이후에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줄어든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교육이 주를 이루다보니 인성과 관련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초중고 교육과정 안에 도박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어린 시절부터 중독의 위험성을 깨닫고 조심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법을 통한 도박중독보다 불법에 의한 사례가 더욱 많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합법 사행산업보다 불법도박이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합법 사행에 대한 규제만을 계속 가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사행산업 환경은 많이 바뀌었다. 사감위 출범 초기에는 불법을 크게 염려할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온라인으로 불법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급속도로 불법도박이 늘어나고 있고, 합법도박의 3~8배에 이르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불법 사행산업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합법 사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불법으로 갔던 이들이 합법으로 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합법 사행산업에서도 자칫 도박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합법 사행사업자들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치와 안전장치를 잘 마련하고, 이용자가 도박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합법 사행산업이 이러한 모습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불법도박을 막아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불법도박을 할 경우 강력한 처벌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켜서 우리 국민들 가운데 스스로 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 토토 등 스포츠 베팅류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니 청소년과 일반인이 불법이라고 생각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감위 차원의 불법도박 근절에 대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하고. 불법 도박 시행자에게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불법도박에 있는 이들을 통제 가능한 합법 사행산업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는 얘기 같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나. 온라인 마권 부활 등도 긍정적인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온라인을 합법화하는 게 중요한 요소가 기존 사행산업들은 특정한 장소로 가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요즘 스마트폰이 발달돼 그런 곳에 가지 않더라도 어느 장소에서는 편한 시간대에 맘대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이런 불법도박의 경쟁력을 오프라인의 합법 사행산업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합법 사행산업도 온라인화를 통해서 이용자들로 하여금 편의성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불법으로 갔던 사람들이 합법으로 유인할 수 있다. 불법과 비교할 때 게임의 종류나 종목 수나 베팅금액 등 제약이 많다보니 불법으로 많이 간다. 불법에 뒤처지지 않는 내용 전환과 일부 베팅금액의 상승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온라인에 담아내야 불법도박을 막아낼 수 있다.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 합법화가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발매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무서워 정부도 국회의원도 관련 법안을 추진하려고 하지 않는데 타개 방안이 있나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이들의 걱정과 염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불법도박을 이대로 방차하는 것은 더 많은 중독자를 양산하는 일이다. 불법도박을 잡기 위해서는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는 불가피한 일이다. 만약에 합법 사행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온라인화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와 관련된 규제와 정책으로 불법도박업자의 배를 불리고 그들의 수입을 극대화시키는 꼴밖에 안 된다. 굉장히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온라인화 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불법의 부작용들 막을 수 없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허용에 반대를 외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전장치가 마련된 사행산업이라면 산업적 발전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안전장치가 잘 작동한다면 게임을 즐기고 베팅을 한다고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국민이 건전하게 레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합법 사행산업 안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국민이 합법 사행사업을 이용하는 것조차 굉장히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사행산업계가 국민이 안심하고 레저를 즐길 수 있게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들이 국민에게 인식되어 질 때 더 많은 국민이 여러 사행산업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환적 의식을 가지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산업적으로는 발전하되 도박 중독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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