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교육 기부 대상 수상 기념, 말산업 진로 직업 체험 수기 연재 2

말(馬)로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교육 기부 일환으로 시행한 찾아가는 말산업 진로 직업 체험 교육이 장애인, 사회 취약 계층 등 교육 소외 계층을 주요 대상으로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 공을 인정받아 한국마사회는 ‘2018 제7회 대한민국 교육 기부 대상’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말산업 진로직업체험’은 전문 해설사의 강의를 바탕으로 동물병원, 장제소, 승마장, 포니하우스를 견학하며 수의사, 장제사, 말관리사, 기수 등의 다양한 말산업 직업군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사례 공모전을 열고 수기와 체험 사진 공모 두 부문을 진행했고,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습니다.

공모전에 접수된 작품은 총 119건으로 체험 수기 및 사진 두 부문에서 진행됐습니다. 주제 적합성, 진정성, 독창성, 감동성을 기준으로 심사해 총 25작품을 선정했으며 우수상 5작품, 참가상은 체험 수기 17작품과 체험 사진 3작품 총 20작품을 선정했습니다.

<말산업저널>은 한국마사회 승마지원단의 협조 아래 공모전 체험 수기 수상작 중 일부를 종합 연재, 소개합니다. 학생들의 솔직한 후기를 그대로 담고자 띄어쓰기와 오타만 수정했음을 밝힙니다. - 편집자 주



‘고마운 말馬! 아낌없이 주는 말馬!’ - 우수작 수상자 김재윤 학생 수기

“말과 가까워져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체험의 기회가 많아졌으면
많은 사람이 말산업을 이해하고 말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면 좋겠다”

승마를 전공하신 체육 선생님께서 서울 렛츠런파크에서 시행하는 2018 말산업 진로직업체험에 참여해 볼 기회를 마련해 주셨다.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과 함께 둘러본 렛츠런파크는 나에게는 별천지였다.

내가 처음 말을 타본 것은 초등학교 4학년 현장 체험학습 때였다. 승마에 앞서 말과 친해지기 위해 말갈기를 빗겨주고, 말에게 간식을 주는 시간도 가졌었는데 그때는 가까이에서 승용마를 직접 만지고 본 것이 처음이라 말이 무섭게 느껴졌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날 두려움을 이겨냈고 승마의 기회를 멋지게 잡아 말고삐를 잡았다.

그 뒤로는 말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져 제주도에 가족여행을 갈 때마다 승마장을 찾았다. 제주도에서 내가 탔던 말은 승용마라기엔 조금 작은 말이었지만 말을 타고 트랙을 돌면서 나는 말이 뛸 때 내 심장도 함께 뛰는 것을 느꼈고, 그런 두근거림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이번 진로직업체험에서는 포니랜드와 말 축사, 말 장제소, 말 전문병원, 말 수술실과 회복실, 말 물리치료실 및 경주마를 위한 도핑 검사실 등을 둘러보았다. 지도 선생님께서 견학에 앞서 주의사항을 설명해 주셨는데, 말이 지나가면 일단 멈추고 말 뒤쪽으로는 가지 않아야 하며 말은 기선제압이 필요한 동물이라 말 앞에서 겁내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말 축사에서는 미리 준비해간 당근을 말에게 먹여 보았었는데, 낯선 내가 건네는 당근도 잘 먹는 말이 무척 귀엽게 느껴졌다.

그 후 우리는 선생님과 함께 장제사가 말편자를 교체하는 현장을 보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장면을 가까이에서 보게 된 것이 정말 운 좋게 느껴진다. 장제사는 이번 진로직업체험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직업이다. 장제사는 말의 편자를 만들거나 말의 건강 상태, 용도 등을 고려해서 말굽에 편자를 받아 붙이는 일을 하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장제사 시험에 합격해야 장제사로서 활동하게 된다고 한다.

나는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앞으로 사라질 직업군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견 속에서도 말산업에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전문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기뻤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제사 외에 진로직업체험을 통해 알게 된 말과 관련된 직종으로 기수와 조교사, 조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인 마필관리사, 재활승마지도사 및 말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말 수의사와 말 관리사가 있다.

조교사는 ‘말의 아버지’라 불리며 경마 전반을 책임지고 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훈련과 영양 상태를 관리한다. 또 어떤 말에 어떤 기수를 태울 것인지도 결정하기 때문에 경마에 있어서 작전 사령탑과 같은 사람이다. 마필관리사는 어린 말들을 경주마로 훈련하는 전문가로 사료 먹이기는 물론 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조교사를 대신해 출마 등록을 하거나 혈액 채취와 약물 검사를 돕고, 체중과 장구 착용 상태를 확인한다. 경마의 꽃이라는 기수는 키 168cm 이하, 체중 49kg 이하 등 일정 기준의 신체조건을 갖춰야 한다. 재활승마지도사는 승마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 치료를 지도하는 전문가이다.

말과 관련된 직업으로 세분된 전문직종이 이렇게 많다는 점이 놀라웠고 국내 말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시장 규모와 함께 일자리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 반가웠다.

렛츠런파크에 다녀온 시간은 꽤 지났지만 말 축사에서 나에게 전해졌던 말들의 따뜻한 온기는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덩치가 커서 곁에 두고 자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은 개나 고양이 같은 작은 반려동물처럼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고마운 동물이다. 오래전에는 인간의 주요 교통수단으로서 인간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말들이 이제는 또 인간을 위해 일자리까지 창출해내며 아낌없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끝으로 한국마사회의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말과 가까워질 기회를 한 번 더 가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체험의 기회가 많아져 보다 많은 사람이 말산업을 이해하고 말에게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고 제공= 한국마사회 승마지원단
교정·교열= 안치호 기자 john337337@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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