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의 경마공원 산책
일반인들 중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승마를 많이 하는 사람이거나 경마 기수들의 정력은 일반인과 비교하여 어떠냐는 질문이다. 아마도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말을 타면 정력이 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승마를 배우고 제주에서 가끔 외승을 했던 사람들 가운데 말을 타면서 예전과 다른 신체의 변화를 느낀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연령이 50중반을 넘어서는 사람들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말을 꾸준히 타게 되면 정력이 강화된다. 왜, 말을 타게 되면 정력이 강화되는가에 대하여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남자의 그것(심벌)이 안장에 계속 자극을 받으면서 정력과 스태미너가 보강되는 것 아니냐는 사람이 있다. 또한 80년대 초반에 애마부인 시리즈의 영화가 나왔는데 영화 제목을 무슨 의미로 애마부인이라 지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이 영화 제목을 말의 그것(심벌)이 매우 크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부터 말안장에서 느껴지는 쾌감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까지 다양하다. 말을 타게 되면 정력이 강화되는 이유는 “케겔운동”과 관련이 있다. 이 운동법은 엉덩이를 조이는 운동법으로 항문괄약근 조임운동 이라고도 말한다. 70년대 인기 가수였던 김도향 씨가 가수생활로 인기를 누리다가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사라졌다. 그 이유가 항문조이기 운동법을 전국으로 다니면서 전파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텔레비젼에 나와 항문조이기 효과에 대하여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항문조이기 운동법에 대한 정확한 용어자체가 한국에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정식용어가 등장했다. “케겔운동”이 그것이다. 이 운동은 정력강화운동으로 캐나다의 산부인과 의사인 케겔이 요실금을 치료하기 위하여 고안한 골반근육운동의 하나이다. 이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골반 주변근육이 강화되면서 방광과 골반이 힘을 받는다. 이 결과 요실금, 과민성방광증후군, 만성전립선염, 만성골반통증 증후군 등이 예방된다. 또 남성의 경우 발기력강화, 조루증완화, 사정력 및 사정감 증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불감증이 완화되고 변비가 줄어든다. 이렇듯 “케겔운동법”은 말을 타는 속보운동법과 같은 이치이다. 속보운동이란 말을 타는 기수가 말의 안장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을 말한다. 이때 엉덩이를 들어 올리게 되면 항문괄약근이 수축되고 엉덩이를 내리게 되면 항문괄약근이 이완된다. 기수들이 보통 하루의 새벽조교 때 마필훈련을 3시간 정도 하게 된다. 이 시간동안 속보운동은 최소 1시간을 넘는다. “케겔운동법”에 의하면 항문조임 10번을 1회라고 하면 하루에 총 10회를 반복하면 효과를 본다고 하는데 경마기수는 아마도 하루에 몇 백번에서 몇 천번은 반복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러다 보니 말을 많이 타는 사람들은 자동 정력이 강화되며 이러한 결과들이 말을 타게 되면 정력이 좋아 진다는 소문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말을 타는 것이 정력을 보강 하는 운동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말을 기승함으로써 얻게 되는 질병도 있다. 그것은 치질이다. 그 이유는 딱딱한 가죽으로 된 안장에 엉덩이가 계속 마찰하기 때문이다. 기수나 조교사들 중 현재 치질을 가지고 있거나 치질수술을 받은 경험이 많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으니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모두를 공평하게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케겔운동법”을 전파하고 다녔던 김도향 씨가 텔레비전에 나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좋은 운동법을 나만 알고 있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조교사시절인 1995년에 이러한 항문조임 운동법을 들어도 보지 못했던 때, 현직 조교사인 C조교사가 조교사 숙소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 나에게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이런 말을 했다. “하루에 3분씩만 항문을 조였다가 폈다를 반복해봐, 남자의 우월감을 알게 될거야” 라고 살며시 이야기 하고 사라졌다. 그 후로도 C조교사는 나를 볼 때 “지금도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하고 웃으며 물어 오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배 조교사가 새벽 마필 훈련시간에 말을 타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마팬 여러분도 전철이나 사무실의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에 항문조이기 운동에 동참해 보시라! 그러면 당신도 기수들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 이후로 기수들의 키가 작다고 우습게보지 마시라!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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