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의강자
단독선행 나선 ‘터프윈’도 종반 덜미 준우승에 그쳐
신년 최고의 명승부 기대했던 팬들에게 실망감 안겨

그랑프리 2연패, 12연승 기록에 빛나는 ‘동반의강자’(36조, 마주 구자선)의 영광은 이제 옛 추억에 불과한걸까.
지난 30일 올 시즌 들어 첫 출사표를 던진 ‘동반의강자’는 최근 연패사슬을 끊기 위해 절치부심 했지만 충격적인 4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일반경주에서의 패배도 데뷔전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경주내용 면에서도 ‘동반의강자’는 예전의 위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동반의강자’는 초중반까지 하위권에서 머물며 중반이후 장기인 선두권 가담(무빙)을 노렸지만 다소 힘에 부치는 듯 선두권에 올라붙지 못하는 부진 속에 우승마와 8마신 차의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또 하나의 최강자 ‘터프윈’(34조, 마주 탐라사료) 역시 승수 쌓기에 실패한 것도 적지않은 충격이었다. 단독선행에 이은 여유 있는 우승이 예상되었던 ‘터프윈’은 종반 끈질기게 따라붙은 ‘백전무패’에게 결국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경주로 상태가 선행마에게 불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최강자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결과였다.
반면, 이날의 히어로 ‘백전무패’는 무려 1년여 만에 우승을 통해 컨디션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려 벌써부터 차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과론 적이지만 이처럼 외산 최강들이 허무하게 패배한데 대해 많은 이들은 역시 과중한 부담중량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부담중량 61.5kg을 짊어진 ‘동반의강자’의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아직까지 우승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능력을 반영해 여전히 높은 핸디캡 중량을 평가한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것.
한 관계자는 이번 경주결과에 대해 “신년 벽두 최고의 매치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한 판”이었다며, “동반의강자는 이미 지난 12월 그랑프리에서 58kg의 부담중량으로도 졸전을 펼친 바 있어 예전 기량과 비교해 분명 한풀 꺾인 모습이다. 마필의 전력변화를 고려한 핸디캡 평가가 아쉬웠던 대목”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강자들은 모두 높은 부담중량을 피할 수 없었다. 출전마 모두에게 우승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핸디캡 경주의 묘미이기 때문에 높은 부담중량은 어찌보면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슬픈 특권(?)이자 공정한 경주시행을 위한 당연한 과정일런지 모른다. 하지만 강력한 스타를 갈구하는 팬들에겐 이 또한 불공평한 역차별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마련이다.
어느 쪽이 진정 공정한 경마일까. 이번 한 판은 핸디캡퍼들에게 어려운 숙제를 던져준 셈이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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