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알렉산드라(Rachel Alexandra)
챔피언 출신의 ‘컬린’과 ‘버날디니’ 첫 해 교배상대로 낙점
“누구의 유전력이 우세할까” 벌써부터 이목 집중

여제 ‘제니야타’(Zenyatta)와 ‘레이첼 알렉산드라’(Rachel Alexandra)간의 맞대결이 이루어진다?
실제 대결은 아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여제 간 세기의 맞대결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지난해 말 모두 씨암말로 전향한 바 있다.
하지만 현역시절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이들이 2세들을 통해 나란히 유전력 대결에 돌입할 태세여서 시대를 초월한 맞대결에 벌써부터 관심을 모아지고 있다. 그것도 걸출한 신랑감들을 대동한 채 말이다.
지난달 21일 ‘레이첼 알렉산드라’를 소유하고 있는 제스 잭슨 마주는, 그녀의 첫 교배 상대로 역시 자신이 소유한 씨수말 ‘컬린’(Curlin, 7세, 레인즈앤드 팜)이 결정되었다고 밝히고 지난주 교배에 들어갔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슈퍼호스 2두의 만남”이라며, 이 소식을 대서특필 했다.
‘레이첼 알렉산드라’가 암말로서 최고의 영예를 얻었다면, ‘컬린’은 21세기 최고의 경주마라는 칭송을 받으며 화려하게 생산계에 뛰어든 3년차 씨수말이다.
‘컬린’은 현역시절 삼관경주인「프리크니스 스테익스」와「브리더즈컵 클래식」「두바이월드컵」등 세계 최고수준의 경주를 모두 제패하며 2년 연속 美연도대표마에 오른 바 있다. ‘컬린’과 ‘레이첼 알렉산드라’ 커플을 두고 “왕과 여왕의 조우”로 표현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지난해 美연도대표마를 수상하고 씨암말로 전향한 ‘제니야타’의 첫 신방은 ‘버날디니’(Bernardini, 8세, 다알리 목장)와 꾸민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비운의 영웅 ‘바바로’(Barbaro)와 동 시대를 지냈던 ‘버날디니’는 2006년「프리크니스 스테익스」등 3번의 GⅠ우승 경력이 있는 멀티플 챔피언 출신이다. 더욱이 ‘버날디니’는 혈통적 측면에서 현존 최고의 씨수말인 ‘A.P. Indy’의 대를 이을 “에이피 인디계의 황태자”로 불릴 만큼 화려했던 현역 성적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퍼스트크롭사이어 부문 3위라는 단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내용적으로 알차다. 「프리젯 스테익스(GⅢ」우승마 ‘AZ Warrior’를 비롯해 이탈리아 「그란 크리테리움(GⅠ)」우승마 ‘Biondetti’, 영국「프리스티지 스테익스(GⅠ」우승마 ‘Theyskens Theory’ 등 첫 해부터 챔피언 자마들을 다수 배출하고 있는 것. 특히 ‘버날디니’가 현역시절 만성형에 가까웠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비롯한 자마들의 앞으로의 활약상은 더욱 주목을 끌 전망이다. ‘메다글리아 도로’, ‘스마트 스트라이크’ 등의 쟁쟁한 씨수말 후보들을 제치고 ‘버날디니’가 ‘제니야타’의 첫 교배 상대로 낙점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왕족간의 정략결혼을 연상시키는 ‘레이첼 알렉산드라’와 ‘제니야타’의 교배소식은 그 화려한 만큼이나 명마배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콩 심은데 콩 난다” 말처럼, 부모마 모두가 클래식 적성이란 점에서 자마들도 클래식 성향을 보인다면 앞으로 4년 후 북미 삼관경주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이들 2세 간의 맞대결을 보게 될는지 모른다.
시대를 초월한 2세간의 세기의 대결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벌써부터 세계경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윤정훈 기자 waggu@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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