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의 경마공원 산책
경주마의 체중 변화는 예시장의 전광판과 경마중계 모니터에 나타난다. 보편적으로 여름철에는 마이너스가 많으며 겨울철에는 플러스가 많은 편이다. 권투 경기에서도 체중에 따른 급이 정해지므로 가능하면 체중을 줄여 경기에 출전 하려고 한다. 그것이 경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과도한 체중감량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경주마의 체중변화는 훈련량과 운동강도를 추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경주마의 체중이 감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채식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채식상태는 좋았지만 훈련량이 많았거나 운동강도가 강했을 경우이다. 반대로 체중의 증가는 훈련량이나 운동강도에 비하여 사료의 급여가 많았거나, 사료의 급여는 정상적이었는데 훈련량이 적었거나 운동강도가 약했던 경우이다. 말의 체중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별 문제가 되지 않는지는 과학적인 실험을 통한 자료는 없다. 그렇지만 대략 10킬로그램 정도의 증감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혹 20킬로그램 이상의 증감이 발생하는 말들도 있다. 이러한 말들은 컨디션조절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여 마권에서 제외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가끔 이런 말들이 우승을 하여 많은 사람들이 구입한 마권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평상시 체중에서 20킬로그램 이상 줄어들었다면 아무리 여름철임을 감안하고 인기마라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추천마권으로 선정하기는 어렵다. 이런 말들이 우승을 하지 말라는 경우는 없지만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반면에 20킬로그램 이상 증가되는 원인은 휴양이나 운동기질환 등으로 훈련량이 너무 적었거나 운동강도가 약했을 경우에 일어난다. 또 다른 원인은 어린 말(2~3세)들이 근육이 붙어가는 과정에 있는 경우이다. 신마가 경마장에 입사하여 정상적인 경주마의 체형을 유지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필요없는 지방이 빠지는 단계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체중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다가 어느 정도 지방질이 빠지고 나면 근육이 조금씩 붙어 가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일시적으로 많은 체중의 증가를 가져오는 말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과다한 체중의 증가를 가져와도 우승의 확률이 높을 수 있다. 경주마의 체중 변화는 말의 컨디션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체중의 증감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지나친 변화가 있는 말은 훈련량과 운동강도가 어떠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말의 채식상태는 경마팬들 입장에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훈련에 따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훈련량이나 운동강도가 평상시에 비해 크게 변화된 것이 없는데 체중이 지나치게 빠졌다면 말의 채식상태가 좋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경마대회에 출주하는 말들이 일반경주에 출주하는 말에 비해 체중의 변화가 큰 편이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훈련을 강하게 하였거나 과도하게 몸에 좋은 여러 가지를 과다급여 하였기 때문이다. 경마대회에 출주하는 말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고유의 적정체중이 이미 형성된 상태에 있는 말들이 많기 때문에 지나친 체중의 증감이 있는 말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말의 체중조절에 유난히 신경을 많이 쓰는 조교사들도 있다. 경주에 출주할 계획이 확정되면 체중을 측정해보고 훈련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몇 차례 측정해 봐서 훈련량과 운동강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말의 적정 체중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말들은 선진 경마국에 비하여 지방질이 많은 편이다. 서울경마공원의 말들이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비하여 조금 더 지방질이 많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부산경남경마공원이 훈련량이나 운동강도에서 높다고 할 수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말들이 서울경마공원의 말들보다 통합경주에서 우승확률이 높은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말의 체중이 과다하게 증가된 경우이거나 걸음걸이가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 몸을 풀어 주기 위하여 워밍업을 많이 시켜 주기도 한다. 시험 당일날 벼락치기 공부가 성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에게도 출발 직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약간의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말의 체중을 항상 비슷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변수의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기수나 조교사 그리고 경마팬들에게 모두 중요한 일인 것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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