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만으로도 기적 ‘돌콩’, 세계 최고 상금 ‘두바이월드컵’ 11위
김낙순 회장 “입상 못 했지만 한국 경마 알리기 충분, 국제무대 계속 도전할 것”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두바이 현지 시각 3월 30일 저녁 8시 40분 메이단경마장에서 열린 두바이월드컵에 국내 경주마 최초로 출전한 ‘돌콩’이 12마리 중 11위를 했다.

두바이월드컵(GⅠ, 2000m, 더트, 3세 이상)은 세계 최고 상금 1,200만 달러(약 130억 원)가 걸린 꿈의 레이스다. 세계 4개 경마 대회 중 하나로 3개월 동안 총 540여억 원의 상금이 걸려있고 74개의 경주를 펼친다. 이날 열린 결승에는 9개의 경주가 치러졌으며 ‘돌콩’이 출전한 두바이 월드컵은 경주 이름으로 축제 명칭을 같이 사용하는 메인 경주다.

2016년 ‘석세스스토리’와 ‘천구’가 두바이월드컵카니발에 국내 최초로 출전했다. 2017년에는 ‘메인스테이’가 District One 경주에서 한국 경주마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으며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가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의 준결승격인 슈퍼새터데이에 진출해 Al Maktoum Challenge R3(GⅠ)와 Burj Nahaar(GⅢ) 경주에서 각각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트리플나인’은 국산 경주마 최초로 결승인 두바이월드컵까지 진출해 Godolphin Mile(GⅡ) 경주에서 국제레이팅 105를 획득했다.

그리고 2019년 2년 만에 나선 3번째 두바이 원정만으로 결승 메인 경주 진출까지 성공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외신들은 경마 변방 한국 출신 ‘돌콩’의 결승 진출에 놀라움을 표하며 이번 결승전이 ‘한국 경마의 역사적인 순간(A milestone moment for the south korean racing industry)’이라고 표현했다.

‘돌콩’은 작년 12월 두바이 원정을 떠난 후 총 4번의 경주에 출전했다. 두바이월드컵카니발 초반 2번의 경주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며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현지 적응을 마친 후 3번째 경주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두바이월드컵의 준우승격 대회인 ‘슈퍼 새러데이’에 초청돼 알 막툼 챌린지(Al Maktoum Challenge R3) 경주에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두바이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썬더스노우’와 아쉽게 목차로 3위를 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세계 최고 권위 경주답게 출전마 각각의 능력이 뛰어나 ‘돌콩’의 선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결승에 진출한 경주마들은 미국, 일본, UAE 등 경마 강국 PARTⅠ 출신이었으며 출전마 중 PARTⅡ 국가 소속은 한국의 ‘돌콩’이 유일했다. ‘돌콩’은 예선과 준결승에서 한국 경주마로는 최고 국제 레이팅 110까지 끌어올렸지만, 출전마 중에선 가장 낮았다. 게다가 거리 손실 때문에 불리한 가장 외곽 출발 번호인 13번을 배정받는 불운이 겹쳤다.

‘돌콩’은 출발 직후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선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경주 종반 뒤로 쳐지며 국제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선더스노우’가 2분 3초 87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바이월드컵 최초로 작년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김낙순 회장은 “비록 입상은 못 했지만 한국 경마를 알리기엔 충분한 선전이었다. 대한민국의 말산업 발전을 알리기 위해 국제 경마 무대에 지속해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경주마 최초로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한 ‘돌콩’이 12마리 중 11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국내 경주마 최초로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한 ‘돌콩’이 12마리 중 11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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