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사진 공모전 개최···과거 애마 사진전 부활
말(馬)과 휴식 주제···올해 신입사원 채용 사진작가 선발

사진을 찍는 일은 세계와의 일정한 관계에 자신을 참여시키는 행위이며, 사진은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일종의 문법이자 윤리다. ⓒ말산업저널 이용준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치 등 SNS는 소외된 인간 존재의 소통 창구다. 그 수단은 물론 사진과 영상.

현대사회 어느 곳, 누구에게도 ‘사진’은 빠질 수 없는 친구다. 사진은 순간의 추억을 영원으로 남기는 기록 방식, 매개체이자 매개물이기도. 미국의 소설가이자 예술철학자인 수잔 손택(Susan Sontag)은 1978년에 낸 『사진론에 관하여(On Photography)』라는 저서에서 예술의 장식적 효과가 강해지며 사진이 발달한 점에 주목했다. 손택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일은 세계와의 일정한 관계에 자신을 참여시키는 행위이며, 사진은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일종의 문법이자 윤리다.

소외된 우리 말산업의 과거를 영원으로 남기고,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는 최상의 수단도 바로 ‘사진.’ 국민 인식 전환이라는 최대 화두를 떠안고 있는 대한민국 말산업이 도박, 귀족이라는 편견에 대항하고, 매출 및 고객 감소를 극복하고, 오늘날 말 문화를 기록을 남겨 중흥기로 이끌려면 사진과 영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가짜뉴스가 횡횡하고 뒤틀리고 거짓된 이미지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사상의 자유를 굳건히 할 도구가 바로 사진이기 때문이다.

말산업 육성 전담 기관, 한국마사회는 홍보실 주관으로 하반기 사진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애마 사진전’이 무려 9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지난 1월, 김낙순 회장이 ‘휴식’과 ‘즐거움’ 등 한국마사회의 새로운 가치와 이미지를 전달할 말 사진 공모전을 시행할 것을 주문하면서 마련하게 됐다. 김낙순 회장은 “공모전 주제인 ‘휴식, 여가, 치유’는 현재 전 국민 승마 체험, 사회 공익 힐링승마 등 한국마사회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도 궤를 같이한다. 승마처럼 말(馬)을 통해 휴식과 치유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참신한 사진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1979년 1회부터 2010년 24회에 걸쳐 말(馬)을 소재로 한 ‘애마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다. 2010년 이후 잠정 중단했으나,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 새로운 경영 목적에 맞춰 새롭게 부활했다. 한국마사회의 말 사진 공모전 올해 주제는 ‘말(馬) 그리고 휴식.’ 현대인의 고단하고 지친 일상을 달래고,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며 말에 대한 정서적 친근함을 제공하기 위해 ‘말을 통한 여가와 치유’로 선정했다.

9년 만에 부활한 말 사진 공모전 ‘말(馬) 그리고 휴식’은 말에 대한 애호 정신을 바탕으로 한 과거 사진전 전통을 계승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2017년 1월 1일 이후 촬영한 말 소재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트렌드를 반영해 제출 형식을 디지털 파일로 완전히 전환하고,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접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접수는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오픈 예정인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11월 중 대상 1명 5백만 원 등 총상금 1,850만 원, 총 42점을 선정해 시상한다. 심사 기준은 주제 전달, 심미성, 창의성, 활용성 등으로 평가한다. 선정된 작품은 전국 사업장에 전시해 많은 이들에게 감상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상 행사도 별도로 마련하고 수상작은 기부 캘린더, 말박물관 기획전, 온라인 작품집, 도록, 기념품 제작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과 영상을 앵글에 담는 일은 지난한 기다림에 투쟁하는 일이다.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 괴발개발하지 않기를. 그 가치는, 숭고하기 때문이다. ⓒ말산업저널 이용준

이달 초 마감한 올해 신입사원 모집에도 한국마사회는 방송 카메라맨(기술직 5급)과 사진 기자(사무직 6급) 각 1명을 오랜만에 채용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활용한 인식 전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 가지 팁을 제안하자면, 말 혈통 정보 사이트에 올라오는 경주마 사진이 매우 빈약한데 2021년까지 개선, 도입할 말 이력제와 관련해 추후 사이트 개편에 맞춰 경주마 등록 사진을 체계화해 잘 갖출 필요도 있을 듯하다. 또한 과거 애마 사진전을 모 스포츠지와 공동 개최했으나 홍보 효과가 크지 않았던 점을 인지한 만큼, 사진 전문 매체나 대학생들이 보는 주간잡지 외에도 1년 365일 말산업을 알리는 <말산업저널>과도 함께하면 좋겠다.

수잔 손택이 사진에 주목한 이유는 거짓된 이미지와 뒤틀린 진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사상의 자유를 굳건히 할 수 있는 도구로 사진을 이해했기 때문. “사진이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허가증”이라는 손택의 말처럼 우리 말산업이 국가의 백년대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술의 근간인 사진, 영상에 대해 말산업 종사자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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