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의 경마공원 산책
경주마가 마방에 입사하여 은퇴하기까지 질병을 전혀 갖지 않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경주마에게 질병은 늘 따라 다닌다고 해도 잘못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경주마는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더욱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말임에도 여러 질병들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경주로를 떠나야 하는 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마주들도 경주마의 각가지 질병들로 인해 마주를 못해 먹겠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하며 어떤 조교사는 운동기 질병에서 해방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운동기질병은 경주 성적을 내는데 있어 발목을 잡는 주원인이 된다. 조교사들도 경주성적을 어떻게 하면 잘 낼 수 있을 것인가 보다 고장 없이 어떻게 마방을 잘 운영 할 것인가를 걱정하기도 한다. 경마 팬들도 경주마가 앓고 있는 질병과 상태를 정확하게 살필 수 있다면 베팅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각 마필의 진료상황은 한국마사회 홈페이지를 보면 언제 어떠한 진료를 받았는지 잘 나타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운동기 질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그 말이 가지고 있는 기질적인 상태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경주로의 조건과 말을 타는 기수의 기승전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다. 경주가 아닌 조교 중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조교 중에는 운동기질병으로 나타나지 않고 잠정적인 상태로 남아 있다가 경주중에 하나의 증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경주마의 질병은 크게 일반질병과 운동기질병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질병으로는 피부염, 담마진, 감기, 기관지염, 계균(발목 피부염), 제차부란, 산통 등이 있으며 운동기질병으로는 건과 인대염, 골막염, 구절염, 견파행, 근육통, 요배통, 건초염, 관절염, 다리부종 등이 있다. 그리고 일반질병과 운동기질병에 모두 포함될 수 있는 중간형 질병으로는 각막염, 찰과상, 교돌상, 답창, 굽열제, 폐출혈, 비(鼻)출혈, 등이 있다, 일반질병은 경주성적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중간형 질병은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운동기질병으로 경주성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간형 질병인 각막염은 경주중 모래가 튀어 올라 눈에 맞음으로서 많이 발생하는 염증이며 찰과상은 마찰 등으로 인해 생기는 가벼운 상처이다. 교돌상은 앞다리 혹은 뒷다리의 좌우측이 서로 부딪힘으로써 발생하는 상처로 주로 구절부위에 많이 발생하며 경주중의 걸음걸이인 습보에서 많이 발생한다. 답창은 못, 나무조각, 유리등에 굽바닥이 찔려 난 상처이며 간혹 경주로의 작은 이물질을 밟아 굽 속에서 염증이 진행되기도 한다. 굽의 열제는 굽 질병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압력으로 각질부가 종 또는 횡으로 갈라지기도 한다. 굽과 관련된 질병은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경주에 출주하게 되면 좋은 성적을 얻기가 쉽지 않다. 경주중 굽에 전달되는 반발력이 크기 때문에 많은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비출혈과 폐출혈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비출혈은 코 속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것이고 폐출혈은 폐조직의 손상, 폐혈관의 침해, 출혈성 소질 등의 원인으로 폐혈관에서 출혈하는 증상을 말한다. 비출혈 보다는 폐출혈이 더 경주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평상시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경주중에 많이 발생한다. 경주중에 발생하게 되면 자유로운 호흡을 하는데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과거에 발병한 전력이 있었더라도 경주중에 재발하지 않으면 경주성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에 발병한 적이 있었던 말은 또 발병하는 경우도 자주 있기 때문에 훈련을 강하게 시킬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그 이유는 속도를 올려 강하게 훈련을 하게 되면 호흡하는데 압박을 받게 되어 다시 출혈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간혹 이러한 질병이 완쾌되어 좋은 경주성적을 내는 말들도 있다. 운동기질병이 진행 중에 있을 경우는 대부분 경주에 출주하지 않지만 그 상태가 미미하거나 더 이상 호전이 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경주에 출주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 경주성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늘 안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완치가 된 것 같아 경주에 출주시키지만 재발하여 말도 망가지고 원하는 경주성적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 그러므로 경주마의 진료현황과 현재의 말 상태를 잘 살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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