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한국이 경주마 생산에 본격 돌입한 지 20년이 가까이 되었다. 처음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마필들이 국내 경주에 출주하다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말들을 경주에서 퇴역 후 씨수말로 사용하였다. ‘연안부두’라는 말도 바로 그런 마필이었다. 그 후 1990년대 초부터 KRA에서는 외국에서 씨수말을 도입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 도입되었던 씨수말과 현재 도입되는 씨수말과의 수준 차이는 도입가격이나 현지 종부료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현재 도입되는 씨수말은 50억원에 가까운 말도 있지만 앞으로 도입될 씨수말의 가격은 70억원을 상회할 거라고도 한다. 이정도의 씨수말이라면 미국 현지에서 종부료가 약 3만불 정도에 이르며 북미 사이어 순위가 50위안에 드는 정도이다. 이처럼 한국의 씨수말들은 빠르게 진화를 거듭해 왔다. 그 결과 국내마의 경주기록도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이제 1000미터 기록도 1분 2-3초대가 보통의 경주 기록이 되었다. 이제 1분대 안쪽의 경주들이 보통의 경주로 기록될 날도 기대해 본다. 이처럼 KRA에서는 한국의 경주마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일부 마주들 사이에서는 국내마필의 경매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역기능적인 측면도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한국경마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의견이 없다. 그러나 향후 KRA에서는 씨수말에 대한 계획을 민간인이 적극 참여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가지고 가야 한다. KRA의 씨수말에 대한 중장기 계획에 있어 언제까지 어떠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KRA의 주도적인 입장에서 민간인의 주도적인 참여의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KRA에서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씨수말 2-3두정도만 가지고 있고 나머지 씨수말들은 민간인들이 가지고 있는 제도가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간인도 수준 높은 씨수말을 보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현재는 생산자 상금이라고 하여 자마를 생산한 씨암말 소유자에게만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자 상금을 앞으로는 씨수말을 가진 소유자에게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씨암말의 수준을 높이는 쪽에서만 정책을 수립해 왔다. 당연히 씨암말의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본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 씨암말의 수준도 높아졌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씨암말의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씨암말의 관점에서만 정책을 수립하다보면 씨수말 쪽에서는 뒤쳐지는 절름발이가 될 수 있다. 물론 KRA에 수준 높은 씨수말이 있다고 위안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경마를 시행하는 시행체인 KRA보다는 민간인 쪽에서 수준 높은 씨수말을 가지고 가는 형태가 바람직 한 것이다. KRA에서는 민간인 쪽에서 고가의 수준 높은 씨수말을 구입할 수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씨수말의 자마의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준다면 분명 변화의 바람은 일어 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플로리다 주에서 다른 주보다 우수한 씨수말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마의 경주성적에 따른 장려금을 씨수말의 주인에게 지급해주는 데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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