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호스 ‘바우’와 샤이어종 ‘타이거’
- 샤이어종 ‘타이거’와 미니호스 ‘바우’ 크기는 무려 16배 차이
- 7월부터 일반에 공개 “가장 작은 말과 가장 큰말 비교해보세요~”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이종대)에 자이언트 호스가 등장해 화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말 품종으로 알려진 샤이어 종의 ‘타이거’라는 말이 검역원 최종검사를 거쳐 부경경마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관람객의 관상 및 사진촬영 목적으로 고가에 수입돼 온 ‘타이거’는 발굽에서 등까지의 길이가 210cm, 몸무게는 일반 경주마의 2배에 가까운 820kg이나 돼 마치 그 모습이 소를 연상케 한다. 또한 머리는 일반 경주마에 비해 꽤나 길고, 발굽은 설인(雪人)의 발처럼 털로 두텁게 둘러 쌓여있어 언뜻 보면 “과연 이게 말이 맞긴 맞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무자비한(?) 생김새와는 달리 성격은 매우 온순해 아이들이 옆에 가거나 큰 소리에도 미동 없이 눈만 껌벅이는 순둥이인지라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희귀종 ‘타이거’가 부경경마공원에 입소함에 따라 관계자들의 발길이 분주한 모습이다.
큰 덩치의 ‘타이거’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마방을 다듬고 깔짚도 다른 말에 비해 넉넉히 까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 장제(말발굽 보호를 위해 편자를 끼우는 작업) 과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보통경주마 편자는 둘레가 약 35cm내외인데, 샤이어의 발굽 둘레는 75cm여서 준비해온 가장 큰 호수의 편자로도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형 편자를 별도로 주문해야 했던 것. 때문에 ‘타이거’는 이틀 후에나 발에 맞는 편자를 신을 수 있었다.
또한 ‘타이거’가 입방식을 치른 마방이 공교롭게도 부경경마공원에서 가장 작은 말인 미니호스 종인 ‘바우’가 거주하고 있는 마방과 벽 하나를 두고 옆에 붙어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말의 품종인 ‘바우’는 우리나라 토종개보다 작다. 키가 30cm가 채 안되고 몸무게는 50kg에 불과해 이보다 16배나 큰 ‘타이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거인과 난쟁이의 묘한(?) 동거’가 된 셈이다.
이렇게 대조적인 크기를 가진 ‘바우’와 ‘타이거’이지만, 이들 모두 말의 조상 “에오히푸스”에서 진화한 같은 말이다. ‘타이거’와 같은 샤이어종은 오랜 세월 골격이 큰 말끼리의 교배를 통해 마차를 끄는 말인 역용마(役用馬)로 진화했고, 미니호스는 작은 말끼리 교배를 통해 점점 더 작게 진화해갔다. 작은 말의 필요는 그 크기가 작은 광산의 갱도로부터 광물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반려동물이나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고, 어린이 승마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오는 7월부터 ‘타이거’와 ‘바우’를 한 장소에서 관람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공개하게 될 장소는 호스토리 내 말체험 전시관으로 대형 방목장과 마방에 이동하며 전시될 예정이다. 과연 두 마리 중 어느 말이 더 인기가 많을지도 관심거리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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