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 larned
2012년 세계 경마계는 기존강자들의 건재함과 함께 새로운 스타 경주마의 탄생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경주마들의 세계적 교류도 전에 없이 활발했다. 유력마들은 단지 자국에서의 위용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타국의 굵직한 대회에 출전하면서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경마 영토전쟁이 펼쳐진 한 해였다. 이 때문에 경마대회 “빅3”로 불리는 에서는 모두 복병마들이 패권을 가져가는 등 예측불허의 결과도 속출했다.
다사다난했던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올 한해 세계경마계를 빛낸 명마들을 되짚어보도록 한다. (경마문화 편집국)

“철옹성의 세계 최강”
프랑켈(Frankel), 영국, 수, 4세, 14전 14승(GⅠ 10승), 총 수득상금 52억 원
프랑켈의 혈통(Sadler`s Wells계, Northern Dancer3×4, Natalma4×5, Buckpasser5×5)
Galileo
Sadler`s Wells
Northern Dancer
Fairy Bridge
Urban Sea
Miswaki
Allegretta

Kind
Danehill
Danzig
Razyana

Rainbow Lake
Rainbow Quest
Rockfest


경주일 경주명 경주격 개최국 성적 경주거리
5.19 록킨지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1600M
6.19 퀸앤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1600M
8.1 서섹스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1600M
8.22 인터내셔널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2100M
10.20 챔피언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2000M



2012년은 ‘프랑켈의, 프랑켈을 위한, 프랑켈에 의한’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11월 IFHA(국제경마연맹)이 발표한 올해 마지막 세계 경주마 랭킹에서 ‘프랑켈’은 1위를 기록함으로써 지난해 7월 정상에 오른 이래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막강 철옹성을 과시했다.
특히 ‘프랑켈’은 올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9전 전승을 기록 중이던 ‘프랑켈’은 올해 5번의 출전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따내며 14전 전승의 무패가도를 이어갔다. 경주 평균 2위마 와의 격차가 5마신 이상이라는 점에서 내용적으로도 완벽했다. 영국 유력지 타임 폼은 ‘프랑켈’의 레이팅포인트를 ‘140’으로 평가, 역사상 최강이라는 ‘댄싱브레이브’, ‘씨버드’와 함께 20세기 최강 경주마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프랑켈’은 단거리 적성의 마필이라는 편견도 깼다. ‘프랑켈’에 대해 그동안 마일러(1400M~1800M 적성)성향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시즌 후반에 출전한 2번의 장거리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따내며 올라운더(All-Rounder, 다양한 경주거리를 소화할 수 있는)로서의 재평가를 받는데도 성공했다. 때문에 내년부터 씨수말로 생산활동에 돌입하게 될 예정에 있는 ‘프랑켈’로서는 큰 프리미엄을 안은 셈이다. 그의 초년도 교배료는 12만5천 파운드, 우리돈 약 2억2천만 원으로 결정됐다.
무적을 자랑하는 ‘프랑켈’은 출전하는 경주마다 상대들이 꼬리를 내리기에 바빴다. 지난 8월 서섹스 스테익스(GⅠ)에서는 대회 2연패를 위해 ‘프랑켈’이 출사표를 던지자 상대마들이 모두 출전을 철회하면서 불과 4두만이 뛰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프랑켈’은 11월 열린 까르띠에상 시상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유럽 연도대표마에 선정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시즌 중반 호주가 자랑하는 무패마 ‘블랙캐비어’와의 맞대결이 성사 직전에 좌절된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주의 무패여걸”
블랙 캐비아(Black Caviar), 호주, 암, 6세, 22전 22승(GⅠ 9승), 총 수득상금 76억 원

블랙 캐비아의 혈통(Nijinsky계, Vain3×4, Northern Dancer4×5)
Bel Esprit
Royal Academy II
Nijinsky II
Crimson Saint
Bespoken
Vain
Vin d`Amour

Helsinge
Desert Sun
Green Desert
Solar
Scandinavia
Snippets
Song of Norway


경주일 경주명 경주격 개최국 성적 경주거리
1.27 오스트레일리아 스테익스 GⅡ 호주 1위 1200M
2.11 CF오어 스테익스 GⅠ 호주 1위 1400M
2.18 라이트닝 스테익스 GⅠ 호주 1위 1000M
4.15 로버트 생스터 스테익스 GⅠ 호주 1위 1200M
5.20 굿우드 핸디캡 GⅠ 호주 1위 1200M
6.23 골든 주빌리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1200M


세계적으로 유명 여성패션 잡지 보그는 호주판 12월호에 동물을 표지에 실었다. 53년 역사상 패션잡지 표지모델로 동물이 선정된 것은 최초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호주의 무패여걸 ‘블랙캐비아’다.
‘블랙캐비아’는 경마팬 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는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호주 역사상 최강의 경주마로 평가받는 ‘파 랩’(Phar Lap)과 함께 호주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블랙캐비아’는 2009년 데인힐 경주(Danehill Stakes)에서의 첫 승을 시작으로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쥬빌리 스테익스 (Diamond Jubilee Stakes) 우승에 이르기까지 단 3년 만에 22연승이라는 현역경주마 최다연승을 기록 중에 있다. 특히 호주에서만 올린 승수라고 폄하하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럽 원정에서도 당당히 승리를 챙기며 명실공히 글로벌 스타경주마로 공인받았다.
또한 ‘블랙캐비아’는 11월 카르티에 레이싱 시상식(Cartier Racing Awards)에서 올해 유럽단거리 챔피언(European champion sprinter)으로 선정, 유럽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트레이닝된 말로는 사상최초 수상이라는 영광도 누렸다.
유럽 원정에 나섰던 ‘블랙캐비아’는 유럽 최고 권위의 스프린트 대회인 줄라이컵 (July Cup) 출전을 앞두고 돌연 다리 쪽에 이상이 생기면서 6월 이후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관계자는 ‘블랙캐비아’의 부상은 완쾌되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장기 휴양중에 있다며, 내년 2월에 열리는 블랙캐비아 라이트닝 경주(the Black Caviar Lightning Stakes)에 참가해 23연승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경주는 기존의 라이트닝 경주(Lightning Stakes)와 동일한 것으로 블랙캐비아 출전을 기념하면서 개명했다.


“유럽경마 변방 독일의 희망”
데인드림(Danedream), 독일, 암, 4세, 17전 8승(GⅠ 5승), 총 수득상금 53억 원

데인드림의 혈통(Nijinsky계, Northern Dancer4×4, Natalma5×5, Ribot5×5)
Lomitas
Niniski
Nijinsky II
Virginia Hills
La Colorada
Surumu
La Dorada

Danedrop
Danehill
Danzig
Razyana
Rose Bonbon
High Top
Lady Berry


경주일 경주명 경주격 개최국 성적 경주거리
5.20 바디셴 운터네머 대상(大賞) GⅡ 독일 1위 2200M
7.21 킹조지Ⅵ&퀸엘리자베스 스테익스 GⅠ 영국 1위 2400M
9.2 바덴 대상(大賞) GⅠ 독일 1위 2400M



‘위쟈 보드’(06‘ 유럽연도대표마), ‘자르카바’(08‘ 유럽연도대표마) 등 최근 몇 년간 이어져온 유럽 퀸패밀리의 계보를 올해 독일산 암말 ‘데인드림’이 이어갔다.
지난해 개선문상 대회에서 깜짝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여왕에 등극한 ‘데인드림’은 올해 4번의 경주에 나서 3번의 우승을 일궈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첫 경기였던 5월 국내대회인 에서 랭킹 1위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여유있게 우승을 따내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다음달 출전한 프랑스 에서는 복병들의 반란에 무릎을 꿇으며 4위에 그쳐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으나 7월 상반기 유럽 최고 대회인 에서 디펜딩챔피언 ‘나타니엘’을 코 차이로 제압하며 우승, 무려 20년 만에 이 대회 암말이 정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로써 지난해 우승을 포함해 유럽 2大대회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암말로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데인드림’에게도 예기치 못한 시련이 있었다. 10월 출전을 앞두고 있던 ‘데인드림’이 돌연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데인드림’의 주거지 독일 퀼른 지방에서 말전염성 빈혈이 발생하면서 반경 1.5km 이내에 있는 말의 이동이 3개월간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암말 최초이자 역대 6번째 대회 2연패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당초 계획을 변경해 출전한 에서 우승을 했지만, ‘데인드림’으로서는 2012년이 영예로운 한편 뼈아픈 한해로도 기억될 듯하다.


“3관 달성 불운으로 끝내 좌절”
캐머롯(Camelot), 영국, 수, 3세, 부 MONTJEU / 모(외조부) TARFAH(KINGMAMBO)
7전 5승(GⅠ 4승), 총수득상금 32억 원

아일해브어나더(I’ll Have Another), 미국, 수, 3세, 부 FLOWER ALLEY / 모(외조부) ARCH`S GAL EDITH(ARCH)
7전 5승(GⅠ 4승), 총수득상금 29억 원

올해 세계경마 양대산맥 미국과 영국에서는 모두 걸출한 3세 스타마가 배출되었지만, 끝내 삼관달성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주었다.
1970년 이후 무려 42년간 삼관마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던 영국은 불세출의 경주마 ‘캐머롯’의 등장에 한껏 기대를 부풀렸다. 테터솔 경매에서 무려 52만5천 파운드, 우리 돈 약 9억 원에 낙찰된 ‘캐머롯’은 지난해 영국 2세마 최고대회인 레이싱포스트 트로피를 거머쥐며 이미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열린 삼관경주의 첫 관문 2000기니에서 머리 차로 우승을, 이어 벌어진 영국 엡섬더비에서도 5마신 차의 쾌승을 거두면서 삼관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 세인트레저 대회에서 내측에 갇혀 제대로 추진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지독히도 불운한 레이스가 전개되면서 결국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불운하기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양상은 좀 다르게 전개되었다.
5월 켄터키더비와 6월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 ‘아일해브어나더’는 라이벌 ‘보디마이스터’(Bodemeister)를 연거푸 제압하며 2관 달성에 성공, 마지막 관문에서도 우승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인 벨몬트 스테익스를 앞두고 왼쪽 앞다리에 ‘굴건염’이 발견되면서 결국 출전을 포기, 34년 만에 삼관마 탄생의 꿈을 또다시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아일해브어나더’는 지난해 오칼라 트레이닝 세일에서 불과 3만5천 불에 낙찰된 경주마로, 몸값의 무려 80배에 가까운 상금을 벌어들이면서 “경주마의 성적은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속설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아일해브어나더’는 부상 후유증을 우려해 삼관경주 시즌이 끝난 직후 은퇴를 선언했고, 내년부터 일본(레드팜)에서 교배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계 3대 경마대회 이변 속출
포트란드(Fort Larned), 몬테로소(Monterosso), 솔레미아(Solemia)
올해 열린 세계 유력 경마대회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이 나왔다.
전 세계 단일 경주로는 최다상금이 걸린 두바이월드컵의 패권은 고돌핀의 아일랜드산 복병 ‘몬테로소’에게 돌아갔다. 또, 유럽 최고권위의 개선문상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암말 ‘솔레미아’가 차지하는 이변이 나온 것.
그리고 지난 11월에 열린 미국 브리더즈컵 시리즈의 꽃 클래식 경주에서는 우리와 인연이 많은 ‘게임 온 듀드’(Game On Dude)가 우승후보로 지목되었지만, 복병 ‘포트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외에도 남반구 최고 대회 멜버른컵에서도 인기순위 13위의 ‘그린 문’(Green Moon)이 우승을 차지, 올 한해 세계경마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양상을 띠었다.



주로 범례 : T 터프(잔디) D 더트(모래) A 올웨더(인공)
경주명 경주격 개최국 경주조건 주로 경주
거리
우승마 산지 성별 연령 대회총상금
(U.S달러)
두바이월드컵 GⅠ 아랍에미레이트 4세 이상 A 2000M Monterosso 영국 5세 10,000,000
멜버른컵 GⅠ 호주 3세 이상 T 3200M Green Moon 아일랜드 5세 6,500,000
재팬컵 GⅠ 일본 3세 이상 T 2400M Gentildonna 일본 3세 5,650,000
개선문상 GⅠ 프랑스 3세 이상 T 2400M Solemia 아일랜드 4세 5,300,000
브리더즈컵클래식 GⅠ 미국 3세 이상 D 2000M Fort Larned 미국 4세 5,000,000
W.S.콕스 플레이트 GⅠ 호주 3세 이상 T 2040M Ocean Park 뉴질랜드 4세 3,140,000
브리더즈컵터프 GⅠ 미국 3세 이상 T 2400M Littlex Mike 미국 5세 3,000,000
두바이시마클래식 GⅠ 아랍에미레이트 4세 이상 T 2400M Cirrus Des Aigles 프랑스 6세 3,000,000
켄터키더비 GⅠ 미국 3세 D 2000M I’ll Have Another 미국 3세 2,200,000
홍콩컵 GⅠ 홍콩 3세 이상 T 2000M California Memory 미국 6세 2,100,000
챔피언 스테익스 GⅠ 영국 3세 이상 T 2000M Frankel 영국 4세 2,100,000
엡섬더비 GⅠ 영국 3세 T 2400M Camelot 영국 3세 2,030,000
아일랜드더비 GⅠ 아일랜드 3세 T 2400M Camelot 영국 3세 1,980,000
킹조지Ⅵ&퀸엘리자베스 스테익스 GⅠ 영국 3세 이상 T 2400M Danedream 독일 4세 1.620,000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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