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의 역사가 어언 85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적지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경마만을 시행해왔다. 해방 전후에는 경마가 잠시 중단된 적도 있었으며 조랑말경마만을 시행한 적도 있었고 단 하나의 민간 회사가 독점마주가 되어 경마를 시행하기도 했다. 또한 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했던 시행체마주제 시절도 있었다.

이러는 동안 경마부정이 끊이지 않아 ‘경마=도박, 한국마사회=복마전’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돼 있었다. 급기야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제정하여 경마를 진짜 도박들과 한데 묶어 규제를 하는 세계적 비웃음거리의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불구하고 경마의 이미지 개선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이후 경마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져 마권매출액으로만 따진다면 이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위상을 갖게 되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산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민간인을 마주로 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한국경마는 급격한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 국산마의 비율이 전체 경주마의 80% 이상 차지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미 국산마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외국으로의 수출 길을 뚫어야하는 상황까지 되고 있다. 마필산업 자체만 살펴보더라도 조랑말 1만5천여두 서러브레드 8천여 두를 보유하고 있는 말산업 국가가 되었다.

아직 경마산업의 본질에 입각한 질좋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에 관한 인프라는 세계의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이만한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는 85년이라는 잔인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세계로 눈을 돌려야하는 상황에까지 도달한 것이다. 경마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관련하여 골프와 연결하여 생각해보자. 골프도 처음에는 부정적인 인식에 매몰돼 있었다. 그러나 박세리선수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미지는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김미현 장정 박지은 등 한국 낭자들이 세계 여자골프대회에 잇달아 우승하면서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골프의 이미지가 개선되었다. 여기에 최경주 선수의 맹활약은 골프대중화의 직격탄이 되었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되어 국민들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만약 우리가 생산한 경주마가 세계의 유명 경마대회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한다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 일거에 날려보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 까지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다. 그러나 불과 20여년 전만하더라도 한국의 골프가 세계를 제패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던 것이다. 경마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다. 특히 경마산업은 세계 공통의 산업이기 때문에 국제경쟁을 배제하고는 어떤 발전 정책도 구사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생산자와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마필산업에 종사하는 모두가 각 분야에서 세계의 1등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결국 퇴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경마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한국마사회는 몽골, 캄보디아 등과 MOU를 체결하면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이며 카자흐스탄 중국 등에서 현대화된 경마시행을 하기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모두들 한국의 기술과 업무협조를 원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매출규모로는 세계 10위에 드는 경마규모로 성장시켜왔다. 이제는 우리의 경주마가 세계를 제패하도록 하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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