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KRA의 제주육성목장에서는 매년 몇 차례 생산목장에 지도 방문을 한다. 생산지원팀의 직원들이 생산농가에 지도 방문을 나가는 것이다. 농가를 방문하여 대체로 마필두수의 파악과 직원수, 그리고 시설현황 등을 조사한다. 엄격하게 말해 농가지도라기 보다는 현황파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끔 지역별로 마필삭제및 씨암말의 관리에 대해서도 교육을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이루어지는 농가지도 방문에 대하여 변화를 가져온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과거 생산농가의 지도방문이 마필 및 시설에 대한 파악에 치중했다면 앞으로의 지도방문은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줄어들지 않고 있는 농가의 과잉된 씨암말의 감소에 많은 계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포괄적인 계도가 아닌 현실적인 계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자면 방문하는 목장의 씨암말 현황을 자세히 파악하고 그 자료를 가지고 씨암말로서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마필인 즉, 고령의 씨암말, 임신율이 떨어지거나 자마의 성적이 나쁜 씨암말 등에 대하여 도태를 계도하는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KRA는 개인의 재산에 대하여 어떻게 도태를 계도할 수 있느냐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마필 생산농가에서는 도태장려금을 주지 않으면 도태를 할 수 없다고 주장만 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KRA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를 설득해서라도 씨암말 도태장려금의 재추진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여 씨암말 도태 장려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농가를 충분히 이해시키는 동시에 향후 각 농가의 도태예정 씨암말 두수를 시기별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대로 구입예정인 씨암말 두수도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몇 년 후까지 씨암말의 증감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통계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마필농가 지도 방문에는 생산자협회에서도 함께 동행하여 그 의지를 같이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일은 생산자협회 스스로 해야 될 일인지도 모른다.

그 뿐만 아니라 농가지도 방문시에 초지의 토양을 샘플링하여 산도(PH)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줄 필요가 있다. 초지의 토양개선이 쉽지 않고, 개선한다고 하여도 몇 년 후에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다고 토양에 대하여 수수방관하게 되면 좋은 말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최소한 몇 년에 한번쯤은 토양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필사료의 급여량과 마필의 몸상태를 체크하여 적절하게 급여를 하고 있는지, 비만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또한 혈액을 샘플로 채취하여 질병및 영양상태에 대해서도 파악해 주는 농가지도 방문이 되었으면 한다. 마필의 생산 및 육성은 각 농가에서 해야 할 몫이다. 그리고 과잉생산의 책임은 생산자의 책임이다. 물론 생산환경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KRA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KRA에서 아무리 열심히 농가지도 방문을 한다고 해도 생산농가의 의지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모두가 백해무익인 것이다. 의사와 약사의 적절한 처방과 환자의 의지가 합쳐져야 그 병에서 탈출할 수 있듯이 현재의 마필생산과 육성은 KRA의 적절한 처방과 생산농가의 변화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